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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1 (월) 윤석열의 입, 이동훈 열흘만에 사퇴… 사실상 경질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이동훈 대변인이 6월 20일 사퇴했다. 임명된 지 10일만이다. 이동훈 대변인은 지난 6월 18일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을 했지만, 이후 윤석열 전 총장이 “정해진 바 없다”는 취지의 직접 메시지를 냈다. 이 때문에 이동훈 대변인의 사퇴는 윤석열 전 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사실상의 경질로 해석된다.
이동훈 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통해 기자들에게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함께 선임됐던 이상록 대변인은 SNS 메시지로 “윤석열 전 총장은 6월 18일 저녁 두 대변인을 만나 국민 앞에 더 겸허하게 하자고 격려했으나, 6월 19일 오후 건강 등의 사유로 더는 대변인직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동훈 전 대변인의 뜻을 “아쉬운 마음으로 수용했다”고도 했다. 이동훈 전 대변인의 사퇴는 사실상의 경질로 해석된다. 이동훈 전 대변인은 지난 6월 1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진행자가 ‘국민의힘 입당은 당연한 걸로 받아들여도 되느냐’고 묻자 “네 그러셔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윤석열 전 총장은 이동훈 전 대변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입당 여부는 (민심 투어) 그 이후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언론과 통화해 직접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문제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고도 했다. 대변인을 통해서만 입장을 내고 번복하는 과정도 대변인을 통하면서 ‘전언 정치’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역 앞둔 육군 장교 10여명… 밀린 휴가 반납, "휴가보다 임무"
육군 장교들이 전역 전 휴가를 반납하고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목된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적게는 11일, 많게는 42일까지 쌓인 휴가를 포기하고 임무 수행 의지를 밝혔다. 6월 20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 장교 10여 명은 오는 6월 30일 전역을 앞두고 남은 휴가를 모두 반납했다. 이 중 육군 5사단 독수리여단 수색중대 소속인 손건 중위는 전역 전 휴가 42일을 자진 반납한 후 최전방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에서 GP장 임무를 전역 전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손건 중위는 "GP장은 전방 감시 및 작전태세를 상시 유지하고, 적의 도발이나 귀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작전을 지휘하는 중요한 직책"이라며 "소위 때부터 동고동락한 소대원들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생각에 휴가를 반납했다"고 전했다.
1사단 무적칼여단 공윤상 중위와 25사단 해룡여단 박동재 중위 역시 전역 전 휴가를 반납하고 최전방 경계부대 소대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임무에 매진하기로 했다. 전역 후 경찰이 되기 위해 준비 중인 박동재 중위는 21일의 휴가를 반납햇다. 그는 "전역 후에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보이며 "대한민국 1%만 근무할 수 있는 최전방 GP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임무를 수행하며 부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오히려 영광"이라고 휴가 반납 이유를 전했다.
28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교관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문보영 중위와 윤택한 중위도 전역 전 휴가를 각각 11일과 16일씩 반납했다. 구급법 과목 교관을 맡고 있는 문보영 중위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바쁜 부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전역 후 현역재임용 제도를 통해 재입대해서 군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37사단 중원여단 김병수 중위도 전역 전 휴가를 반납하고 코로나19 방역 지원 현장에 자원해 일선 현장에서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병수 중위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파견을 자원해 총 6개월 동안 코로나19 방역 현장을 지켰다. 김병수 중위는 "코로나19 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 군인으로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전역을 연기하고 계속 임무를 수행하고 싶지만, 규정상 제한되는 부분이 아쉽고, 전역 후에도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이어가고 싶다"고 언급했다. 군 일각선 코로나19 사태로 장교들의 휴가가 밀리게 되며 이달 중 일부 지휘 공백을 우려했지만, 맡은 임무를 끝까지 수행해주는 장교들 덕분에 부대 운영에 차질이 줄었다며 안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함양 지리산 자락 100년 넘는 천종산삼 발견… 1억2000만원
경남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 자락에서 자연적으로 자란 ‘천종산삼’ 8뿌리가 발견됐다. 6월 20일 한국전통심마니협회에 따르면 함양군에 지내는 약초꾼 정모씨(65)가 지난 17일 지리산 자락에서 4대에 걸친 천종산삼 8뿌리를 발견했다. 1대(모삼)·2대·3대 산삼 각 1뿌리, 4대(자삼) 산삼 5뿌리로 총 8뿌리 가족 삼이다. 8뿌리는 총 2.3냥(86g)이며, 1억2000만원으로 감정됐다. 1대삼은 뿌리 길이만 52㎝로 무게는 1냥(37.5g), 수령은 1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2대는 70년 이상에 15g △3대 50년 이상에 7.5g, △나머지 4대는 모두 20년 이상에 26g으로 파악된다.
