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264]陽村先生40,西都雜咏[서도잡영]3수
西都雜咏[서도잡영] -1- 葦簟扇子[위점선자]
權近[권근]
갈대자리 부채
葦簟編爲扇[위점편위선] : 갈대 삿자리 엮어 부채를 만드나
驅蠅不可無[구승불가무] : 파리를 가히 쫓아내지는 못하네.
織文猶質素[직문유질소] : 엮어진 무늬는 오히려 순박하고
露節且廉隅[노절차염우] : 드러난 마디 또한 절조가 굳구나.
披拂淸風起[피불청풍기] : 펴서 떨치면 맑은 바람 일어나고
操持直柄扶[조지직병부] : 접어 쥐면 곧은 자루로 떠받치네.
庾塵猶可障[유진유가장] : 유량의 먼지를 오히려 막아주니
憐爾在西都[연이재서도] : 서도에 있는 그대를 사랑하노라.
西都[서도] : 평양의 옛 이름.
質素[질소] : 사치하게 꾸미지 않아 순박함. 겁박하고 질박함.
廉隅[염우] : 행실이 올바르고 절조가 굳은 품성.
庾塵[유진] : 晉[진] 나라에 권력자인 유량이 외임을 맡아 지방에 있었는데
王導[왕도]가 이를 미워하여 서쪽에서 바람이 불면 늘
"元規[원규, 유량의 자]의 먼지가 사람을 더럽힌다." 하였다.
후에 권세가의 위엄을 가리킴. 세설신어.
澤蘭拂子[택란불자]
택란 먼지떨이.
陽村, 權近[권근]
猗猗澤蘭葉[아아택란엽] : 부드럽고 연악한 택란의 잎으로
作拂尺餘長[작불척여장] : 먼지 떨이 만드니 한 자가 넘네.
苦厭蠅多集[고염승다집] : 많은 파리가 괴롭게 따라 모이니
得爲人所將[득위인소장] : 사람들 문득 이를 얻어 다스리네.
揮來微有響[휘래미유향] : 휘두르면 작게 울리는 소리 나고
弄處細生香[농처세생향] : 머물러 즐기니 은근히 향내 나네.
止棘直堪逐[지극직감축] : 빠르게 모이면 곧 맡아 쫓아내려
宜令在我傍[의령재아방] : 마땅히 내 곁에 두어야만 된다네.
西都[서도] : 평양의 옛 이름.
澤蘭[택란] : 꿀풀과 쉽싸리의 전초.
猗猗[아아] : 아름답고 무성함, 번창한 모양.
西都雜咏 3(서도잡영 3)
[골골조(骨骨鳥)] - 陽村, 權近[권근]
骨骨桑間鳥(골골상간조) : 골골새는 뽕나무 숲 속에 사는데
時時向客鳴(시시향객명) : 때때로 길손 맞아 울음 우는구나.
促音無足聽(촉음무족청) : 급한 소리 귀에는 설지만
愁思自難平(수사자난평) : 근심스런 마음에 평화롭기 어려워라
性質憐渠小(성질련거소) : 태생이 작은 것이 불쌍하나니
乾坤貸爾生(건곤대이생) : 천지가 너에게도 삶을 주었구나.
若爲彈射盡(약위탄사진) : 어찌하면 탄환으로 다 쏘아서
得見壟麻成(득견농마성) : 삼 농사 풍년을 얻을 것인데
西都雜咏3(서도잡영3)-權近(권근)
골골조(骨骨鳥)
骨骨桑間鳥(골골상간조) : 골골새는 뽕나무 숲 속에 사는데 時時向客鳴(시시향객명) : 때때로 길손 맞아 울음 우는구나. 促音無足聽(촉음무족청) : 급한 소리 귀에는 설지만 愁思自難平(추사자난평) : 근심스런 마음에 평화롭기 어려워라 性質憐渠小(성질련거소) : 태생이 작은 것이 불쌍하나니 乾坤貸爾生(건곤대이생) : 천지가 너에게도 삶을 주었구나. 若爲彈射盡(약위탄사진) : 어찌하면 탄환으로 다 쏘아서 得見壟麻成(득견농마성) : 삼 농사 풍년을 얻을 것인지 |
陽村先生文集卷之五[양촌선생문집5권] 詩[시]
權近[권근, 1352-1409] : 자는 可遠[가원], 호는 陽村[양촌]
고려말 조선초의 문신. 이성계의 새 왕조 창업에 중심적인 역할,
개국 후 각종 제도정비에 힘썼다. 하륜 등과 〈동국사략〉을 편찬.
