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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200만명, 은둔형 외톨이 130만명, 등교거부 아동 20만명, 유학도 싫고 결혼도 싫다는 초식남이 대세...` 2012년 일본의 얼굴이다.
`비정규직 600만명, 은둔형 외톨이 30만명, 학교 밖 아이들 28만명,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31만명...` 2014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이미 한국 사회는 섬뜩하리만치 일본의 병리현상을 닮아가고 있다. 어쩌면 한국이 일본보다 더 빨리, 더 심각하게 병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본 사회는 오히려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악순환의 고리에서 탈피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일본 열도의 동쪽 부분이 북아메리카대륙 쪽으로 3.6 도 넘게 이동하고 일본 열도 전체가 60㎝ 나 가라앉을 만큼 동일본 대지진은 강력했다. 지진과 쓰나미, 뒤이은 원전 사고로 인한 실종·사망자수는 2만명이 넘었다. 해마다 증가세였던 일본 전체의 공식적인 평균 수명 통계가 처음으로 정체됐을 정도였다. 일본이 입은 경제적 손실은 1,950억~3,050억달러로 추산됐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대재앙을 경험한 뒤 일본 사회는 방향을 틀었다. 무기력과 개인주의, 가족의 해체, 공동체의 붕괴, 고독사로 대변되던 사회에서 삶의 유한성, 일상적 평온의 소중함, 가족적 가치와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 가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일본 사회에서 `어른의 어른`으로 불리우는 후지와라 신야가 `대지진은 일본 사회에 축복`이라고 역설적으로 말한 이유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지진 이후 보수화,우경화도 극단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최근 욘타케 화산의 갑작스러운 분화로 인해 일본 열도를 둘러싼 불안, 공포, 탈출 욕구는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하루 24시간,1년 365일 쉴새 없이 열기와 불을 내뿜고 요동치는 예측불허의 땅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일본인들은 그 숙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틈만 나면 대륙으로의 진출, 반도로의 진격을 꿈꿨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한일합방은 그 부단한 욕구의 결과물이었다.
문제는 한국이다.
일본 사회에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정체되면서 아이들에 대한 과도한 사교육과 과잉보호가 결국 초식남들을 양산해 냈듯이 한국 사회도 사회 진출에 좌절(실패)한 고학력 여성들이 아이들 교육에 올인하면서 그 해악과 부작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도 있지만 한국은 국민적 성향 탓 인지 뭐든 들어오기만 하면 극단적, 근본주의적 성향이 강해진다.
`헬리콥터맘`도 미국 등에서 먼저 유행하면서 만들어진 용어지만 헬리콥터맘의 극단적 사례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출몰한다. 놀이방-유치원-학교-학원으로 이어지는 순례길은 대학과 회사에서도 이어진다. 치열한 정보전과 강력한 통제능력을 바탕으로 아이의 명문대 입학 이라는 왕관을 머리에 쓴 이른바 `성공한` 엄마들은 아이가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수강신청, 시험,학점관리 일체를 자임한다. 요즘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아이가 대학 들어갔다고 엄마가 손 놨다가는 4년 학점 다 망친다`는 격언이 그것이다.
대학 졸업후가 다가 아니다. 대학 졸업 즈음부터는 `헬리콥터 파파`가 등장한다. 자신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턴십 자리, 괜찮은 취직자리 알아보고 최소한 서류전형 통과 까지는 담보해 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아빠 대접 받는다. 요즘은 신입사원 뽑으면 할머니가 새벽부터 사무실에 나타나 부서 책상 청소를 다 해준다는 전설 같은 얘기도 드물지 않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 중 이혼율 1위인 한국은 가정의 붕괴,가족 해체가 세계 어떤 나라 보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나라다. 세계 최고의 ICT 인프라를 갖춘 덕분에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중독도 심각하다. 아이들은 집에서, 학교에서, 학원에서 제각기 다른 형태의 학대에 시달린다. 틀에 박힌 듯한 일상, 학원과 학교를 뺑뺑이 돌면서 자기 의사는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자존감은 땅에 떨어진다.
부모가 모든 것을 대신해주고 부모가 시키는 대로 잘 따라야만 이른 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으니 본인의 의지와 생각대로 인생을 설계하고 헤쳐나가는 능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명문 외고에서 전교 1등을 하며 부모의 자랑이던 아이가 갑자기 아파트에서 투신하고 남들 부러워하는 번듯한 직장에 어렵사리 합격해놓고는 어느 날 목을 매어 죽는 일이 부지기수로 벌어진다. 작년 한해 1만4427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하루 40명, 37분마다 1명꼴로 목숨을 끊는 나라,10년 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나라가 한국이다.
