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할머니 보쌈’이 제작 지원하는 KBS2TV ‘수상한 삼형제’ |
강지환·박시연이 출연 중인 SBS 월화드라마 ‘커피하우스’는 커피 전문점 ‘카페베네’와 손을 잡았다. 드라마 제목 자체가 카페를 연상시키는 커피하우스인 만큼 카페베네는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주 무대로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노출되고 있다. 한예슬이 CF모델을 맡고 있는 ‘카페베네’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도 주인공인 지훈(최다니엘 분), 정음(황정음 분)과 등장인물들이 만남의 장소로 자주 이용했다.
원할머니보쌈이 ‘모녀보쌈’으로
원할머니보쌈은 KBS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 ‘모녀보쌈’이라는 브랜드로 PPL을 하고 있다. 극중 둘째 아들인 김현찰(오대규 분)이 아내 도우미(김희정 분), 장모 계솔이(이보희 분)와 함께 보쌈 매장을 오픈한다. 원할머니보쌈은 ‘모녀보쌈’이라는 브랜드로 변형되어 촬영 장소뿐만 아니라 유니폼, 배달 오토바이, 메뉴 등을 전반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브랜드명은 다르게 설정되어 있지만 원할머니보쌈의 대표색인 노란색이 집중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대다수 시청자들이 원할머니보쌈을 연상할 수 있다. 원할머니보쌈은 이전에도 ‘내 사랑 금지옥엽’ ‘엄마가 뿔났다’ ‘왕과 나’ ‘돌아와요 순애씨’ ‘마녀유희’ 등을 협찬·제작 지원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주말드라마 ‘이웃집 웬수’에서는 주인공들 회사 이름이 ‘봄사랑죽’인데, 이는 이 드라마를 제작 지원하는 프랜차이즈 ‘본죽’의 변형이다. ‘본죽’은 PPL로 이미 대박을 터뜨린 경험이 있다. 2009년 빅히트한 KBS 2TV ‘꽃보다 남자’에서 여주인공인 금잔디(구혜선 분)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으로 노출돼 큰 홍보효과를 누렸다. 재미있는 것은 극초반에 ‘봄죽’으로 노출됐다가 브랜드를 지나치게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씨네죽’으로 간판을 바꿨고 다시 ‘봄씨네죽’으로 교체했다는 점. 어쨌든 촬영 장소인 돈암점은 한때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본죽’의 김철호 대표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 방영 이후 40%의 매출 향상 효과를 경험했다”면서 “촬영지였던 돈암점·명동점은 일본 관광객들의 방문을 통해 한식 세계화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죽이야기’ 역시 KBS 2TV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제작을 지원했는데 주인공들의 부모가 운영하는 카페 ‘죽이 자아’ 매장으로 등장하며 12회 분량의 드라마에서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결혼 못하는 남자’ 제작을 지원한 커피빵 브랜드 ‘파파로티’역시 ‘포포로티’로 등장했다.
멕시카나 치킨? 멕시코와 나?
현재 방송 중인 SBS 아침드라마 ‘당돌한 여자’와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오 마이 레이디’에서는 샤브샤브 전문점 ‘채선당’과 채선당의 또 다른 브랜드인 ‘누들 & 돈부리’ 매장이 노출돼 소비자의 인지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이 같은 식음료 업체의 PPL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단순히 시청률에 근거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시청률보다는 드라마 자체의 계속된 이슈화가 오히려 PPL 성공의 중요 요소라고 꼽는다. 예를 들어 KBS 드라마 ‘아이리스’는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에 비교하면 시청률에서는 밀릴지 모르지만 더 자주 이슈화가 되면서 PPL 효과 면에서는 ‘수상한 삼형제’보다 우위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선설렁탕’ 매출 급증
‘신선설렁탕’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PPL 수혜자다. 이승기·한효주가 주인공으로 열연한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회사 경영 자체가 드라마 소재가 되면서 매장부터 공장까지 상세하게 노출됐다. 특히 이 드라마는 ‘꿈의 시청률’로 불리는 40%를 돌파해 업체가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극중에는 ‘진성 설농탕’이라는 브랜드로 등장했는데, 촬영 장소가 된 김포점, 중동점, 일산점의 매출이 급증했다고 한다. 건강음료업체 ‘스무디킹’도 ‘찬란한 유산’의 덕을 톡톡히 봤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이승기가 한효주의 동생에게 누나를 단속해주기를 부탁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그곳이 어디냐?”는 문의를 받았다. 이어 촬영 장소였던 서여의도점, 일산웨스턴돔점의 매출이 깜짝 상승하기도 했다. ‘스무디킹’은 이전에 KBS 2TV ‘그 바보’ ‘드림’ 등의 제작도 지원했다.
주연·조연용 따라 협찬가격 달라
PPL대행사 인터오리진의 김형석 팀장은 “식음료업계가 PPL을 많이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가맹점을 늘리기 위한 내부 PR 때문”이라며 “가맹점주들을 위해 PR를 대신 해줘야 하는데 직접 광고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PPL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PPL의 가격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천차만별이다. 김 팀장은 “PPL을 판매하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의 기준에 따르면 제품만을 노출할 것인가 브랜드까지 노출할 것인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며 “또 주연이 제품을 사용하느냐 조연이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향후 PPL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 분명하다. 과거 PPL에 회의적이었던 광고주들부터 긍정적으로 마인드가 바뀌고 있어 PPL 예산을 별도로 책정해 둘 정도가 됐다. 하지만 무리한 PPL은 오히려 드라마의 시청률을 떨어뜨리고 제품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이미 다양한 PPL을 경험해온 시청자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광고에 노출되었다고 판단하면 쉽게 채널을 돌려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