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오는 기차 안에서 자고 또 자고 또또 자다가 한계라 느껴질 때쯤 우리의 여행을 되돌아보며 펜을 들었습니다.
정확히 11박 11일간의 전도여행,,,(앗 오해하실랑가? 사실 이 기간 중에는 조금약간많은 관광일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애니웨이,, 전혀 품지 못했던 일본 단기선교를 우여곡절 끝에(?) 포기한 저에게 아버지께서는 다시 기회를 주셨습니다.
순장이란 이름으로 살면서 전도 몇 번 해보지 못했다는 제 안의 눌림들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뿐이었습니다.
전도에 대한 소망함은 주님의 잃어버린 영혼을 찾겠다는 간절함 보다는 그저 개인적인 눌림에서 해방되어보고자 하는 욕심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았습니다.
제주도,, (정말 한라산에서 공을 차면 바다에 빠지는 줄로만 알았던 그 땅, 실제로는 어마어마하게 큰 땅이더군욧,,ㅎㅎ 정훈아 미안,,^^:;)
그 큰 땅에 가득한 우상들과 역사적, 자연적, 영적인 묶임들을 내가 어떻게 주님의 마음으로 품고 기도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원체 사랑이 없고 이기적인 사람입니다.
사람들을 대할 때는 이피망(피망=피해망상) 어쩌구 하면서 온갖 열등감에 사로잡힌 아그처럼 보이지만,
사실 제 안의 낮아질 줄 모르는 교만함과 가식들을 압니다.
때로는 나는 겉과 속이 동일한 사람이라고, 꽤나 착하며 어느 정도의 사랑을 가지고 있다고, 그래서 일반인(?)이라고 착각할 때도 많지만,
저의 속사람 깊숙한 곳에는 아버지만이 아시는 필히 변화되어져야 할 부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중보기도가 중언부언해질 때 그것을 절실히 느끼곤 하는데 제주 역시 같은 민족이라는 점에선 일본보다 쪼까 낫긴 했지만 준비하는 동안 그 어떤 대상도 쉽게 사랑하지도 품지도 못하는 저를 발견해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주님이 전하라고 명령하셨기에, 그래서 꼭꼭꼭꼭 해야만 한다는 그 성격적인 근거와, 아버지께서 날 이대로 방치하지 않으실거라고, 여행중에 철저하게 깨뜨리시고 새롭게 하실 아버지를 기대하며 제주행을 결정했습니다.
(사실 다 지나서 야그지만 우리 아부지께서는 역시 너그러우시고 인자하신 분이시더군요, 여행 기간동안 저를 달래듯 변화시키시는 주님의 사랑을 느꼈던 시간이었거든요,, 럽미 텐더 럽미 스위뜨~~♬,,흠 다시 자제모드,,)
전도를 하면서는 크게 느끼지 못했는디 지금 생각해 보믄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된 것 같습니다.
양평에서의 거지전도와 제주도에서까지 나름대로 긴 시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일이 조금은 수월해졌습니다.
셀 수 없는 거절에도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거든요.
가뜩이나 두꺼운 얼골, 철판위에 아스팔트까지 깔고 나선 덕에 모두들 무관심했던 노방찬양도 너끈히 해내는 수확(?)을 거뒀습니다.mm;;
그렇지만 모든 것이 편하지 만은 않았습니다.
제가 전도의 결과를 온전히 주님께 맡기지 못하고 은근 심하게 연연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거든요.
성공적인 전도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엘티씨 시간에 배웠지만 이론은 되는디 실천이 잘 안되더라구요.
"그러나 내가 너와 말할 때에 네 입을 열리니 너는 그들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이 이러하시다 하라 들을 자는 들을 것이요 듣기 싫은 자는 듣지 아니하리니 그들은 패역한 족속임이니라"
여행하는동안 계속 생각했던 말씀인데요.
에스겔이 이스라엘의 불순종과 핍박을 예견한 후에 스스로의 무력함에 빠져있을 때,
아버지께서는 선포될 메시지를 친히 준비하실뿐만 아니라 에스겔의 입을 당신의 직접적 도구로 사용하실 것을 약속하십니다.
주님이 하신다는 것,,, 알고는 있지만 때때로 어눌한 말솜씨와 성경적인 무지 앞에 작아지는 저를 보게 됩니다.
