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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형석씨 저것 좀 봐. 하얀 산이 우리 아래에 있어.”
나는 흰 산이란 말에 잠이 벌떡 깼다.
“저건 레이니어가 아니야. 나 더 잘래.”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애틀 공항 가는 비행기 안에서 졸던 나는 아내의 말에 놀라 잠시 깼지만 이내 다시 잠에 빠졌다.
잠시 후 우리는 시애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시-텍(Sea-Tac) 국제공항이다. 이곳도 우리나라 고속철 천안-아산역 같이 공항 이름을 가지고 싸우다가 시애틀(Seattle)과 타코마(Tacoma) 두 지역 이름을 합했다고 한다. 공항 어디를 보나 이곳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 커피숍이 눈에 띈다. 마중나오기로 한 사람이 있어 커피 냄새만 맡으며 입국장을 빠져 나왔다.
“할머니!”
아내가 소리를 지르자 저쪽에서 브라운 할머니(74)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내의 고모할머니인 그녀는 40여 년 전 한국에 공보관으로 파견나와 있던 미국인 아서 브라운씨(85)와 사랑에 빠져 현재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할머니 부부는 고맙게도 우리 일행의 국립공원 답사 가이드를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숲 좋고 사슴 많기로 이름난 올림픽 국립공원
시애틀에서 약 100km 떨어진 올림피아의 할머니 댁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일행은 다음날 할아버지의 애마 시보레 블레이저(Blazer)에 몸을 싣고 첫 목적지인 올림픽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15년이 넘은 차지만 4,300cc 8기통 엔진은 일행과 짐을 가득 싣고도 우렁차게 달려주었다. 오래 되었지만 관리를 잘 해서 내부나 외부가 깨끗한 것이 할아버지의 단아하신 모습과 너무 잘 어울렸다.
올림픽 국립공원은 워싱턴주 북서부의 끝 캐나다 접경에 위치하고 있는데, 미국의 50여 국립공원 중 가장 자연의 변화가 풍부한 곳이다. 한 계절에 빙하, 만년설, 정글, 해수욕장, 초원 등 다양한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미국 TV 시리즈 ‘고속도로 순찰대’의 배경이기도 했던 그 유명한 101번 하이웨이는 올림픽 국립공원을 휘감아 올림피아에서 샌프란시스코 방면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마치 시골길 같은 도로를 달려 어느새 올림픽 국립공원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왼쪽에는 흰 눈을 머리에 얹은 연봉들이 이어졌고, 오른편으로는 굴과 조개로 유명한 후드 캐널 지역이 나타났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굴과 조개를 실컷 따다 먹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따로 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할머니께서 아쉬운 듯 설명해 주셨다.
3시간쯤 달렸을까, 갑자기 오른편으로 커다란 호수가 나타났다. ‘초승달(Crescent)’이란 이름을 가진 이 호수가 우리가 답사할 솔 덕(Sol Duc) 지구의 시작이기도 하다. 얼마 전 현 미국 대통령의 어머니인 바바라 부시 여사가 몇 주 동안 휴양한 곳으로도 유명한 이 호수는 빙하 녹은 물이 너무 맑아 속이 환히 들여다보일 정도다. 이 호수 때문에 주변의 기온이 2~3℃나 낮다고 한다. 그림 같은 호수 주변에는 그림 같은 별장과 휴양시설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었다.
초승달 호수의 멋진 전경은 솔 덕 리조트로 이어졌다. 진입로에는 빽빽하다 못해 답답할 정도로 거대한 침엽수로 가득 차 있었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한가한 숲길을 차로 달리는 기분은 정말 상쾌했다.
“어! 저게 뭐지?”
갑자기 큰 물체가 차 앞으로 휙 지나가 버렸다. 약간 졸고 있던 나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깨었다. 이곳은 거대한 숲으로도 유명하지만 사슴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공원 입구에서 매표소를 지나 관리사무소까지 약 5km 구간에서만 사슴 3마리를 목격할 수 있었다. 이 놈들은 사람들이 잘 대해줘서 그런지 차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피하려고 생각하지도 않는 것 같았다. 눈을 마주치고 있으려니 큰 덩치가 무서워지기도 했다.
몇 마리의 사슴을 목격하며 진입로를 통과한 일행은 솔 덕 리조트 사무실을 찾았다. 말이 리조트지 우리나라처럼 모든 시설이 훌륭하게 갖추어진 게 아니라 온천 한 곳과 캐빈 몇 동이 전부다. 하지만 깊은 숲에 있는 통나무 건물들은 우리나라의 네모 각진 리조트와 대비되었다. 우리는 미리 예약한 캐빈을 배정받고 여장을 풀었다.
