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⑦②②
함께 걷고 싶은 사람과 짝을 하라는 대장님.
냉큼 희진이의 손을 붙잡고 앞으로 나섰다.
이 녀석.. 눈이 마주치면 빤히 쳐다보다 내가 손을 흔들면
따라 흔들어주며 눈을 피해버리는 독특한 녀석이다.
도움이 필요할 때 나타나서 말없이 도움을 주고 슥~ 말없이
사라지는 =ㅅ=
초기에는 말도 많고, 장난도 곧잘 치는 녀석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말수도 적어지고, 있는듯 없는듯 행동하고
있던 차라 걱정되고 호감도 있고 해서 냉큼 낚았다.
월척이야 ㅋㅋㅋ
선두에 서서 노래도 부르고, 쓰잘데기 없는 얘기도 나누고..
곧잘 삐쳐가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걷기 시작했다.
졸음이 쏟아지는 오전 커피를 울부짖던 나는,
윤기오빠 부모님께서 들고 오신 수박과 카스테라를 배불리 먹고
편안하고 달콤한 오침에 빠져들었다.
정자에 선풍기 달려 있는게 참 신기했다.
달콤한 오침으로 기력을 회복하고서 다시 선두를 사수!
슬슬 속도를 내가며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뒤에서 아픈 사람 맞냐며 불만의 소리가 들려왔지만
난 대장님 말씀을 잘 듣는 태신나라유치원 어린이!
약기운으로 걸은거 알지?! =ㅅ=
다른 강과는 달리 섬진강은 가장자리 쪽으로 자갈이나 바위가
없는 대신 강 한가운데 커다란 돌들이 군데군데 솟아있어
래프팅하기 좋은 장소였다.
경치도 아름답고 걷기도 좋은것이 다음에 다시 와보고 싶은 곳!
잠시 쉬는 가운데 대장님이 심각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시작부터 느껴졌던 열기들의 분위기와 내부체계 및 행군에 관한
문제점이였고 이런 분위기로는 걸을 수 없다는 판단하에
남은 거리는 트럭을 타고 이동하게 되었다.
잔뜩 얼어있는 분위기.. 하지만 고픈 배는 어찌할 수 없었기에
전날 스폰받은 옥수수와 감자를 야금야금 먹어가며 단비를
기다렸다.
숙소인 교회에 도착해 수박을 먹으면서도,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도, 저녁을 먹으면서도 조마조마..
언제쯤 말씀하실까? 회의때 말씀하겠지?
혜진이와 오만가지 추측을 해가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지만
대장님 아무 말씀도 없으시다 =ㅅ=
이건 뭥미~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빨래도 못 하고 잔뜩 얼어붙어 있었던 4시간 남짓한 시간들..
어쩌실거예욧!
10™ - ⑦②③
희진이와 득주가 선봉으로 출발했다.
희진이가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오후에 볼 수 있으니 뭐..
넉넉한 샤워 공간으로 인해 빠르게 준비하고 출발 할 수 있었다.
오늘은 씩~ 웃는 모습이 예쁜 재은이와 짝지!
진도대교때 말문이 틔었다는 재은이는 언덕길에서 스피드가
떨어지는 나와는 달리 언덕길이 제일 좋단다.. 제길 ㅜ_ㅜ
인사성 밝은 현주덕에 오곡누릉지 음료와 두유를 스폰받았다.
점심 음료비 굳었다며 좋아했던 나와 대장님 ㅋㅋㅋ
내기마을 앞 정자에서 쉬려고 앉았는데 먼저 계시던
마을 주민분께서 국토순례 중이라던 대장님의 말씀을 들으시더니
대뜸 은장이에게 몇살이냐고 물어보셨다.
"26이요" "그래그래, 27살만 되도 이런거 못한다~"
바로 옆에 대장님과 연희언니, 아란언니가 있었건만
타켓은 왜 은장이였을까? 응????
여전히 송코치와 짝지다 ㅜ_ㅜ 재은아.. 네가 싫은건 아닌데 말이다.
누나는 참말로 오르막길이 싫거든.. 좀 천천히 가면 안될까?
속으로만 궁시렁거리며 재은이를 따라 걸었다.
아스팔트를 걷고 걸어 어느새 경상남도 접경지점!!!
아.. 그 짜릿한 감동이란~
해가 저물어 가면서 슬슬 약기운이 떨어져가고,
야맹증의 시간이 찾아 오면서 말수가 적어지고,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애들은 분명 앞쪽에 있는데 이야기 소리는 뒤쪽에서
웅성웅성 들려옴을 느끼면서부터는 아주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거기다 윤기오빠의 장난 ㅜ_ㅜ 그냥 울려요, 울려!
놀래버린 나를 위해 손을 빌려준 재은이와, 주희.호근이의
흥겨운 노래, 국순가에 맞춰 춤추던 현주로 인해 기운을 낼 수
있었다.
사랑스러운 녀석들
아! 오늘처럼 시장기 도는 날도 처음이지 싶다.
건빵이며, 저녁식사며 혜진이와 허겁지겁 정신없이 먹어댔다.
혜진아! 우리 드디어 국순생활에 완벽하게 적응 한거야? 그런거야?
그나저나 희진이 상태는 왜 저래 =ㅅ=
10™ - ⑦②④
정신없고 멍하다.
몇일새 무리한 모양인지 온 몸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는데
딱히 어디가 안 좋다.. 라고 찝어 말할 수 없으니 난감하기 그지없다.
이른 아침 호근이는 식사도 거른채 면접을 보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고 우리 아침조는 고추장, 고춧가루, 고추가 듬뿍
들어간 독특하고 맛있는 덮밥 비스무리한 아침식사를 만들어냈다.