`100년 후,200년 후 역사적으로 지사(志士),열사(烈士)로 추앙받는 것은 관심없고 오직 당대(當代)에 나 혼자, 우리 식구, 내 자식들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극도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좋은 말로 포장해서 `하루키적 미니멀리즘`이 팽배하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장관, 국회의원, 대법관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사회지도층의 이기주의가 더 극심하다. 자기 아이들, 손자들은 일찌감치 해외에 유학 보내놓고 대다수 국민들이 말도 안되는 후진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등골이 빠지는 지, 죽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다. 국민기업이든 금융 공기업이든 주인 없는 회사에 눈치껏 재주껏 낙하산 타고 내려가서 기업이야 거덜이 나든 말든 수십억 고액연봉 받을 때까지 받다 나오면 그만이라는 비양심도 수두룩하다. `영혼없는`공무원이라는 말이 유행하더니 공직사회나 일반 기업이나 소신, 기개는 간데 없고 비겁과 굴종만이 판친다.
이 모든 부조리의 극치는 정치다. 나라 경제가 망하든 말든 당장 세비는 꼬박꼬박 나오고 떵떵거리며 대접받는데는 지장 없으니 법안 깔고 앉아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인 여의도 국회의원들을 보라.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원인으로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정치`가 지목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사카모토 료마-나카소네 야스히로 등 드문 드문 탁월한 리더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2000년대 이후 6개월마다 총리가 바뀌는 극도의 정치 혼란 속에서 일본 경제 또한 침몰했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20년`동안 일본 국민들은 자살,은둔,가족 해체,고독사,집단 우울증 등 이루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지만 일본 정치인들은 대(代)를 이어가며 세습 권력만 강화했을 뿐이다. 민주주의적 정치 비효율성의 극치로 평가되는 인도 조차도 최근에는 굴기(堀起)하고 있다. 정치는 인도 닮아가고 경제는 일본 닮아간다는 비아냥 조차 어찌보면 사치스럽다. 조만간 정치·경제 할 것 없이 인도보다도 못하다는 말을 듣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비정규직 600만명, 은둔형 외톨이 30만명, 학교 밖 아이들 28만명,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 31만명...` 2014년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이미 한국 사회는 섬뜩하리만치 일본의 병리현상을 닮아가고 있다. 어쩌면 한국이 일본보다 더 빨리, 더 심각하게 병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본 사회는 오히려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악순환의 고리에서 탈피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일본 열도의 동쪽 부분이 북아메리카대륙 쪽으로 3.6 도 넘게 이동하고 일본 열도 전체가 60㎝ 나 가라앉을 만큼 동일본 대지진은 강력했다. 지진과 쓰나미, 뒤이은 원전 사고로 인한 실종·사망자수는 2만명이 넘었다. 해마다 증가세였던 일본 전체의 공식적인 평균 수명 통계가 처음으로 정체됐을 정도였다. 일본이 입은 경제적 손실은 1,950억~3,050억달러로 추산됐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대재앙을 경험한 뒤 일본 사회는 방향을 틀었다. 무기력과 개인주의, 가족의 해체, 공동체의 붕괴, 고독사로 대변되던 사회에서 삶의 유한성, 일상적 평온의 소중함, 가족적 가치와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 가는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일본 사회에서 `어른의 어른`으로 불리우는 후지와라 신야가 `대지진은 일본 사회에 축복`이라고 역설적으로 말한 이유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지진 이후 보수화,우경화도 극단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최근 욘타케 화산의 갑작스러운 분화로 인해 일본 열도를 둘러싼 불안, 공포, 탈출 욕구는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하루 24시간,1년 365일 쉴새 없이 열기와 불을 내뿜고 요동치는 예측불허의 땅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일본인들은 그 숙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틈만 나면 대륙으로의 진출, 반도로의 진격을 꿈꿨다. 임진왜란, 정유재란, 한일합방은 그 부단한 욕구의 결과물이었다.
문제는 한국이다.
일본 사회에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정체되면서 아이들에 대한 과도한 사교육과 과잉보호가 결국 초식남들을 양산해 냈듯이 한국 사회도 사회 진출에 좌절(실패)한 고학력 여성들이 아이들 교육에 올인하면서 그 해악과 부작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도 있지만 한국은 국민적 성향 탓 인지 뭐든 들어오기만 하면 극단적, 근본주의적 성향이 강해진다.
