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골문에 보이는 위(危)는 두 개의 발(止)이 하나는 높은 대(臺) 위에, 다른 하나는 아래에 그려져 있는 회의(會意)에 속하는 글자이다.
고문(古文)에 이르러 높은 대 위에 서 있는 사람으로 표현되었다가 소전에 이르러 위에 있던 사람이 아래로 뛰어내렸거나 떨어진 것으로 표현하여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되었다.
위(危)는 높은 곳에서 아래로 뛰어내리거나 떨어지는 모습을 통하여 '위험(危險)' '안전하지 못한' 상황을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높은 곳에 있어 두렵다[危, 在高而懼也]'라고 하였는데 위험함을 느끼기에는 마찬가지다.
위난(危難) 위태(危殆) 위급(危急) 위기(危機) 위중(危重) 등과 같이 쓰이고, 극히 불안하고 위험함을 계란을 포개어 놓은 것에 비유하여 위여누란(危如累卵)이라고 한다.
위험으로부터 위해(危害)라는 의미가 파생되어 위해가 생명에 미치는 것을 위급생명(危及生命), 위해가 자신의 몸에 이름을 위신(危身)이라 한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뛰어내리는 것으로부터 '높다'라는 의미가 파생되어 위루(危樓)는 높고 큰 누각을 가리키고, 장자(莊子)에서는 '자로로 하여금 그 높은 관을 버리게 하고 긴 칼을 풀어 던지게 했다[使子路去其危冠, 解其長劍]'라고 하였다.
광아(廣雅)에서 바르다[危, 正也]라고 하여 '단정(端正)' '정직(正直)'이라는 의미가 파생되었는데 위좌(危坐)는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단정히 앉는 것을 말한다.
논어(論語)에 이런 말이 있다.
'나라의 정치가 깨끗하면 말과 행동을 정직하게 하고, 나라의 정치가 부패하면 행동은 정직하게 하되 말은 겸손하게 할 것이다[邦有道, 危言危行; 邦無道, 危行言遜]'.
그런데 우리는 위험한 행동과 무례한 말 때문에….
김영기.동서대 중국어전공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