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9살 초등학생 여자아이들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도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추석 때 사촌 언니 딱지를 몰래 숨겨서 가방에 넣었더라고요.
결국 저한테 들켰는데 제가 너무 당황해서 아이에게 소릴 지르고 혼을 내고 회초리를 때렸습니다. 그리고 남의 물건을 훔치면 안 되는 이유도 설명하고 앞으로 그러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반 아이의 문구를 또 훔친 일이 있었습니다.
이번엔 처음처럼 많이 화를 내진 않았지만 얘길 하다 보니 점점 화가 나고 훔친 것도 잘못이지만 끝까지 거짓말을 한 것도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정답은 아이에게 그 물건을 돌려주고 사과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되면 아이의 학교생활이 문제가 생길 것 같고 도둑이라는 낙인이 생길 것 같고 두려운 마음에 쉽게 그렇게 하질 못하겠더라구요...
상대방 아이 엄마도 그냥 조용히 넘어가길 원하시기에 맘에 들진 않았지만 그 일은 그런 식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요즘은 사소한 것도 의심하게 되고 믿질 못하겠어요...
아이와 얘기가 좀 필요할 것 같아서 얘기를 나누다가 소원이 뭐냐고 물으니 엄마가 일을 하지 않는 거라고 했답니다.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건지 아니면 정말 소유욕 때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일을 관두고 지켜봐야 하는 게 옳은 걸까요?
그러면 이런 일도 생기지 않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될까요?
너무 두렵습니다.
도움이 너무 절실합니다.
답변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입니다.
아동의 훔치는 행동이나 거짓말의 경우, 주로 상대의 무서운 반응이나 자신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을 때,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충족이 안 될 때, 얘기를 해도 통하지 않을 거라 생각할 때, 애정결핍을 느낄 때 등입니다.
특히 아동의 자신감이나 자존감이 부족할 때 나타나게 됩니다.
거짓말에 놀라셨겠지만, 처음 반응이 너무 격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거짓말을 안 할 것 같지만 점점 더 거짓말은 늘게 됩니다.
거짓말이나 훔치는 행동의 경우, 시간이 흐르고 습관으로 자리 잡히고 나면 변화가 점점 어렵습니다.
일단 도벽은 처음에는 사소하게 시작을 하지만 점차로 습관이 되면서 나중에는 왜 도벽을 하게 되는지, 뭐가 원인인지를 잘 알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 깊은 관심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아이가 물건을 훔치는 행동에 대해서 쾌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혹은 도벽 전에 경비가 허술하거나 해도 걸리지 않을 것 같아서 하게 되는 환경에서 하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아이에게 물어보면서 도벽을 치료해야 합니다.
보통 어릴 때 훔치는 행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릴 때 한 번쯤은 경험해 본 일반적인 행동들 중의 하나입니다. 취학 전 아동들에게 도벽이 일어나는 경우는 아직까지 소유 개념이 불확실하고 도덕적인 판단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단지 갖고 싶다는 욕구만을 가지고 충동에 의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즉,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이 그 대상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과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사실을 모를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점차 주위 어른들과 부모님들로부터 도덕적 교육과 훈계를 듣고 남의 것을 동의나 허락 없이 소유한다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알게 되고나면 더 이상 그런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즉, 남의 물건과 자기 것을 구별하는 분별능력을 가지게 되고, 가지고 싶더라도 나의 물건이기 때문에 함부로 손을 대면 안 된다는 자기 충동의 억제 능력, 그리고 허락없이 물건을 훔쳤을 경우 그 상대방의 피해에 대한 이해심이 형성되는 것이죠.
도벽이 생기는 하나의 가능성은 이 시기에 부모님께서 그런 훈련과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했을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물건을 훔침으로써 상대방이 받을 피해와 도덕적인 가책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전문상담기관에서 상담치료를 받으며 재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도벽이란 하루아침에 고쳐지기는 힘든 습관입니다.
도벽의 또 하나의 원인은 심리적인 문제에 있습니다. 즉, 어릴 때에 물건을 훔치는 행위는 그 물건 자체가 탐이 나서라기보다는 남의 물건을 소유함으로서 결핍된 애정을 충족시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훔친 물건이란 부모로 부터나 주위로부터 받고 싶은 애정이나 관심의 상징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집안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정서가 심하게 불안하거나 갑작스럽게 감당하기 힘겨운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원인들로 인해서 도벽에 생겼을 경우에는 체벌로써 고치기는 어렵습니다. 이럴 때에는 무엇보다도 심리적인 원인 해결을 위해서 부모님과 가족,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관심 및 정서적인 지지를 지속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현재 아이는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가까운 센터를 내방하셔서 양육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 지도 Tip>
1. 무조건 혼내거나 체벌하지 않기.
- 아이는 더욱 자신의 행동을 숨기고 거짓말하려 할 수도 있어요.
2. 일관적으로 대응하기.
- 그냥 넘어갈 때도 있고, 심한 체벌을 할 때도 있다면 아이의 행동이 더욱 고쳐지기 힘들어요.
3. 아이의 마음 읽어주기.
- 아이의 도벽행동 자체 외에도 요즘에 어떤 심리적 갈등을 겪고 있는지 많은 대화를 해 주시고 곁에서 잘 살펴 주세요.
아동상담사 XXX.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02-511-5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