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5쪽)
기독교로 개종한 이교도 출신의 나이 지긋한 검은 무어인 오셀로가
베니스 출신의 기독교를 믿는 어린 백인 여성 데스데모나와 결혼하였다.
이 한 문장에 <오셀로>의 모든 비극이 담겨 있습니다.
황혼을 바라보는 총각 장군과 갓 스물이 넘은 처녀.
흑인(무어인)과 백인.
이교도 출신과 기독교 출신.
변방(무어지방, 즉 북아프리카) 출신과 중앙(베니스)의 본토박이.
그렇습니다. 사회적 통념상 수용하기 힘든 결혼입니다.
그러나 아버지(장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국 두 사람은 맺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고들 하는가 봅니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사랑을 그냥 눈뜨고 보지 못하는 법입니다.
장군(오셀로)의 부관 경합에서 물을 먹고,
오셀로가 자기 마누라와 붙어 먹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사로잡히고,
(이 대목은 이야고 혼자만의 의혹으로 남을뿐 끝까지 밝혀지지는 않습니다.)
황금에 눈이 멀어 살인마저도 서슴치 않는 악의 화신 이야고가
(이런 사랑을 그냥 눈뜨고 보지 못하는) 세상을 대표하여 두 사람의 사랑을 시험합니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지순한 사랑
이야고의 간교한 계략
(단순.무식.과격한) 오셀로의 질투
데스데모나의 죽음과 오셀로의 자결
소재적 인물 내지는 대상화된 주인공 오셀로와 데스데모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죽음으로 내몰고 마는 야누스적 인간 이야고
<오셀로>를 이끌고 가는 진정한 힘이었습니다.
(영국 BBC 드라마)
(런닝타임 204분)
이야고의 계략에 빠져 데스데모나가 자기를 배신했다고 믿는 오셀로.
게거품 물며 흰자위가 뒤집히는 광기에 몸부림치는 오셀로를 보여준 안소니 홉킨스
배우란 그런 것이었습니다.
(런닝 타임 155분)
선배 로시니 선생의 <오텔로>를 의식해서 처음에는 제목을 '이야고'로 할 생각이었으나
6년간의 창작의 고통 끝에 자신감을 가지고
동명의 제목 <오텔로>로 발표한 베르디 선생의 말년의 역작 이었습니다.
아리아의 선율에 의존하는 대중성.상업성을 넘어
탄탄한 관현악을 바탕으로 극의 긴장감을 음악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호세 쿠라의 오텔로...노래와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습니다.
크라시미라 스토야노바의 데스데모나는 무난했지만,
라도 아타넬리의 이야고는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좀 더 다이나믹해야 하는데 너무 평면적이었다는 느낌)
실제 그대로가 아닌 상징화된 무대연출은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던 거 같고
배우들 동선이 불편했을 텐데도 뒷부분이 올라가도록 만든 경사진 무대...재미있었습니다.
오페라 자체에서도 설명되지 않고 원작에는 더더욱 없는 시커먼 고무 가면
뜬금없는 등장이었는데...풀지 못한 숙제였습니다.
(쉬어가는 코너)
BBC 가 불러낸 셰익스피어의 예술혼 The Shakespeare Collection(38disc) - 꼴랑 구만구처넌!
1.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 2. 뜻대로 하세요 / 3. 사랑의 헛수고 / 4. 맥베스 / 5. 존왕
6. 리어왕 / 7. 심벨린 / 8. 햄릿 / 9. 오셀로 / 10. 페리클레스
11. 한여름밤의 꿈 / 12. 끝이 좋으면 다 좋아 / 13. 로미오와 줄리엣 / 14. 말괄량이 길들이기 / 15. 법에는 법으로
16. 헛소동 / 17. 아테네의 타이먼 / 18.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 / 19. 베니스의 상인 / 20.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
21. 코미디 오브 에러스 / 22. 코리올라누스 / 23. 트로일러와 크레시다 / 24. 십이야 / 25. 태풍
26. 베로나의 두 신사 / 27. 리차드 2세 / 28. 겨울이야기 / 29. 리차드 3세 - 1 / 30. 리차드 3세 - 2
31. 헨리4세 - 1 / 32. 헨리4세 - 2 / 33. 헨리 5세 / 34. 헨리 6세 - 1 / 35. 헨리 6세 - 2
36. 헨리 6세 - 3 / 37. 헨리 8세 / 38. 줄리어스 시저
* 전 작품 한글자막 지원
- 구덕령 꽃마을에서 -
첫댓글 세익스피어 콜렉션 잼있겠네요~ 빌려주세요!!ㅋㅋ
부끄럽게도 내용은 모르고 제목만 아는 작품들이 수두룩... 봐야겠네요^^;
정 선생님만 그렇겠습니까...저 역시...ㅎㅎㅎ...
BBC 드라마...이거 한편씩 보는 재미가 은근합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대부분의 경우 런닝타임이 3시간 전후라는 거!
'이아고'의 간계에 타오르는 질투심을 억누르지 못한 채 '오델로'는 순결한' 데스데모나'를 죽이고 자신도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죠.학부때 졸면서 밑줄긋고 ,해석 한 기억이.. 오델로와 데스데모나의 결합은 사회의 진부한 통념도 뛰어넘는 사랑이었지만 한 인간의 '질투심'은 그러한 사랑조차도 일 순간에 무너뜨릴만큼 무서운 것인가 봅니다.사랑하는데 죽일 수 있다는것... 아이러니에요.
하지만, 질투할 줄 모르는 사람..... 매력없지 않나요 ?
'호세쿠라' 가 어떤 '오델로'를 표현했을지 흥미로와요.
오텔로역에 잘 어울립니다. 목소리가 강력하고 무거워서 드라마틱 테너에 어울립니다. 그리고 몸매(?)도 날씬하고 그을린 피부가 무어인 배역에 어울리죠.(확인하고 싶으면 직접 보시길..ㅋㅋ) 옛날 주세페 자코미니의 재레를 보는듯.. 서정적인 오페라보다는 영웅적인 오페라인 일 트로바토레나 아이다 오텔로등에 어울립니다. 다만, 최근 지휘를 하고 음반사업을 한다고 한눈을 팔아서 안타깝습니다.
이번 7월 정기모임때 서준님께 빌린 오텔로 DVD를 돌려드릴 건데...서준님께 부탁해서 빌려가서 보시고 8월 정모때 가져오시면 되겠군요...
네~~:) '세익스피어 콜렉션' 저두 줄 설께요~ 우선 '겨울이야기'부터...
서준님은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이 수영님은 28번 겨울이야기...모레 토요일 정기모임때 가지고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