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후배와 밥을 먹었다. 음식이 나오자 먹기 전에 사진부터 찍더니만 바로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즉석에서 손가락 몇 번 부산하게 움직이더니 내게 자랑질 삼아 보여준다.
너 인스타 중독이구나 했더니 부정하지 않았다. 중독인 줄은 모르겠으나 잠시만 들여다보지 않으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단다. 밥 사진뿐 아니라 많은 일상을 공유하고 싶단다.
"그럼 똥 싸는 모습도 찍어 올리겠네" 했더니 똥 싸는 것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똥을 싸면서 인스타를 한 적은 있단다. 속으로 그랬다. "그래, 나한테는 그 말이 똥싸는 소리다."
중독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알콜 중독, 니코틴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섹스 중독, 오락 중독, 야동 중독, 인터넷 중독까지,, 취미에 빠져 사는 건 좋으나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곤란하다.
넷플릭스 영화 <수리남>에 보면 한국인 목사가 현지에 교회를 개척해서 마약 공급을 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교회 담임 목사가 모든 일을 통솔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 교회 목사는 교묘한 수법을 이용한다.
교인들에게 성수(聖水)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마약을 탄 음료를 먹여 서서히 중독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교인들은 진짜 그 맛에 중독이 되어 부당한 대우에도 교회를 떠나지 못하고 목사에게 충성한다.
다음이든 네이버든 어디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카페는 이곳 5060이 유일하다. 오래전부터 유지한 친목 모임과 등산회가 있기는 하지만 카페가 아닌 오합지졸들 모여 산에 가거나 술판에서 수다 떠는 정도다.
나는 무언가에 한번 빠지면 뽕을 빼는 습관이 있어 가능하면 중독에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한때 스마트폰을 끼고 살았다가 책 읽는 일이 소홀해져서 바로 빠져 나왔다.
지난 주말에 이어 오늘 회사에서도 안부 인사에 이은 화제는 단연 카카오 먹통이었다. 나는 자발적 아날로그 지향자라서 카톡 안 되면 문자로 대체했기에 큰 불편이 없었다.
다른 사람은 안 그러는 모양이다. 복장 터져서 환장할 지경이라는 사람도 있다. 뭐든 자기가 겪어야 실감을 하는 법이라 나는 이번 사태를 그동안 공짜로 잘 써놓고 무슨 호들갑? 정도다.
출근 지하철에서도 열에 아홉은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지만 나는 시집을 읽는다. 요즘 스마트폰은 단순한 폰이 아니라 신체의 일부처럼 보인다. 폰과 떨어지면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내가 이번 카카오 사태로 어제부터 작은 불편을 겪는다. 카페 글쓰기는 되는데 댓글을 달 수 없다는 것이다. 댓글 창에 글을 쓰고 등록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올라가지가 않는다.
아마도 폰으로는 되는데 피시에서 안 되는 모양이다. 내가 폰으로 카페 접속을 해본 적이 없기에 확실히는 모르겠다. 어쨌든 어제부터 카페 출석부까지 댓글을 달 수 없어 답답하다.
천성이 게을러서 출석도 매일 하지 못하고 댓글 다는 일에도 열심이지 못했는데 내 글에 달린 댓글에 반응을 할 수 없어 난감하다. 풍류방에 쓴 글에는 사진과 음악도 첨부하는데 그것도 안 된다.
앱을 깔고 폰으로 글을 쓰면 해결될 일인지도 모른다. 허나 아직 그럴 생각이 없다. 행여 앱을 깔아 이곳 카페를 수시로 드나들 수 있다면 나는 카페 중독에 빠져 직장에서 짤릴지도 모른다.
짤린다고 당장 밥 굶을 걱정은 하지 않지만 워낙 부실한 노후 때문에 아직은 조금 더 일을 해야 한다. 우선 빼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인생을 너무 낭비했다. 해서 좀 천천히 중독되고 싶다.
대신 요즘 나는 가을 중독에 빠졌다. 하늘만 쳐다 봐도 눈물 나게 좋은 가을이다. 덕분에 요즘 밥맛도 꿀맛이라 뭘 먹어도 맛있다. 조만간 이곳 카페에 빠져 사람 중독에 걸릴 날을 기대하면서,,
첫댓글
오늘 부터
하남 미사 도서관에 출근 합니다.
이름하여 자원 봉사
ㅎ
10시 부터 1시 까지 인데
이래 저래
내 맘 달래기에 최고 입니다.
앗...
부러워요..
도서관은 제가
근무하고 싶은곳이어요 ㅎㅎ
아ㅡ
좋은 일 하고 있네요
무언가 빠져서 할일이 있다는것은
참 좋은거 같습니다.
카페의 사람에게만 빠지지 말고
사람들에게 빠지면 볼것도 들을것도
배울것도 많아지니 삶이 풍요로워
질 것이구요...
모쪼록 행복한 중독이 되시길
바랍니다~~~
아나로그방식에
맞게 태어났다고나 할까요
시대가 변해도
고장이 나도
전혀 불편함을 못 느끼니 말입니다ㆍ
참고로
저는 중독 보다는
몰입형스타일 ㅎㅎ
유현덕님이 카페에 중독이 된다고롸!
저는 댓글 쓰기 중독입니다
댓글 써도 괜찮겠습니까 ?
죄송합니다 ~
저는 경제공부 중독에
빠져서 산지 오래되었습니다
경제 관련단어가 달콤합니다
그런데요
공부한것에 비해서 돈은 제대로 못벌었습니다
ㅋㅋㅋ
그러나 죽는날까지
이렇게 살다가 죽을 작정입니다
게시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하루되세요 ^^
지극히 건전한 중독에 빠지셨군요.ㅎㅎ
어디든
무엇이든
그닥 깊이 빠지는 스탈이 아니라서
중독이란걸 잘 모르니......
유현덕님의 가을중독에 빠지듯
5060카페 사람중독에도 흠뻑 빠져들길 요^^~
무미건조한 사람이
살은 왜 찐대요? ㅎ
@호 태 ㅎㅎ
살 빠졌다니까요 내참
오씨 아자씨께 물어보삼
@석 우
그양반은 믿을수 없어 ㅎ
저는 사진 촬영에 중독 된듯 합니다.
폰앨범방 하다보니
그동안 살면서 중독이라 할만한것에 빠진적은 없지만,
2017년부터 bts에 빠져있긴 합니다.
나이값 못한다는 핀잔은 받지만,그래도 저의 갱년기를 이 아이들의 에너지넘치는 음악과 퍼포먼스로 잘 극복을 했으니 그저 고마울 뿐이죠.
중독되고 싶다 .
워낙 둔해서 ..... ㄸ .ㅇ ㅈ 가릴줄 모르니 ㅋ
둔탱이는 중독 안걸려요 ㅎ
@호 태 주무시우 ~ㅋㅋ
@오분전 이제 열신데~ ㅎ
@호 태 새나라의 노인네는 ~
일찍 잡니다 ㅋㅋㅋ
중독하면 아편이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