천종산삼은 200여년 전 조선시대 당시 자연 퇴비로만 기르던 인삼 가격과 금 시세를 고려해 값어치를 정하던 옛날 감정방법을 그대로 도입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의 천종산삼과 비교하면 비교적 그 값이 싸다는 평가다.정형범 한국전통심마니협회장은 중국에서는 100년 이상 된 천종산삼이 6~7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섬유질이 많아서 삼키질 못한다고 부언했다. 우리나라 산삼은 중국산삼과 달리 단맛이 강하고 박하향이 나 품질이 더 좋으면서도 저평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 함양군 지리산 자락에서 4대에 걸친 가족 천종산삼이 발견됐다. 6월 20일 한국전통심마니협회에 따르면 함양에 사는 약초꾼 정모(65) 씨가 지난 6월 17일 마천면 지리산 자락에서 천종산삼 8뿌리를 발견해 감정을 의뢰했다. 이 천종산삼은 4대를 이어온 가족 산삼이다. 뿌리 길이 52cm에 어미 삼(모삼)의 무게는 1냥(37.5g)에 이르고, 수령은 100년 이상으로 추정됐다. 자삼(아기삼) 5뿌리도 수령이 2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8뿌리의 총 무게는 2.3냥(86g)으로 감정가는 1억2천만원이 책정됐다.
이 가족 산삼은 짙은 황색에 형태가 빼어나며 뇌두(산삼 머리) 부분이 세밀하다. 산삼의 감정가는 200년 전 조선시대 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는 자연의 퇴비로만 기르던 인삼가격과 금 시세를 적용한 과거방법을 현재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정형범 한국전통심마니협회장은 "올해 들어 1냥이 넘는 대형 산삼만 5회 이상 감정의뢰가 들어올 만큼 산삼발견 횟수가 늘었다"며 "지난해 폭우와 폭설 등으로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던 산삼이 충분한 수분 공급으로 잘 자라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방명록'으로 돌아 본… 손 글씨 상실의 시대
'0선 · 30대'로 제1야당의 수장으로 선출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그의 손글씨도 화제가 됐다. 1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남긴 필체 때문이다. 언론뿐만 아니라 정치권, 국민들의 시선이 이곳에 꽂혔다. 공책과 연필보다 컴퓨터·태블릿PC·스마트폰에 더 익숙한 "전형적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필적"이라는 여론이 뒤따랐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한 기준이라던 '신언서판(身言書判)'이 소환됐고, 이는 MZ세대의 무구를 비꼰 '꼰대 문화'로 비판됐다.
손글씨 하나가 불러온 파장은 대단했다. 글씨체 하나로 세대 간 의견이 갈리거나, 이념 간 해석이 달라졌다. 이러한 반응은 어쩌면 정보기술(IT) 사회의 도래에 필체를 잊고 살았던 우리의 무관심이 머쓱해서일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실시된 원격수업도 학생들에게 디지털 장치에 더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어느 시점에는 손글씨와 작별하는 날도 마주하게 될지 모를 일이다. 분명한 건 이 대표의 필체는 사라져가는 손글씨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다는 거다. '키보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시금 필기의 상실 시대를 환기시켰다.
