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우 생일상 차리는 '천사'
■ 양양 용궁횟집 김선황·심기숙씨 부부

양양 낙산도립공원에 있는 용궁횟집은 매월 하루, 몸을 자유롭게 가누지 못하는 지체장애우들이 모이는 곳이다.
매월 장애우들과 이들의 이동을 돕는 보조원 등 10∼20명의 점심 겸 생일은 용궁횟집이 책임을 지고 있다.
횟집을 운영하는 김선황(40)·심기숙(36)씨 부부가 이 같은 생일파티 점심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부터다.
장사를 하면서 지역사회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뭔가 봉사활동을 찾던 이 부부는 관내 장애우들이 모여 사는 정다운 마을 원생들을 대상으로 봉사를 시작하기로 한 것.
매월 정다운 마을 원생들중 그 달에 생일이 있는 모든 원생들과 직원, 보조원 등 10∼20명의 적지 않은 인원을 초대, 동해안에서 나는 싱싱한 횟감으로 생일상을 차려 주고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심 씨는 "봉사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계좌이체를 통해 돈을 부쳐주고 하는 것은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식당을 하니까 음식을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 것"이라고 봉사의 계기를 소개했다.
특히 낙산의 경우 본격적인 바캉스 철인 7∼8월은 물론 최근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이 이어지는 곳이어서 일반 손님을 받는 데 부담도 되겠지만 김씨 부부는 오히려 장사에 활력소가 된다고 자랑한다.
심 씨는 "몸은 불편해도 표정만은 밝은 장애우들을 만나고 나면 일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정다운 마을에서) 왔다 가면 기분도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더욱이 김씨 부부는 이같은 봉사활동을 장사를 하는 날까지 매월 똑같이 할 계획이며 혹시 일반 손님들 때문에 이들에게 소홀하면 안된다고 스스로에게 되새김하는 이웃의 어려움을 아는 자랑스런 우리들의 이웃이다.
심 씨는 "장애우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다행히 어디 아프지 않고 건강한 가족들에게도 감사하게 된다"며 "그들에게 더 많이 못해주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봉사활동의 의미를 소박하게 그렸다.
용궁횟집을 자주 찾는 황 모(38·양양군)씨는 "처음에는 사장이 싹싹하게 장사를 잘 해서 자주 찾게 됐는데 알고 보니 소문없이 좋은 일을 하고 있었다"면서 "김씨 부부는 자신들의 이같은 봉사활동이 외부에 알려지면 선행(善行)의 본심이 왜곡될까봐 오히려 다른 곳에 가서는 말하지 말라고 할 정도"라고 칭찬했다.
홍서표 mindeulle@kado.net
강원도민일보 기사 : 200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