유럽연합(EU)이 앞으로 1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 100만 발을
추가 지원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무기 공동 구매에 나서기로 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왼쪽)가 20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원국 외교·국방장관회의에서 하자 라비브 벨기에 외교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제공: 한겨레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20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외교·국방장관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추가 지원과 이를 위한 회원국 공동 구매에 합의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100만 발의 포탄을 지원하자는 자신의 제안에 회원국들이 동의했다며 이는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회원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포탄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게 10억유로(약 1조4천억원)를 제공하고, 회원국들의 무기 공동 구매 사업에도 10억유로를 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유럽연합의 무기 생산 능력을 확충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합의 도출에 적극 나섰던 에스토니아의 한노 페브쿠르 국방장관은 회의 뒤 기자들에게 “해결해야 할 세부 사항이 아주, 아주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협상을 타결시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의 사항은 23~24일로 예정된 유럽연합 정상회의 승인을 거쳐 시행된다.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포탄 규모는 지난해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금까지 유럽연합이 제공한 포탄 물량 35만 발의 3배 정도라고n (AFP) 통신이 전했다. 무기 구매 지원금은 지난 2021년 유럽연합 정규 예산과 별도로 마련된 ‘유럽평화기금’(EPF)에서 제공된다.
유럽연합의 17개 회원국과 노르웨이는 신속한 무기 지원을 위해 유럽방위청(EDA) 주도의 무기 공동 구매에 참여하기로 했다. 18개국은 앞으로 2년 동안 155㎜ 포탄을 함께 확보하고, 다른 유형의 포탄 확보를 위한 7년간의 구매 사업도 함께 진행한다.
공동 구매 참여국은 프랑스·독일·체코·네덜란드·스웨덴·핀란드·에스토니아 등이다. 주요 회원국 가운데 이탈리아·스페인 등은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공동 구매 대상 방위 산업체는 18개국 내 기업으로 국한된다. 이번 공동 구매 합의는 그동안 개별 국가별로 이뤄지던 무기 구매 사업의 통합 측면에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번 공동 구매 합의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155㎜ 포탄이 특히 중요하다며 한달에 35만 발씩의 포탄 제공을 유럽연합에 요청하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