♣ "죽어가는 분야, 필기체… 아이들이 서명은 할 수 있어야"
"테일러, 그래미상 축하해요. 항상 응원해줘서 감사해요. 당신과 당신 가족에게 사랑을 보내요. B" 지난 3월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동료 가수 비욘세가 보낸 꽃다발과 손편지였다. 제63회 그래미어워즈에서 스위프트는 '올해의 앨범상'을 받았고, 비욘세도 '베스트 R&B 퍼포먼스' 등 4개의 트로피는 거머쥐었다. 두 사람은 서로 축하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정작 언론이 주목한 건 비욘세의 필체였다. 미 언론들은 "스위프트 덕분에 비욘세의 멋진 필체를 엿볼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비욘세의 동글동글한 손글씨에 매료된 듯 보였다. 오랜만에 마주한 스타의 필체에 반가움을 표시한 것이다. 미국에서도 손글씨는 사라지는 영역이다. 특히 필기체는 "죽어가는 분야"라고 할 정도로 미국 교육에서 등한시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지역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필기체가 다시 등장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메인주(州)의 한 작은 학교에서 필기체가 부활해 유지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드랜드 마을의 통합학교(초등학교)에서는 전국 유치원생부터 공·사립학교 8학년까지 참여할 수 있는 '전국 필기체 대회'에서 두 명의 학생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 주인공은 이 학교 3학년인 앨리슨 그레이스 세인트 피터와 7학년인 크리스천 베르거스다. 세인트 피터는 3학년 중 전국 챔피언이 됐고, 자폐증을 앓고 있는 베르거스는 특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심사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필기체 수업이 사라지는 미국에서 이 같은 성적은 눈에 띌만하다. 사실 미국은 2010년 학년별로 필수적으로 배워야 할 사항을 정해놓은 가이드라인인 '커먼 코어(Common Core)' 표준에서 필기체 교육을 초등학교 의무 교육에서 제외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났지만 메인주를 비롯해 텍사스·오하이오·일리노이주에선 필기체 교육 과정을 초등학교에 다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우드랜드 통합학교에서는 1학년 때부터 필기체 수업을 하고 있다.
크리스천의 어머니 사샤 모리셋은 아들의 수상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모리셋은 "크리스천의 수상은 자폐아를 둔 부모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며 아들이 상을 받은 이후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다고 전했다.그는 "필기체 학습을 통해 아들의 기억력이 놀랍다는 것과 사물을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철자를 보고 머릿속에 그려넣은 뒤 멋진 글씨로 변형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앨리슨의 어머니이자 이 학교 교사인 캐리 세인트 피터도 "미 전역의 학생들이 문서에 서명할 수 있는 능력을 잃고 있다"며 "필기체로 된 역사적 문서도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필기체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했다.
♣ 손글씨, 뇌 기능과 연결돼 있지만 "소멸은 불가피"
유럽에서 진보적인 학교 교육 방법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핀란드도 필기 교육과 작별을 고했다. 2014년 커리큘럼 개정으로 인해 필기 교육 가이드라인을 대폭 수정했다. 수기가 아닌 인쇄 및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교육 방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핀란드 교육청은 이러한 변화에 교사나 학생, 학부모들의 불만은 없다고 말한다. 필기하는 학습이 더 이상 많은 교실에서 이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핀란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생들이 앞으로 직장 생활을 하게 되면 거의 모든 텍스트를 컴퓨터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타이핑 기술이 더 중요해졌다"며 "오래된 손글씨는 나중에 읽기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은 학생들에 있어 간과할 수 없다. 뇌 기능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연구 결과들 때문이다. 실제로 미 워싱턴대의 연구에 따르면 손과 키보드로 글을 쓰는 동안 서로 다른 뇌 기능 활동을 보였다. 이 연구에 참여한 윌리엄 클렘 텍사스A&M대 신경과학 교수는 "과학자들은 필기체 학습이 인지 발달을 위한 중요한 도구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면서 "뇌 영상 연구에서는 필기하는 것은 키보드를 사용할 때 참여하지 않는 뇌 영역을 활성화한다"고 밝혔다.