양촌선생문집 제5권 / 시(詩)
西都雜咏 三首
葦簟扇子
葦簟編爲扇。驅蠅不可無。
織文猶質素。露節且廉隅。
披拂淸風起。操持直柄扶。
庾塵猶可障。憐爾在西都。
澤蘭拂子
猗猗澤蘭葉。作拂尺餘長。
苦厭蠅多集。得爲人所將。
揮來微有響。弄處細生香。
止棘眞堪逐。宜令在我傍
。
骨骨鳥 自註。西都人言。此鳥多則麻不成。
骨骨桑間鳥。時時向客鳴。
促音無足聽。愁思自難平。
性質憐渠小。乾坤貸爾生。
若爲彈射盡。復見壟麻成
서도잡영(西都雜咏) 3수
위점선자(葦簟扇子)
갈자리를 엮어서 부채 만드니 / 葦簟編爲扇
파리 쫓기 일품이라 없을 수 없어 / 驅蠅不可無
본바탕 그대로 무늬를 짜고 / 織文猶質素
마디가 드러나니 모가 지누나 / 露節且廉隅
훨훨 부쳐 서늘한 바람 일고 / 披拂淸風起
쥐기도 편해라 자루가 곧아 / 操持直柄扶
유량(庾亮)의 먼지도 가릴 만하니 / 庾塵猶可障
서도에 있는 네가 사랑스러워 / 憐爾在西都
택란불자(澤蘭拂子)
탐스럽고 길쭉한 택란의 잎을 / 猗猗澤蘭葉
총채로 만드니 한 자가 넘네 / 作拂尺餘長
모여드는 파리 떼가 몹시 싫어서 / 苦厭蠅多集
사람이 이것을 갖게 되었군 / 得爲人所將
휘두르면 연한 소리가 나고 / 揮來微有響
맡아 보면 은근히 향내가 나네 / 弄處細生香
쫓아야 하고말고 울타리에 앉았으니 / 止棘直堪逐
언제건 내 곁에 두어야 되네 / 宜令在我傍
골골조(骨骨鳥)
자주 : 서도 사람들 말에 의하면 이 새가 많으면 삼[麻]이 안 된다고 한다.
뽕나무 숲 속에 나는 골골새 / 骨骨桑間鳥
때때로 길손 맞아 울음 우네 / 時時向客鳴
음절이 너무 짧아 귀에 설지만 / 促音無足聽
시름겨워 평화롭기 어려운 게지 / 愁思自難平
생김새 하 작아 불쌍도 하다 / 性質憐渠小
천지가 너에게 삶을 주다니 / 乾坤貸爾生
어찌하면 탄환으로 다 쏘아 잡아 / 若爲彈射盡
삼농사 풍년을 다시 볼거나 / 得見壟麻成
[주-D001] 유량(庾亮)의……가릴 만하니 :
진(晉) 나라 때 왕도(王導)가 유량(庾亮)의 권세(權勢)를 미워하여,
서풍(西風)이 일어나서 먼지가 일면 스스로 부채를 들고
그 먼지를 가리면서 말하기를 “유량의 먼지가 사람을 더럽힌다.” 한 데서 온 말이다.《晉書 卷65 王導傳》
ⓒ 한국고전번역원 | 신호열 (역) | 1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