속이 좀 쓰린
약속된 시간에 맞춰 체육관을 비우기 위해 정신없이 짐을 싸고,
발치료를 끝마치고 함양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서울에는 장맛비가 쏟아지고 있다는데
함양은 유난히 무더운 햇살만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덥다, 더워..
일찌감치 오침을 위해 들어간 고택에서 빵과 아이스크림을 먹고
희진이, 아라, 선희, 현주 =ㅅ= 얘들 왜 안 먹을려고 버티니
잠이 든 열기들!
소영이는 기록을 위해서 아직 잠들지 않고 있고,
나는... 이상하게 잠이 오질 않아 평화로운 이 분위기를
이 날 이후로 나는 오침을 거부했다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평화로운 침묵을 깨는 시끌벅쩍한 소리 =ㅅ=
드나드는 사람이 없을 듯한 이 곳에 교수와 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여럿이 고택으로 들어섰다.
허겁지겁 신발끈도 제대로 묶지 못하고 조용히 해줄 것을
당부드렸지만 예민하신 대장님은 초췌한 몰골로 잠이 깨셨다.
오랜 휴식을 취한 후 농협에서 커피도 살포시 마셔주시는 센스!
요즘 다량의 카페인이 필요하다
짝이였던 오현이가 환자로 나가면서 소영이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뒷쪽에 대거 모여있는 남자들은 한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트로트메들리와 군가를 불러 제끼는데 =ㅅ=
국순 끝나면 군가 몇 곡은 거뜬히 외울 듯 싶다.
실제로도 외웠다
함양에서 거창으로 넘어가는 24번 국도에서 66km 떨어진
김천으로 히치해서 이동하라는 대장님의 말씀이 있었다.
초반에 열기들이 많이 걷지 못한 탓에 예상날짜에 대전으로
도착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에 군소리없이 히치 할 수 밖에 없었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대장님! 차로 얼마나 걸려요?" "30분!"
우리는 대장님을 믿었다.. 헌데 뭥미~
한시간 반만에 김천 시청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사이 우리는...
선희와 창수 덕에 힘들지 않게 히치할 수 있었지만 무서웠다.
화물차를 히치했는데 이 아저씨..
중간에 세우더니 톱을 사지를 않나, 이동거리는 30분을 넘어서고
있었고.. 정말 팔려 가는 줄 알았다.
속이 좋지 않아 안색이 나쁜 선희
피곤했는지 꾸벅꾸벅 조는 창수
무서워하는 소영이
히치의 나쁜 추억으로 인해 마음 불편한 은장
같은 조라 덩달아 마음 불편한 현주
다행히 별 다른 사고없이 김천 시청 앞에 도착했다.
운전하시던 분도 나쁜 분은 아니였다.
시기적절한 때 덥지 않냐며 아이스크림도 사주시고 ㅋㅋㅋ
절대 아이스크림에 넘어간 건 아니다
너무너무 배가 고파 카스테라와 음료수를 사다가 나눠먹은 후,
아침햇살 은근 인기였다
혜진이와 남은 열기들을 기다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숙소에서는 3기 선배님의 스폰으로 국순 후 처음으로
알콜 섭취를 할 수 있었다.
맥주가 비려서 먹지 않던 나를 흔들어놓았던
싸하게 올라오던 그 맥주! 아직도 상표를 모르겠군..
김익현 선배님 감사합니다
10™ - ⑦②⑤
몸상태가 좋지 않아 현주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오늘 돌아가시는 아란언니를 역까지 바래다 드리고,
피부과를 찾아 헤매이며 같은 자리를 몇 차례 맴돌아야 했다.
결국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게 된 우리는 친절하신 의사선생님과
간호사 언니들 덕에 즐거운 마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물집환자 치료는 처음인지 간호사 언니 테이프로 내 발을
도배질 하셨다. 대장님이 보시고는 "은서 양말 신었네"
이러신다
물리치료를 받으며 간만에 TV 시청을 했던 우리 현주는 20분 남짓
시청했던 일지매의 줄거리를 저녁무렵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
오랫동안 낫지 않는 감기때문에 소아과를 들리기로 한 우리는
점심시간 무엇을 먹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했다.
밥조가 해주는 식단에 익숙해져 있던 탓에 도대체 뭘 먹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결국.. 약사님의 추천을 받아 청국장을 먹으러 갔다.
소아과에서 양치를 하고 물을 뜬 후 추풍령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물고 걸었던 추풍령 길은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다.
"점심은 여기서 먹었겠지? 뭐 먹었을까?"
"애들 여기서 쉬었겠다. 그치?"
온통 본대 얘기만 나누다가 지도를 얻기 위해 들른 우체국에서
몇시간 전 우리가 입고 있는 모자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지나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히치한 차에서도 우리 본대를 보았다는 아줌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현주와 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본대가
쉬고 있던 주유소에 내려 남은 일정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대장님께서 길가에 열려있던 자두를 따주기도 하셨고, 노근리
사건 현장을 보기 위해 도로를 이탈해 굴다리로 내려 가기도 했다.
나무관세음보살
땀에 절어 있던 배낭이 비까지 맞으니..
그 꿉꿉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거기다 냄새는 또 어찌나 나는지..
배낭을 모아놓은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으려는 사람들!
우리는 모르지만 깨끗하게 씻고 온 사람들에게는 참 고역이였나보다.
숙소와 떨어진 곳까지 이동해서 씻고 나온 후, 포도와 함께
호근이가 사온 마가레트를 맛나게 먹었고, 안마의자에
호근이 복귀
몸을 맡겼던 은장이는 이날 간디은장이라는 별명을 얻게되었다.
줄여서 간장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