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이 의리도 없는 것아 !!!!!!!”
“으악, 민재야!”
막 꼭대기 층에 붙어 있는 강의실로 교양 과목을 수강하려고 계단을 오르는데 쿵! 쿵! 쿵!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불안하게 들려오더니 계단 끝에서 시안을 발견한 민재가 소리부터 지르며 뛰어 내려오고 있었다.
“너 그날 나 빈 강의실에 잡쳐 놓고 혼자서만 내뺐지!”
“으악, 민재야 살려줘 다시는 안 그럴게.” >.<
시안은 불이 나게 올라왔던 계단을 다시 뛰어 내려가는데 막 계단을 올라오는 한 무더기들 때문에 곧 길이 막혀 버리고 말았다.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겨우 틈을 발견 해 민재의 손을 피해 뛰어 내려가는데 성공 하긴 했지만 뒤돌아보니
민재가 내려오자 이런 젠장 자신이 내려 올땐 그렇게 배 째라 버튕기던 무리들이 민재가 내려오자 그녀의 무게감을 바로 눈치 챈 건지 알아서 피해 주고 있었다. ㅡ_ㅡ+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본 시안은 또다시 죽어라 뛰어 내려갔다.
“너 거기 안서 너 오늘 내 손에 잡히면 죽었어!.”
“민재야 제발...어헛!”
"캭!"
허벌나게 뛰어 내려가 1층 현관으로 막 나가려는데 누군가 와 부딪혀 서로 반대방향으로 넘어져 버렸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시안은 어퍼진 자신을 수습한 뒤 곧바로 상대편에게로 고갤 돌렸고, 거기엔 낯익은 누군가가 넘어져 있었다.
“선미 언니!.”
시안은 얼른 그녀에게 달려가 일으키려 했지만 일부러 그런 수고가 필요가 없었다.
그녀 주위를 둘러 싼 남성들이 메이퀸을 일으켜 주고 일제히 싸늘하게 시안을 야리고 있었으므로...
“야, 이 시안!”
난 이제 민재 손에 죽어 오늘 시집도 못가 보고 처녀 귀신 되는 거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이 고새 무슨 썸씽이 있었는지 시안을 향해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뛰어 오던 민재의 표정이 진규를 보더니 금세 바뀌는 게 아닌가.
그리고 마주보던 진규 오빠의 곱상하니 비리비리한 얼굴에도 흐뭇한 웃음기가 묻어나는 게 참 민재와
번갈아 보니 두 사람의 얼굴크기 만큼이나 언바란스 해 보였다. =_=;;
그 둘을 번갈아 지켜 보다 미처 일어서지도 못한 채 있는데 멍한 시안의 시선을 누군가의 손이 가렸다.
“닦아.”
고갤 들어보니 태형이 자신의 손수건을 내 밀고 서 있었다.
"...................."
시안은 아무 말 없이 태형을 올려다보았다.
마치 내게 왜 이걸....?
이라는 질문과 같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시안에게 태형은 한번 더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손수건을 시안에게로 내밀 뿐이었다.
시안은 천천히 일어서서 성진의 손수건을 받아 들었고, 그녀가 일어서자마자 민재는 기다리고 있었던 듯이 시안의 팔짱을 굳세게 붙들었다.
“얘가 칠칠맞게, 잘 보고 다녀야지, 저희 그만 갈게요.”*^.^*
선배들 앞에서 꽃 미소를 날린 민재가 시안을 이끌고 그 자릴 피한다,
이미 이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 줄 사람은 없었다.
시안은 속으로 어릴 때 친구 따라 나갔던 교회에서 배운 주기도문을 떠올리며 속으로 읊어 본다.
내 저 손에 죽는 다 해도 천국은 가야겠기에...
“너 죽으려고 작정 했냐?”
“담엔 절대로 뺑이 안칠게.”
“야, 이 상황에 그깟 뺑이가 문제냐?”
“그럼 뭐가 문젠데?”
“너 아까 선미 언니 표정 못 봤어?”
“그게 뭐?”
“너 저 언니가 그냥 메이퀸인지 알아?
“왜?"
“저 언니 앞에서는 메이퀸이지만 눈깔 돌면 바로 매드퀸 된다는 소문도 있어.”
"매....드...퀸?!" -_-;
도대체 저 소문들의 근원지는 어디에서 굴러 나오는 건가.... -_-;
“에이, 설마?”
