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선포 위해선 가시밭길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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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깜퐁참 교구 쁘레이뷩본당 쁘렉끄러바오 공소에서 김주헌 신부가 2014년 성탄절 전날 산타 분장을 하고 공소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안수해주는 모습. 한국외방선교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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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 신부가 멕시코 현지 신자들과 함께 본당 수호성인 축일을 맞아 행진하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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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푸아뉴기니 현지인들과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김지한 신부. |
영화 「미션」 시작 부분에 거대한 폭포에서 한 사제가 나무 십자가에 묶인 채 떠내려오다가 폭포 물줄기 속으로 사라져 순교하는 장면이 나온다. 선교사들은 영화에서처럼 그리스도의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려 목숨까지 내건다.
신자들이 해외 선교사들을 만나면 으레 하는 질문이 있다. “왜 그런 어렵고 힘든 길을 선택했느냐?” 그러면 선교사들은 “힘들고 고생스러워 보여도 복음 선포가 기쁘고 행복해서 선택한 삶”이라고 한결같이 대답한다.
올해 설립 40주년을 지내고 있는 한국외방선교회(총장 김용재 신부)는 한국 교회의 첫 해외 선교회다. 한국외방선교회의 탄생으로 한국 교회는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한 단계 도약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북ㆍ남미 등 5개 대륙에 활동하고 있는 한국외방선교회원 사제 50명은 지금도 선교지에서 만나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다.
‘순교자 정신’으로 선교에 나선 사제들
한국외방선교회 사제들은 짧게는 5~6년, 길게는 10년 이상 언어와 문화, 기후가 다른 선교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본토인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있다. 이들이 선교지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단 하나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는 예수님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다.
선교지에서 사제들은 갖은 경험을 한다. 밀림을 헤치며 일주일을 걸어 찾아간 오지 공소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신자 집에서 밤을 보냈는데, 선교사인 자신에게만 닭을 잡아 대접하고 가족들은 닭국물만 먹는 모습이 너무 짠해 식사하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힌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한 선교 사제는 텃밭에 모종을 심었는데 자꾸 말라 죽자 본토인 신자에게 물었더니 “과하게 사랑하지 말라”는 대답을 듣고 오히려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고 한다. 사고방식과 문화 차이로 본토인 신자들과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고, 척박한 환경에서 가난하게 사는 주민들을 보면서 복음 선포가 우선인지 주민의 자립을 돕는 일이 먼저인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도 있다. 이렇게 산전수전을 다 겪고 이젠 적응했다 싶으면 상상하지도 못한 또 다른 어려움이 닥쳐 결국 다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선교사들은 그런 고난이 닥칠 때마다 그리스도만을 의지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선교사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는 김용재 신부는 “늘 하느님께 기도하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산다”면서 “이런 모습이 본토인들에게 와 닿을 때 그때야 신자들이 사제를 돕고 난관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그럴 때가 모든 것이 제가 아니라 하느님이 하시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외방선교회 활동의 특징
한국외방선교회의 선교 활동은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꾸준히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정성을 들이는 농부 같은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례ㆍ견진자 수 또는 시설물 신축 등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선교 사제들은 현지인의 영혼에 심어진 복음의 씨앗은 말라 죽지 않고 서서히 열매 맺어 100배 1000배의 수확을 이룰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선교 사제들은 복음 선포뿐 아니라 본토인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는 2008년 3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청소년 직업 학교 ‘코미소’를 개설했다. 한국외방선교회(Korean Missionary Society)의 영어 표기 앞 두 글자씩을 딴 코미소(KOMISO)는 ‘한국인의 미소’라는 뜻이다. 선교사들은 코미소에서 지역 청소년들에게 재봉ㆍ요리ㆍ컴퓨터ㆍ자동차 정비 기술을 가르쳐 창업하거나 취업하도록 자립을 돕고 있다.
11년간 캄보디아에서 사목한 김지훈 신부는 “현지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를 개척해갈 수 있도록, 투쟁과 질투의 모습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정의와 사랑의 정신으로 무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선교사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재 신부는 “세상이 혼란스러워지고 가난한 이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는 이런 때일수록 아무 대가 없이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실천하는 선교사가 필요하다”면서 해외 선교에 대한 관심을 청했다. 이힘 기자 3D3Dlensman@pbc.co.kr">3Dlensman@pbc.co.kr">3Dlensman@pbc.co.kr">lensman@pbc.co.kr
▨한국외방선교회는?
한국 교회의 첫 해외선교회인 한국외방선교회는 1975년 고 최재선(초대 부산교구장, 1912~2008) 주교에 의해 설립됐다. ‘감사하고 보은하는 마음으로 선교하자’는 모토가 한국외방선교회의 정신이다.
한국외방선교회는 또 한국 순교자들의 순교 정신을 세상 안에서 구현하기 위해 낯선 선교지에서 일생을 헌신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순교자’를 좌우명으로 선교사의 삶을 통해 온전히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땀의 순교를 이루기 위해서다. 또한, 예수님께서 교회에 주신 선교사명을 수행하는 것을 공동체의 사명으로 여긴다.
한국외방선교회는 1981년 파푸아뉴기니에 첫 선교사 파견을 시작으로 2015년 12월 초 현재 50명의 회원이 대만ㆍ캄보디아ㆍ모잠비크ㆍ필리핀ㆍ멕시코 등 8개국 14개 교구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는 2015년 6월 2일 교황청으로부터 서울대교구립 사도생활단으로 인준받았다.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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