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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숲길 하면 이름부터가 독특한데, 사려니숲의 '사려니'는 '신비한 숲' 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만큼 신비스런 사려니숲길을 걸으면 양쪽에 펼쳐진 삼나무 숲에 포개어 걷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버섯 모양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는데 여성분들이 좋아서 어쩔줄 모른다
우뚝 선 버섯 모형이 거시기를 닮은 것도 같네그려 ㅋㅋ
출구를 통과하여 10여분 걸으면 제주도에서 가장 긴 하천인 천미천 계곡을 만난다.
한라산 해발 1,400m 어후오름 부근에서 발원해 표선면 하천리까지 이어지는 25.7km 하천이다.
시멘트로 포장한 산책로가 보 역할을 해 자연스럽게 물이 고였다.
빗물이 바로 지하로 흘러들어 마른 하천만 있는 제주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다.
숲 속에는
젖 향기가 느껴집니다
젖 향기는 태초의 그리움입니다
숲 속에 있노라면
요람 같은 평화로움이
나를 취하게 합니다
풀내음 속에 어머니의 박가 분이 생각납니다
하얀 모시치마 저고리 속에서
뿜어져 나오던
어머니 냄새........................................신혜인 <숲은 어머니의 마음> 부분
천남성의 꽃은 개화한지 오래 되었는지 시들어가고 있었다.
옛날에 천남성의 열매로 사약을 만들었다고 한다.
천남성의 꽃은 참으로 괴이하게 생겼다.
보라색 골무늬가 뚜렷한 커다란 꽃이 뱀처럼 고개를 들고 있어 섬뜩하다.
코브라가 상대를 위협하기 위해 머리를 쳐들고 혀를 날름거리는 형상이다
이렇게 쉬엄쉬엄 걸어 약 절반 지점에 이르면 물찻오름(水城岳) 입구다.
정상 ‘굼부리(분화구)’에 연중 검푸른 물이 넘실거리고, 1km에 달하는 오름의 둘레가 ‘잣(城)’과 같다고 해서 지은 이름이라는데,
제주어에 익숙하지 않은 외지인에게는 어감이 한 번에 와 닿지 않는다.
산책로에서 오름 전망대까지는 왕복 약 1.4km, 50분 정도 걸린다.
현재는 자연휴식년제로 출입 통제 상태이고 ‘사려니숲 에코힐링’ 행사 기간에만 개방한다.
떠나기 전에 제주시에 전화해 보았더니 올해 행사는 6월 16일부터 11일간 열린다고 해서 매우 아쉬웠다.
사려니숲에 가서 알았습니다
내가 오래전부터 좋아한 냄새를 이 숲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방금 이곳을 다녀간 소나기도 이 흙의 냄새를 물고 날아갔습니다
흙의 체취는 오래전 내 기억 속에 살았습니다
삼나무, 졸참나무, 때죽나무, 산딸나무, 서어나무 …
길목에 펼쳐진 풍경에 감전되어 자박자박 걷습니다
길은 아는 길은 아는 곳으로 낯선 길은 낯선 곳으로 통합니다
세상의 시비(是非)도 이곳까지 따라오지 못했습니다
나는 오래된 불통을 소통으로 바꾸어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넘을 수 없는 마음도 이곳에 오니 야트막한 언덕으로 보입니다.........................문설 <사려니숲> 부분
사려니숲길이 거의 끝나갈 무렵 엄청난 규모의 삼나무숲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1930년대 제주도가 벌겋게 헐벗었을 때, 일본에서 빠르게 자라는 삼나무를 들여와 바로 이곳 일대에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사려니길 입구 주변의 삼나무들은 수령이 80년쯤 되어 유난히 굵고, 이곳에서 키운 묘목들이 제주도 곳곳으로
퍼져나가 현재처럼 한라산과 중산간, 오름의 주인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사는
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 .............................신경림 <길> 부분
한라산 동쪽 사려니 숲길은 원시의 자연에 한 발짝 더 들어가 포근히 안기는 길이다.
잠시나마 세상사의 모든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과 물아일체가 되는 길이다.