`헬리콥터맘`도 미국 등에서 먼저 유행하면서 만들어진 용어지만 헬리콥터맘의 극단적 사례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출몰한다. 놀이방-유치원-학교-학원으로 이어지는 순례길은 대학과 회사에서도 이어진다. 치열한 정보전과 강력한 통제능력을 바탕으로 아이의 명문대 입학 이라는 왕관을 머리에 쓴 이른바 `성공한` 엄마들은 아이가 대학에 들어간 뒤에도 수강신청, 시험,학점관리 일체를 자임한다. 요즘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아이가 대학 들어갔다고 엄마가 손 놨다가는 4년 학점 다 망친다`는 격언이 그것이다.
대학 졸업후가 다가 아니다. 대학 졸업 즈음부터는 `헬리콥터 파파`가 등장한다. 자신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턴십 자리, 괜찮은 취직자리 알아보고 최소한 서류전형 통과 까지는 담보해 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아빠 대접 받는다. 요즘은 신입사원 뽑으면 할머니가 새벽부터 사무실에 나타나 부서 책상 청소를 다 해준다는 전설 같은 얘기도 드물지 않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국가 중 이혼율 1위인 한국은 가정의 붕괴,가족 해체가 세계 어떤 나라 보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나라다. 세계 최고의 ICT 인프라를 갖춘 덕분에 인터넷과 컴퓨터 게임, 스마트폰 중독도 심각하다. 아이들은 집에서, 학교에서, 학원에서 제각기 다른 형태의 학대에 시달린다. 틀에 박힌 듯한 일상, 학원과 학교를 뺑뺑이 돌면서 자기 의사는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자존감은 땅에 떨어진다.
부모가 모든 것을 대신해주고 부모가 시키는 대로 잘 따라야만 이른 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으니 본인의 의지와 생각대로 인생을 설계하고 헤쳐나가는 능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명문 외고에서 전교 1등을 하며 부모의 자랑이던 아이가 갑자기 아파트에서 투신하고 남들 부러워하는 번듯한 직장에 어렵사리 합격해놓고는 어느 날 목을 매어 죽는 일이 부지기수로 벌어진다. 작년 한해 1만4427명이 자살로 사망했다. 하루 40명, 37분마다 1명꼴로 목숨을 끊는 나라,10년 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나라가 한국이다.
`100년 후,200년 후 역사적으로 지사(志士),열사(烈士)로 추앙받는 것은 관심없고 오직 당대(當代)에 나 혼자, 우리 식구, 내 자식들만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라는 극도의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좋은 말로 포장해서 `하루키적 미니멀리즘`이 팽배하다. 일반인은 물론이고 장관, 국회의원, 대법관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사회지도층의 이기주의가 더 극심하다. 자기 아이들, 손자들은 일찌감치 해외에 유학 보내놓고 대다수 국민들이 말도 안되는 후진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등골이 빠지는 지, 죽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다. 국민기업이든 금융 공기업이든 주인 없는 회사에 눈치껏 재주껏 낙하산 타고 내려가서 기업이야 거덜이 나든 말든 수십억 고액연봉 받을 때까지 받다 나오면 그만이라는 비양심도 수두룩하다. `영혼없는`공무원이라는 말이 유행하더니 공직사회나 일반 기업이나 소신, 기개는 간데 없고 비겁과 굴종만이 판친다.
이 모든 부조리의 극치는 정치다. 나라 경제가 망하든 말든 당장 세비는 꼬박꼬박 나오고 떵떵거리며 대접받는데는 지장 없으니 법안 깔고 앉아 부지하세월(不知何歲月)인 여의도 국회의원들을 보라. 일본 경제가 잃어버린 20년의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원인으로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정치`가 지목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사카모토 료마-나카소네 야스히로 등 드문 드문 탁월한 리더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2000년대 이후 6개월마다 총리가 바뀌는 극도의 정치 혼란 속에서 일본 경제 또한 침몰했다는 것이다.
`잃어버린 20년`동안 일본 국민들은 자살,은둔,가족 해체,고독사,집단 우울증 등 이루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지만 일본 정치인들은 대(代)를 이어가며 세습 권력만 강화했을 뿐이다. 민주주의적 정치 비효율성의 극치로 평가되는 인도 조차도 최근에는 굴기(堀起)하고 있다. 정치는 인도 닮아가고 경제는 일본 닮아간다는 비아냥 조차 어찌보면 사치스럽다. 조만간 정치·경제 할 것 없이 인도보다도 못하다는 말을 듣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