이곳은 깊은 숲과 다양한 야생동물 말고도 유황온천으로 매우 유명한 곳이다. 노천 온천이어서 그런지 멀리서부터 계란 썩는 고약한 냄새가 났다. 일행은 가볍게 산행한 다음 온천욕을 즐기기로 하고 솔 덕 폭포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우리나라 등산로와 비슷한 트레일은 다양한 난이도와 볼거리를 갖춘 일종의 숲길이다. 폭포까지는 설악산 비선대 같이 유명한 곳이어서 그런지 길도 잘 나 있고 사람들도 꽤 있었다.
트레일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마치 난장이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주변의 나무들이 너무 크고 멋있어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나무가 있다면 아마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것이다. 10여 분 숲을 걷다가 거대한 나무가 덮쳐 부서진 통나무산장을 발견하였다. 처음에는 산장으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사진 촬영 배경이 되어 있다.
그 곳에서 조금 더 들어가니 거대한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솔 덕 폭포였다. 높이는 약 30m밖에 되지 않지만 수량이 많아 쏟아져내리는 물소리가 무서운 느낌마저 들 정도로 압권이었다. 견학하러 온 학생들도 꽤 많았다. 지도교사 두 명과 함께 온 학생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폭포가 가장 가깝게 보이는 곳까지 다가가 사진도 찍고 놀고 있었다. 한 발짝만 헛디뎌도 폭포로 떨어질 것 같은데, 선생은 그런 그들을 말리지 않고 사진까지 찍어준다.
넋을 잃고 폭포를 보다가 안내표지판을 보고 계속 위로 올라가려 했지만, 폭포 위쪽은 아직 눈이 많아 올라갈 수 없다고 말리는 통에 아쉽게도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대자연을 여유롭게 즐기는 트레커들
다시 캐빈으로 돌아온 우리는 노천온천장으로 달려갔다. 말이 온천이지 관리사무소 옆에 붙어있는 야외풀장 같은 곳으로, 규모는 크지 않으나 주변 경관과 잘 조화되고 경치도 그만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노천에서 온천을 즐기며 흰 산을 바라보는 맛은 일품이다. 물에 몸을 담그고 사람들과 얘기해 보니 워싱턴주뿐 아니라 멀리 콜로라도나 네바다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고, 심지어 유럽인들도 꽤 있었다. 그만큼 이곳이 유명하다는 말인 것 같았다. 그들은 오히려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우리보다 훨씬 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온천을 마친 일행은 좀 이른 저녁을 배불리 먹고 산책에 나섰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참 다양하게 저녁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계곡가에서 장기를 두는 젊은이가 있는가 하면, 커피 한 잔을 받쳐들고 의자에 앉아 새 관찰하기(bird watching)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솔 덕에서 꿈같은 하룻밤을 묵은 우리는 다음 목적지인 포트 엔젤리스(Port Angeles)로 갔다. 이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본부가 있는 곳으로, 다양한 정보와 사진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배를 타고 캐나다 빅토리아까지 건너가면 멀리서 올림픽 산군과 캐스케이드 산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우리는 파노라마 같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며 그곳까지 한달음에 내달았다. 하지만 푸른 바다 대신 시커먼 먹구름과 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정을 앞당겨 바로 다음 목적지인 허리케인 리지(Hurricane Ridge)로 향했다. 올림픽 산군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곳으로 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빙하와 여러 가지 동식물, 그리고 스키로 아주 유명한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진입로부터 눈이 보이더니 내리던 비가 눈으로 변해 강한 바람과 함께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허리케인 리지 전망대에 오르니 아직 녹지 않은 눈이 2~3m 쌓여 있었고 눈보라가 거세게 몰아쳤다. 이곳이 왜 허리케인 리지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눈을 피해 통나무집으로 되어 있는 매우 아늑한 안내사무소로 들어갔다. 여기서 올림픽 국립공원 다큐멘터리 영화도 보고, 따뜻한 커피도 마시며 눈이 멎고 구름이 개기를 기다렸으나 올림푸스의 신은 끝내 이방인에게 자신의 속살을 내보여주지 않았다. 소일거리로 스키를 빌려주는 곳도 가보고 기념품 가게도 둘러보다가 할 수 없이 산을 내려와야만 했다.