“내가 들은 봐로는 진선미(어찌나 예쁘고, 화려한지 이름에 우리나라 미인대회 최고 순위가 다 들어가 있다--;)언니 왕년에 좀 놀았었나봐. 그러니까 함부로 태형 오빠한테 관심 받고 그러지 마.”
“아라또.”
시안은 자신의 대답에 힘이 빠져나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우선은 살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리고 참고로 알려 주는 건데 태형선배 사탕발림이 주특기라서 여자애들이 좀 꼬이는 편이래. 거기
에 넘어 가는 애들 아마 편하게 대학 생활 못했다고 들었어.”
‘그럼 그런 말이 다 작업이었나?’
순감 참 기분이 묘해지는 게 묘한 감정이다.
그럼 그렇지 하는 느낌과 약간의 분노가 가슴속에서 일렁이는 게....
“참!.”
순간 까먹을 뻔했다.
“너 진규 오빠랑 어떻게 된 거야? 아까 보니까 분위기 장난 아니던데?”
“아, 그거....”
민재가 덩치에 안 맞게 쑥스러워 하며 얘길 꺼낸다.
“니가 나 학교에 남겨 두고 간 날 진규 오빠 혼자 동방 문고치고 있는데 하도 낑낑거리면서 하고
있길래 안돼 보여서 내가 가서 도와 줬더니 오빠가 나 같이 포옹력 있고, 리더십 여자가 이상형이었다지 뭐야. 사귀기로 한지는 얼마 안됬어.”
“그래...” -_-^
쩝, 그날 이후로 어쨌든 둘은 예상외로 잘나갔고 역시 외로운 솔로 시안은 홀로 무참히 버려져 이번 주말에는 뭐 하고 노나 생각 중이다.
시안은 오늘도 어제 진규 오빠와 밤새 통화해서 무슨 말을 했다는 둥 진규의 어떤 표정이 귀엽다는 둥 말하고 있는 민재의 곁에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입안에 물린 막대 사탕을 입안에서 이리저리 굴리 면서 창밖을 시청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갑자기 역시 시도 때도 없이 울려오는 핸드폰이 시안의 주위를 현실로 되돌려 놓는다.
성현이었다.
덕분에 주말에 할일이 생기긴 했지만 어쩜 이리 쌍방으로 비참하게 만드는지 고건 100일 된 지 남자 친구 소개 시켜 준다고 나오란다.
요새 들어 커플들에 휩싸인 애정결핍에 채팅 방 기웃거렸더니 이론, 대화명 졸라 이상한 변태들만 꼬인다. -_-;
결국 종국에까지 솔로의 비애를 끓어 않고 막 잠이 들려는데 핸드폰이 시도 때도 모르고 울려대고 지랄이다. ㅡ_ㅡ+
귀찮아 받지 않으려다 혹시 준영의 전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평소에도 잘 사용하는 발을 한껏 뻗어 발가락에 걸린 핸드폰 줄을 끌어 당겨 수신자를 확인 해 보니 ‘ 니 서방’ 이다.
이 영양가 없는 인간의 전화를 받아야 하는 생각이 문득 남는다.
“여보세요?”
“마누라 나야.”^_____^
마누라?
골 땡기네 -_-^
“잘 살았냐?”
“너는?”
“나야 항상 즐겁게 살지. 나 안보고 싶어?”
“별로.”
“우산 버린다.”
맞다 녀석에게 오빠의 우산이 걸려 있었다. T_T
“주말에 보자 시내로 나와!”
“안돼, 나 약속 있는데.”
“지금 튕 기냐?”-_-
“알았어.... 어디로 나갈까?”
“시내 사거리 샤인 알아?”
“응.”
“토요일 1시까지 거기로 와 .”
“야, 그날 내 친구....”
뚝......
“여보세요?”
말이 없는 걸 보니 끊긴 것 같다. -_-^
다시 걸어 보니 바로 사서함 직행이다.
그날 새벽 1시까지 전화 돌리다 지쳐 잠들었다.
토요일 한시 10분전,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 샤인을 찾아갔고 성현이에게 이곳으로 찾아오라고 일러 준 뒤 카페 안으로 들어서서 안을 휘휘 둘러보았다.
기대도 안 했지만 역시 녀석의 그림자도 안 보인다
.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밖이 훤히 보이는 쪽에 먼저 자리를 텄다.
‘이렇게 되면 말로만 들었던 더블데이튼가 뭐 그런 게 되는 건가?’
속으로 묘한 호기심이 느껴진다.