해발 500~600m의 평탄한 지형을 연결한 이 길을 걸으면 여행객도 숲의 일부처럼 푸근하게 녹아 든다.
숲길은 물찻오름, 말찻오름, 괴평이오름, 마은이오름, 붉은오름, 거린오름 등 한라산의 여러 기생화산 주변을 돌아 나간다.
숲은 태고의 모습과 그 향과 빛깔을 간직하고서 끝없이 이어졌다.
천남성, 산죽, 키큰 연산홍, 삼나무, 서어나무, 이제 막 꽃을 품은 산수국이 지천이었다.
제주 한라의 대자연이 내게 한꺼번에 달려와 안기니 정신을 못 차릴 만큼 황홀했다.
활짝 핀 산수국의 숲에서 행복한 미소를 날리는 카타리나님이 지극히 우아하시다
숲속에서 고사리와 비슷하게 긴 관중이 매우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고사리가 양지에서 자라는 반면에 관중은 음습한 곳에서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음습한 곳에 우산을 편 것처럼 자라는데, 잎을 활짝 편 모양이 마치 과녁에 꽂힌 화살같이 보여서 관중이라고 부른다.
특이한 것은 전체 잎에서 중앙쯤에 있는 잎 조각이 가장 길다는 것이다.
밑 부분으로 갈수록 잎 조각의 크기가 작고, 달리는 간격도 넓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산책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길을 잃기 십상인 이 원시림에도 주민들의 삶의 흔적이 남아 있다.
숲길 곳곳에서 현무암으로 묘지를 두른 ‘산담’을 볼 수 있다.
산담은 방목하는 말이나 소가 묘를 훼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쌓았다.
한편으로 늦가을에 목초지를 태우는 ‘방애불’의 피해를 막는 역할도 한다.
200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삼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 때죽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제주족제비, 팔색조, 참매, 쇠살모사 등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사려니숲 입구를 통과한지 약 3시간 만에 출구에서 일행들이 모였다
약속한 시간에 버스에 탑승하니 기사님이 히말라야 등반팀 같다고 감탄하셨다 ㅎㅎ
이날의 저녁식사는 고등이구이 정식이었다
고등어 조림과 옥돔구이는 괜찮았는데.. 밑반찬들이 받쳐주지 못하였다
점심 식사를 늦게 하여서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내일을 생각해서 먹어두었다
신산회는 카톨릭 신앙을 기반으로 하여 설립된 단체이기에 미사를 빠뜨릴 수 없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애월읍에 있는 애월성당으로 이동하여 특전미사에 참례하였다
이시우 안드레아 신부님의 영혼에 속삭이는듯한 음성과 밀도 있는 강론 말씀에 매료되었다
우리는 이 안드레아 신부님의 강론 말씀을 통해서 모두가 형제가 되었고 예수님의 자녀가 되었다
우리들의 숙소는 애월성당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베니키아호텔이다
신산회 특별산행 역사상 처음으로 2인1실을 제공하니 모든 사람들이 감탄하신다
내일 비 예보가 있어서 걱정했는데 새벽에 비가 그친다는 예보를 보니 안심이 되었다
어젯밤 잠을 설친 탓으로 밤 10시부터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하였다
첫댓글 기행문으로 다시한번 그날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집니다.
그냥 지나친 나무도 있었는데.. 정말 아는만큼 보이나 보네요~
잠자리, 먹거리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하느님안에서 하나된 우리이기에
더욱 찬란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 즐감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아무나 회장하는게 아니라니까요.
이번에 회장님 찬조금 내시고 김치등 먹거리 준비해주시고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감사드립니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감사해야지요
이제 임무가 끝나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주의 음식맛이 엄청 진보했더군요
옛날에는 싼 곳으로만 다녀서 그런가? ㅋㅋ
제주에 가서 흑돼지와 옥돔을 먹었으면 만족해도 됩니다
다음에는 육지에서 먹을 수 없는 말고기를 먹어보드라구요
신산회를 위해서 수고 하시는 회장님 존경합니다~
산행기도 넘 훌륭하시고 우리 신산회의 복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