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은 기업측에서는 미리 자금을 땡겨쓸 수가 있어 좋고
소비자는 약간의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가 있어 서로 이익이다.
또 친지나 지인들에게 인사를 할 때 현금봉투를 전하기보다 상품권을 드리면
서로 마음이 편하다.
오늘 낮에 집사람이 휴무라서 자기가 점심을 살테니 외식을 하자고 했다.
나는 삼식이지만 자기는 근무하러 나가므로 제 때에 챙겨주지 못하는 미안한 감도 약간은 있는 모양이었다.
못이기는 척하고 12시반쯤 따라 나섰다.
집에서 나와 지하철을 타고 한 구역 다음역인 센텀역에서 내렸다. KNN방송국을 지나 '더파티' 뷔폐식당으로 들어갔다.
입장료가 3종류로 나눠져 있는 데 정식 가격으로는 1인당 29900원, pick라고 해서 두가지 접시가 있는 데
검은 접시는 가격이 10900인데 빵,회(사시미), 스시를 제외한 음식만 한 접시 가능하고, 빨간 접시는 13900원인데, 회(사시미)만 제외한 한 접시 가격이었다. PICK 손님 방은 따로 구획져 있고 그 안에 초밥도 준비돼 있고 국도 준비돼 있었다.
많이 먹지 않는 사람은 구태여 29900원 주고 먹기보다는 10900원 주고 먹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생각되었다.
한접시를 먹고 난 후 식사는 짜장면,메밀국수 그외 서너가지 중에서 택일 하도록 돼 있었다. 나는 짜장면을 시키고 집사람은 메일을 시켰다. 나오면서 커피까지 한 잔 뽑아 마시니 제대로 대접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집사람이 이왕 나온 김에 롯데백화점에 한 번 둘러 보자고 했다.
아이쇼핑이나 하는 걸로 생각하고 따라 들어갔더니 남성복 코너에서 나더러 옷을 고르란다.
나야, 어디서 오라는 사람도 없고 갈 데도 없는 사람이니 당신 옷이나 살 게 있으면 사라고 했더니
자기가 롯데 상상품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나는 집에 있는 옷도 다 입지도 못하는 형편인데
더 사서 무엇을 하겠느냐며 극구 사양하였다. 자기 옷을 사라고 해도 자기도 아까워서 사지 않고 그냥 나왔다.
지하철역 방향으로 나오려다가 7층 교보문고에나 둘러보자고 하여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으로 올라갔다.
신간들이 입구에 나열돼 있었다. 이것 저것 뒤적거려 보다가 곰브리지의 세계사, 콜린 더블린의 실크로드, 위스춘의 시간의 서 3권을 골랐다.
나는 읽고 싶은 책을 보통 인터넷서점인 예스24에서 사는 편인데 돈 몇푼 아끼기보다 생각났을 때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하였다. 여직원이 도서가격이 총 6만5천800원이라 했다. 옆에 있던 집사람이 핸드백을 열더니
상품권 한 장을 뽑아내어 여직원에게 내밀었다. 그랬더니 여직원은 만원을 제한 55800원을 더 내라고 하였다.
집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상품권이 십만원짜리인 줄로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니 상품권이 얼마 짜린데?"하고 물었다. 다시금 확인해 봐도 만원짜리였다. 봉투 속에 있는 나머지 두 장도 만원 짜리여서 그것까지 꺼내 주고도 나머지는 내 카드로 결재하였다.
만약에 남성 신사복코너에서 옷을 한 벌 입어보고 마음에 든다고 사겠다며 마누라가 상품권을 건넸더라면 어찌될뻔 했을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그래도 집사람은 그것이 십만원짜린 줄로 알고 지갑 속애 고이 접어넣고 있는 동안에는 행복해하였으리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거늘 만약 내가 옷에 대한 욕심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큰 봉변을 당할뻔 하였으나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첫댓글 마누라 잘두었오 70넘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