아까부터 창밖으로 보이는 쇼핑몰 정문에는 손님을 끓어 모으기 위한 신나는 음악이 틀어져 있고 각각 다른 학교의 여러 가지 다른 모양의 교복 입은 무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먼일 있나?’
시안도 한손으로 턱을 괴고 유심히 지켜본다.
“야, 일찍 왔네?”
한눈팔려 있다 시안이 약간 놀라는 표정으로 뒤돌아본다.
뒤에는 그새 대학 물 좀 먹었다고 몰라보게 달라져 있는 성현과 그녀가 그렇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해대던 그 남자 친구가 서 있었다.
약간 꺼무튀튀해 보이는 피부, 뽀글이 머리, 두꺼운 입술, 잠시 첫사랑사수궐기 대회에 나와서 스삐카 들고 강물 위에서 배타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던 차태현과 거의 흡사한 모습의 캐릭터임을 느끼고 잠시 성현의 그와 성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우리 그이야, 멋있지?"
"응? 으...응^^;"
저건 눈깔이 어디 박힌 거야. -_-^
"어머 자기야 오늘 검은 색 가죽 자켓 너무 잘 어울린다."
"나랑 자기랑 블랙 건셉 딱이다 딱이야."
"그렇지 않니, 얘?"
"응? 으 응..." *_*
“근데, 너랑 같이 만날 거라는 애는 ?”
“어, 아직 안 왔나봐.”
“그래?”
어정쩡하지만 성현의 그와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시안은 잠시 그 쏠리는 검은색 바퀴벌레 한 쌍의 애정 행각을 멀리 하기 위해 고개를 다시 창밖으로 돌렸다.
가만히 들여다보는데 무대 위로 몇 명의 은색 비니루 옷 입은 남자애들이 오르더니 음악 맞춰 춤을 추며 분위기를 끓어 모으기 시작한다.
삐빅--->대충 문자 메시지 오는 소리
[ 눈 좀 깔아봐라 나 보이냐? ]
이게 머냐? 근데 수신 번호도 없다. -_-
시안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다시 고개를 돌리는데 오잉 가만 보니 앞에서 설치는 녀석 어쩐지 눈에 익다.
빨간색 두건을 뒤집어 머리에 쓴 채 은색에 번쩍 번쩍 은색의 광택 나는 비닐 옷을 입고 이리저리 무대를 뛰어다니는 놈과 탄 고등어 같은 쭉빵이.
쫑태와 정희 였다. o..o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했다. >o<
서둘러 입막음부터 하고 옆에 있는 시안이 보던지 말던지 애정행각을 일삼는 그들을 버려 둔 채 창가에 아예 머릴 박고 무대를 주시했다.
저 동작, 눈에 익다. =_=
그때 몰래 훔춰 봤던 그 춤....
음악에 맞춰 함께 몸을 움직이던 그들, 함께 뒤돌아 선 그들이 성진을 남겨둔 채 멈췄다.
이제 턴을 하고 나선 성진의 독무가 시작 될 것이다.
시안은 그의 움직임을 눈으로 읽어 갔고, 성진이 막 뒤돌아선다.
지금이 닷 뚜아....=(0.o")=
시안은 잠시 벙찐 표정이 된다.
녀석은 연습 때 시안이 보았던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서 있다.
양팔을 머리 위에 올려 하트♡ 모양을 그린 채 선 녀석. (-.-");;;;
그리고 카페에 앉은 자신을 보고 있기라도 하듯 이쪽을 바라보고 한껏 웃어 보인 뒤 시작된 녀석의 신들린 듯한 독무..
그 앞에서 구경하던 계집애들 자지러지는 비명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_-;;
푸훗 ~
시안의 입에서 유쾌한 웃음이 터져 나오자 성현 커플이 의아한 눈으로 시안을 바라본다.
“나 기다리던 친구 찾았거든 그만 갈께.”
시안이 성현이 잡기 전 가방을 들고 카페를 나와 버렸다.
시안이 있을 곳은 이미 이곳이 아니었다.
시안이 막 무대 앞으로 걸어오자 그들의 춤이 끝났고, 시안은 성진을 찾아갔다.
막 옷을 갈아입고 무대 뒤에서 나온 성진이 북새통에 휩싸인다.
무대 뒤에서 성진 팀이 나오자마자 몰려드는 교복부대들.
웬만한 팬클럽 수준인 게 시안이 성진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시안은 군중 속에 휩싸여서도 자신을 환한 미소로 반기는 성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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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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