주님이 사용하시는 대로 그저 최선으로 쓰여지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만,
은연중에 그들을 내 힘으로 변화시켜보겠다는 인간적인 생각과 뜻대로 되지 않음에 실족할 때도 많았습니다.
에구궁,, 아부지께 더 큰 믿음을 달라고 좀 더 떼써야 되겠어요.
흠, 그리고 전도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집집마다 셀 수 없이 많은 부적들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선 부적장사들이 재벌되겠더라구요 ㅡ.,ㅡ;;
제주는 역사적으로 모진 핍박들에 시달려 왔고, 뿌리깊은 한과 분노가 가득한 땅이라고 합니다.
치킨집 전단지와 맞먹을 정도로 집집마다 심하게 많이 붙어 있는 부적을 보면서,
수많은 우상들과 구신들에 의해 위로받고자 했던 그들의 상처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는데요.
그래도 저는 왠지 모르게 희망적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이 초자연적인 무엇인가에 의지하고자 한다는 것,
아직 그 대상을 잘 모를 뿐이지 악으로 사는 독선이나 아집이 아닌 절대적인 어떤 대상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것이 꽤나 긍정적으로 생각됐거든요.
그 대상이 우리 아부지란것만 갈쳐주믄 되잖아요. ㅎㅎ
꿈보다 해몽이 좋은 것 같긴 허지만 아모튼 지 생각은 그랬어요.
그래서 우리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도 생각했지요.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하였더라."
흐이그, 답답해라~ 그들이 이 엄청난 진리를 빨리 알아야 되는디,,,심하게 안타껍넹,,,ㅜㅠ 어쨌든,,,
그 동안 전했던 이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떠올려 봅니다. 참 흐뭇한 일이에요 ㅋㅋ
아직 아부지처럼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기엔 무리가 있나 봅니다.
그래도 제가 전도했던 사람들(특히 영접했던 사람들 ㅎㅎ)은 너무너무 사랑스러운거 있죠,,
모든지 다 주고 싶은 그런 느낌,, 막 주고 싶은디, 줄 것이 없어서 꼼지락꼼지락 아껴 묵던 아몬드 쪽꼬레뜨를 먹여 줬던 아홉 살 경실이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주님처럼 사랑할 수는 없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며 기도할 수 있음에 참 감사가 됩니다.
우리 팀원들에 관한 많은 생각들도 있지만, 그것은 공개하기가 좀,,, ㅎㅎ
우리 가족을 위해 식사반장으로 밥 묵이고, 회계로 돈 세는 재미까지,,
오만배 더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더욱 섬기지 못해 미안한 맴도 있지만 아직 나름대로 저학번인데 심하게 섬기믄 이상하잖아요~ ㅇㅎㅎ
두서 없이 쓰다보니 또 다시 정리가 안 되는 글이 되었네요. 맞춤법도 초반엔 잘 지켰는데 점점 압박이 심해지다보니,,, ㅡ.,ㅡㆀ
아참, 우리 딸 야그는 꼭 쓸라캤는딩,,, ㅎㅎ 지 딸 효진이와 함께 가지 않았겄어요.
팀을 나눈 탓에 함께 전도해보지 못해서 아쉬었지만 잘 해냈으리라 생각돼요.
어찌나 감사하고 또 심하게 감사한지,,,청출어람이란 말이 생각나네요.
앞으로 큰 인물이 될끄에요. ㅇㅎㅎㅎ 싸랑한데이, 딸내미~~♡
그럼 슬슬 제정신이 돌아올라카니 이만 마치도록 하겄습니다.
폭발적인(?) 관심과 기도, 물질로 후원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우리 사랑하는 아부지께 이 영광을 돌려요. 아름다운 밤이에요...으무무하하핫~~
카페 게시글
♡나,너,그리고 우리
나의 사는 이야기
울랄라 츄리닝의 제주여행기,,,
다음검색
첫댓글 제주에서 학교다니는 친구의 말로는 제주에는 믿는 사람들이 5%안팎이라고 하더구나.. 그땅에 귀한 복음을 심은 너를.. 제주 선교팀을 축복합니다~~~ ^^
멋진.. 진희의 간증(?) 읽으며.. 나도 잠시 제주도에 다녀 온 것 같은 기분이네...^^* 홧팅~!! 젊은 날 더욱 주님을 위해 우리 힘쓰자~!!
욘석~ 읽어도 읽어도 감동이구만... 또 많이 울었지?? 이 울보..^^
정말 많이 감사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