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선답 에세이 "산중일기 " 를 읽다가 작가님이 우연히 기도문 하나를 얻어
보면 볼 수록 그 내용이 좋아서 책상머리에 두고 읽는다는
17세기 어느 수녀님의 기도문이 저도 무척이나 좋아 여기 옮겨 적습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 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기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에는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을 향해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제 팔다리. 머리.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제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 가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들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 주는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마는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을 수 있도록 도와두십시요.
제 기억을 좋게 해 주십사고 감히 청할 수는 없사오나 제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저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 주소서. 저는 성인까지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어려우니까요.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이금
뜻하지 않는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늘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아멘.
인터넷카페에서 부분적이거나 비슷한 글을 저도 몇번 본 적이 있으나
기도문 전문은 처음 읽으며 참 마음이 따뜻해지고 눈물이 나려고도 하네요.
동행님들 때늦은 한파 감기들 조심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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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와닿는 글귀네요앞으론 이대로 실천하도록 노력하며 살렵니다.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맘에 딱
좋은 기도문 감사합니다.
아멘~ 아멘~~나이든 모든이들이 소망하는 기도문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마음에 절절히 와 닿습니다.
즐건 주말 되세요..
이렇게 살게 해 주시옵소서.아멘~~~
좋은 기도문이네요,,, 마음에 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
기도문이 넘 마음에 와 닿습니다.~~~ㅎㅎ
.정말 겸손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
간절히 소망합니다~아멘~감사합니다^^
넘! 가슴에 와닿는 글귀입니다.
넓은 가슴을 가진자로 최선을 다해 살겠습니다.
그것이 배려가 아닌가싶네요.
선배님! 잘계시죠 .늘 건강하세요.
학연님도 잘 지내셨지요? 봄 빛 완연하면 전화할 참이었습니다. 그 때 데이트 한 번 하십시다.ㅎㅎ
고맙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