다시 포트 엔젤리스로 내려오니 그제서야 산 위로 구름이 개고 해가 난다.
입산료에 보험료 포함돼 있어 꼭 지불해야
다시 올림피아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후 바로 레이니어(Mt. Ranier·4,392m)로 갈 준비를 했다. 식품점에 가서 음식도 준비하고 연료와 가이드북도 배낭에 챙겨 넣었다. 등정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얼마 전 70대 할머니가 가이드의 도움 없이 하루만에 정상에 올랐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
올림픽 국립공원 가는 길이 고속도로라면 레이니어 가는 길은 전형적인 미국 서부의 시골길이다. 중간중간 보이는 농장과 집들이 101번 하이웨이와는 많이 달랐다. 원래 레이니어는 날씨만 좋으면 시애틀 시내에서도 조망이 가능하다고 하나 계속 날씨가 궂어 걱정이 되었다. 시커먼 구름을 한껏 품은 레이니어 산군을 보며 다가가는 것이 마치 반지원정대의 그것과 흡사했다.
솔 덕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맨 처음 우리를 맞이한 것은 빽빽한 숲길과 길가에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사슴이다. 사진을 찍으려고 품만 잡으면 도망가는 터에 제대로 셔터 한 번 누르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 공원 입구에 도착하자 직원이 입장료를 받았다. 1인당 10달러씩 내게 되어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골드 에이지 카드(국립공원을 무료로 통과할 수 있는 카드, 우리나라로 치면 경로우대증 같은 것)를 내밀자 지도 두 장을 주며 통과시켜 준다.
롱마이어 캠프장을 지나 파라다이스 지구로 올라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곧 눈으로 바뀌었다. 이곳은 미국 본토에서 유일하게 빙하와 만년설이 존재하는 곳으로, 미국 내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기도 하다. 매년 15m 정도의 눈이 내리는데, 1971년 겨울에는 28.5m의 눈이 내린 적도 있다고 한다. 이 기록은 지구상의 공식 기록으로는 가장 많은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나라다(Narada) 폭포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고 바로 파라다이스 방문객 센터로 올라갔다. 눈이 많이 내렸지만 도로 바닥에 열선을 깔아놓아 큰 무리 없이 갈 수 있었다. 원래 파라다이스 방문객센터 앞 주차장은 광활한 산 아래 조망과 정상부를 볼 수 있는 좋은 포인트지만, 눈이 너무 많이 내려 바로 앞차도 볼 수 없는 지경이었다. 방문객센터는 이제까지 보아온 것들 중에서 가장 크고 시설도 최고였다. 멋진 경치를 바라보며 차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과 극장, 서점, 전망대가 있고, 이곳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도 있었다.
이것저것 구경하며 눈이 그치기를 기다렸으나 눈이 계속 내려 일단은 레인저 사무실을 방문하기로 했다. 방문객센터가 일반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이라면, 레인저사무실은 순전히 레이니어를 오르기 위해 찾은 클라이머를 위한 공간으로, 방문객센터 오른쪽 뒤편에 있으며 마치 우리나라 옛날 시골 우체국 같이 생겼다.
레이니어를 오르려면 이곳에 반드시 신고해야 하는데 입산신고서와 입산료(1인당 30달러)를 제출해야 한다. 입산료는 강제징수가 아니지만 조난 시를 대비한 보험금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내야 한다고 레인저가 말해 주었다. 레인저가 자리를 비우거나 근무시간이 아닐 경우에는 입산신고서와 입산료를 비치된 봉투에 넣어 우체통 같은 곳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레인저 사무실 앞 주차장에는 수많은 SUV 자동차와 스키어, 클라이머들이 몰려 있었는데, 모두들 눈이 원망스러운 듯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며 눈이 멈추기를 기다리고 있는 눈치였다. 우리도 점심을 먹으며 눈이 멎기를 기다렸으나 바람만 더욱 거세질 뿐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배낭 안에서는 잘 손질해 둔 겨울장비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끝내 햇빛 한 번 못보고 배낭 속에서 분을 삭여야 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산 아래로 내려온 일행은 롱마이어 근처에 있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느라 잠시 멈추어 섰다. 들판에는 강렬한 봄빛과 넓은 초원이 빛나고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지만, 레이니어 주변은 아직도 검은 먹구름이 덮고 있었다. 우리는 주유소 유리창에 붙여놓은 레이니어 포스터를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글·사진 한형석 한국산서회 회원 hshan@kolon.com.
