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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팩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 선정작 다섯작품 중 한작품인
'삼도봉 미스터리'를 관극했다.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하는 공연은
항상 좋은 느낌을 받게된다.
이젠 오래되어 허름한 공연장이 즐비한 대학로에서 이렇게 모던하고 멋진 공연장이 있다는 사실이 즐겁기만 하다.
오늘 공연이 열린 소극장은 예술극장 지하에 자리해 있는데 ,
그냥 지하가 아닌 입구 로비는 지상과 이어지는 공간이 존재하는 형식으로 꾸며져 있어 공연장이 지하에 있다는 사실이 느껴지지 않는다.
자리를 잡으니 객석을 가득메운 관객들과 특히 맨앞에는 10여명정도가 좌식 보조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을 정도라서,
격 년으로 벌어지던 대학로 코미디 페스티벌이
금년부터는 매년 열리게 되는 이유가 관객들의 큰 인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삼도봉 미스터리
경상도,전라도,충청도가 만나는 삼지점에 있는 마을이라서 '삼도봉 '이라는 명칭이된 마을 .
이 곳은 그냥 선량한 농촌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이다.
사건은 이곳에 세워진 수입쌀 양곡창고안에서 발견한 이름모를 토막난 시체때문에 생긴 일로 ,
시체의 정체, 범인, 그리고 시체의 사라진 머리를 찾는다,는 설정이다.
작품은 삼도봉의 세 농부 그리고 강원도에서 달려온 한명의 농부가
토막시체의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예리한 경찰의 수사에 의해 심문을 받게 된다.
각기 한명씩 진술을 하면서 ..그들이 혹시라도 이 범죄를 저지를 수도있을 만한 인과 관계가 나타나고
한명 한명 모아진 진술이 합쳐져서 범죄의 윤곽이 나타나면 좋겠지만
극은 점점 더 오리무중으로 빠지기만 하고 (당연하다 이 작품은 범인을 찾을 생각은 애시당초 없었기에..)
관객은 윗사람,리더,또는 정부의 달콤한 말만 순진하게 믿고 살면서
열심히 살지만 매일 매일이 고달프고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이 네사람에게 연민을 느끼게 된다.
또한 우리가 평상시에 생각하던 바로 그 생각
예를 들면 "금년에 고추가 비싸면 내년에 당연히 너도나도 고추를 심을거 아냐? 바보같은 생각으로 농사 지으면서 뭐하러 남 탓을하나?" 라던
선입견들이 바뀌어 간다.
순진한 이들 농부는 누구에 의해 억압되고 이용 당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이름 모를 그 누구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된다.
극 초반부터 이들을 취조하는 경찰은 시체의 대가리를 찾는다.
또 농부들은, 서로 대가리 누가 숨겼느냐?, 대가리를 내 놔라!! 라며 서로를 의심하고 추궁한다.
또한 강원도에서 달려온 농부도 농민을 울리는 수입쌀 창고를 책임지는 대가리 나오라고 소리쳐 댄다..
그렇다
애초에 시체 ,살인사건등은 이 작품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들이 찾는 대가리, 윗대가리, 수장,정부 , 무지몽매한 국민들을 속이고 이용하면서 지금 어느 곳에선가 호의호식을 하고 있을 그 대가리를 찾는 것이
이연극의 주제 인것이다.
연극이지만 약간의 뮤지컬이 더해졌다.
농부들은 증언과 넋두리를 하며 한 곡조 씩 노래를 한다.
뮤지컬은 아니지만 대사 중에 하는 어설픈 노래 한곡 한곡이 관객의 가슴을 찌른다...
관객들은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한편의 작품이 오랜동안 자리 잡았던 선입견을 바꿀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런 것이 좋은 작품의 힘이 아닌가 한다.
특이하게 이 연극은 모든 등장인물들이 어떠한 대사와 동작을 하더라도 무대정면,즉 관객을 향한다.
마치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관객에게..
국민들에게...
그리고 온세상 사람들에게... 고자질 하듯 하소연하듯 말이다..
관람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 장면 장면 대사 한마디 한미디가 또렸하게 기억속에 존재한다.
그들의 애환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한팩에서 선택한 수준높은 하이 코미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