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1장 9-10절
“너희 사랑이 지식과 모든 통찰력으로 더욱 더 풍성하게 되어, 선한 것을 분별하며, 또한 그리스도의 날까지 정결하고 흠이 없기를 나는 기도하노라.”
“내가 기도하노라, 너희 사랑을 지식과 모든 총명으로 점점 더 풍성하게 하사, 너희로 지극히 선한 것을 분별하며 또 진실하여 허물없이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르고.” (개역개정)
1. 9절의 한글 번역은 주어(‘너희 사랑을’)를 목적어로 번역하면서, 그 목적어를 취하는 주동사(‘풍성하게 하사’)의 주어가 하나님인 것처럼 보이게 만듦으로써, 의미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헬라어 문장에서 주어는 ‘너희 사랑’이고, 동사는 ‘풍성하다’(περισσευω; abound, 자동사)이다.
아이스데시스(αισθησιs; perception, insight)는 '총명'보다는 '통찰력'이 더 적절한 번역이다(NIV, NRSV).
말론 카이 말론(μαλλον και μαλλον; more and more; NIV, NRSV, ESV)는 시간적 의미의 ‘점점 더’가 아니라, 양적 의미의 ‘더욱 더’가 더 적절한 번역이다.
2. 10절의 한글번역은 다시 주어가 바뀌어 마치 ‘너희가 진실하여 허물없이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르도록’ 바울이 기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헬라어 원문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르는 것’이 주목적이 아니라, 그 날까지 ‘정결하고(ειλικρινηs; pure, sincere) 흠이 없기를(αποσκοποs; blameless)’ 사도 바울은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 한글번역을 따르면, 하나님께서 주어가 됨으로써 성도의 사랑을 포함하여 성도의 모든 행위와 행실이 수동적인 의미를 갖게 되는데, 반면에 원문에 따르면, 성도의 사랑을 포함하여 성도의 모든 행위와 행실이 능동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러한 사도 바울의 기도는 2장 12절 말씀과 연결되어 나타난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없을 때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 우리의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할 때 결정되지만, 그 완성은 주님의 재림 때 성취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날까지 우리는 날마다 계속하여 우리의 구원을 이루는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것이다.
바울신학에서 우리는 이러한 양면성을 직설법(indicative)과 명령법(imperative)이라는 용어로 정의한다. 예수를 믿을 때 우리는 구원을 받게 되지만(indicative),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고 주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우리의 구원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명령법; imperative).
구원에 있어서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우리의 신앙이 수동적이 되면,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이뤄지도록 기도하라는 주님의 기도가 간과될 수 있는 여지가 남는다.
▶ 오늘도 구원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에서,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모든 통찰력으로 더욱 더 풍성하게 되어, 선한 것을 분별하며, 또한 그리스도의 날까지 정결하고 흠이 없게 해 달라”는 사도 바울의 기도를 이 아침 여러분께 드립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