[올림픽 국립공원 솔 덕 리조트 정보] 온천은 5월12일부터 10월 말까지 개장
솔 덕 리조트는 시애틀에서 177km, 타코마에서 225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대중교통편이 없다. 따라서 시-텍(Sea-Tac) 국제공항에서 차를 빌려 가는 게 좋다. 렌터카는 소형차 기준으로 1일 80~100달러이고, 미리 예약하거나 회원일 경우는 이보다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
공항에서 5번 남쪽 고속도로를 타고 타코마를 거쳐 올림피아까지 가서 101번 남쪽 고속도로로 갈아타기만 하면 된다. 후드 케널, 허리케인 리지, 포트 엔젤리스, 초승달 호수, 솔 덕 리조트 모두 입구가 101번 도로변에 있으므로 절대 길을 잃어버릴 수 없다(솔 덕까지 공항에서 약 4시간).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올림픽 국립공원의 여러 리조트를 접할 수 있다. 포트 엔젤리스는 국립공원 본부가 있는 곳으로, 반드시 거쳐가야 한다. 다양한 정보와 사진, 지도를 구할 수 있다. 캐나다 빅토리아까지 가는 배도 이곳에서 출발한다.
온천은 5월12일부터 10월 말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장하며, 10월에는 오후 8시까지만 문을 연다. 온천 이용료는 성인기준 10.25달러지만, 캐빈 투숙객은 무료다.
이곳에는 20동 정도의 통나무 캐빈이 있는데, 수세식 화장실, 전기난방, 두 개의 더블 침대와 냉장고가 기본사양이고, 취사 불가능한 캐빈은 2인1실 기준으로 112달러, 취사가능한 캐빈은 132달러, 4세 이상의 어린이부터 1인당 20달러를 더 내면 된다(캐빈 1동당 4명 사용). 3세 이하의 아기는 무료이나 애완동물을 데리고 올 경우 10달러를 더 지불해야 한다. 모터 홈(캠핑카)을 가지고 올 경우 야영장 비용은 1대당 20달러. 식당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열며, 현지에서 나오는 다양하고 맛있는 재료로 요리를 해준다. 맛도 수준급이다.
캐빈 예약은 선금을 지불해야 하는데 48시간 이전에 이메일이나 전화로 취소할 경우는 전액 환불된다. 그 기한을 초과해서 취소할 경우는 캐빈과 야영장 모두 8달러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자세한 내용은 www.northolympic.com/solduc 참조. 문의전화 360-327-3583, 팩스 360-327-3593. 이메일 pamsdr@AOL.com.
[레이니어 파라다이스 지구 정보] 정상 등반객은 레인저사무실 꼭 들러야
타고마로에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706번 도로로 갈아타면 한번에 롱마이어까지 갈 수 있다(약 2시간). 시-텍(Sea-Tac) 국제공항에서 레이니어까지 셔틀버스가 6월부터 9월까지 운행되나 중간에 멈추지 않으므로 식료품이나 연료를 사기 불편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항에서 차를 빌려 타고 오다가 도로변에 있는 대형 할인매장에 들러 식량과 연료를 구입하는 방법이다. 도로변에는 할인매장이 많은데 우리나라보다 값은 좀 비싸지만 화이트가솔린이나 부탄가스 등을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
야영이나 캠핑은 롱마이어와 쿠거 록에서 할 수 있으며, 파라다이스 관광객센터 뒤의 파라다이스 인(Paradise Inn)이 5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개장한다. 롱마이어와 쿠거 록 주변에는 이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수많은 트레일 코스가 있다. 넓은 초원을 걸으며 흰 눈을 머리에 얹은 레이니어를 감상하려면 이곳에 숙소를 정하거나 야영을 해야한다.
만일 레이니어 정상을 등반하려면 파라다이스에 있는 레인저사무실을 반드시 들러야 한다. 5월31일부터 10월6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열며, 금요일에는 오후 7시까지 사람이 나와 있다. 초행일 경우 이곳에서 가이드를 소개받을 수 있다. 레인저사무실 전화 360-569-2211 교환 2314.
파라다이스 방문객센터는 레이니어에 관한 모든 것을 안내받을 수 있는데, 5월1일부터 6월11일까지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하며, 6월12일부터 10월6일까지는 매일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전화 360-569-2211 교환 2328. 레이니어 홈페이지 www.npa.gov/m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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