카린 제임스·로라 엥겔하르트 인디애나대 교수는 미취학 아동에게 필기 경험이 두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취학 전 아동들에게 손으로 쓰거나, 키보드로 입력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글자를 익히도록 했다. 이후 자기공명영상(MRI) 스캐너에 누운 아이들에게 손과 키보드로 익힌 글자들을 보여줬다. 그 결과 아이들이 손으로 연습한 글자를 봤을 때와 키보드로 연습한 글자를 봤을 때 뇌 반응이 달랐다. 키보드로 익힌 글자를 봤을 때 작동하지 않았던 뇌의 일부가, 손으로 익힌 글자를 봤을 때 활성화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것은 필기 경험이 아이들에게 읽기와 쓰기를 완전히 익히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필기하는 일은 점점 사라지는 추세다. '필기의 역사와 불확실한 미래(The History and Uncertain Future of Handwriting)'의 저자 앤 트루벡은 "필기의 소멸은 불가피하다"면서 "아직 타자기가 있는 것처럼 필기체도 그렇게 남아 있을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종이와 펜만 있어도 심리적으로 안정이 됩니다. "50대 중소기업 대표 한모씨는 벌써 3년째 노트와 펜을 끼고 산다. 여느 경영자들처럼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늘 가까이 있지만 '키보드 시대'를 격렬하게 밀어내고 있다고 한다.
일부러 노트에 펜을 꾹꾹 눌러 글자를 적는다. 그의 취미생활이기 때문이다. 한씨는 성경책을 시작으로 '탈무드', 윤동주 시집 등 20여 권의 책을 직접 손으로 옮겨 적었다. 사전적 의미로 베끼어 쓴다는, 필사(筆寫)가 바로 그의 취미다. 한씨의 손은 한시도 쉬지 않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회사건 집이건 가리지 않고 손을 움직이고 있다. 단 10분의 짬만 있어도 노트와 펜을 꺼낸다. 그는 현재 회사에선 시집을, 집에서는 소설책을 필사 중이다. 키보드 시대는 손글씨를 사망케 했다. 필사는 손글씨의 부활이다. 한씨처럼 취미생활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진 '미라클모닝'의 필수 코스로 등장하는 등 손글씨가 필사로 진화하는 듯 보인다.
대학생 유정아(26·가명)씨도 새벽 5시에 일어나는 '미라클모닝족'이다. 그에게 필사는 마음을 다잡아주는,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작업이다. 유씨는 "매일 새벽 20분씩 필사를 하는데, 그 시간 만큼은 '불멍(장작불을 보며 멍하게 있는 것)' 하듯 온갖 잡생각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필사는 고전적인 독서법으로 긴 역사를 지녔다. '모비딕(1851)'의 미국 작가 허먼 멜빌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수도 없이 필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는 200번 넘게 필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가들의 필사는 좋은 글쓰기를 위한 욕망이었다. 윤동주 시인도 백석 시집을 필사한 것으로 전해지며,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역시 "오늘도 일곱 자루의 연필을 해치웠다. 필사하시라. 지금 당장"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필사는 정신수양을 위한 역할로 발전했다. 글씨체를 교정하거나 문장 구조·표현을 익혀 글쓰기에 도움을 받으려는 목적보다 커졌다. '필사의 기초(2016)'의 저자 조경국은 "필사의 매력 중 첫 번째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 시간 동안은 나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것에서 독립할 수 있다"고 책에 썼다.
♣ 손글씨의 미래… 준비 운동이 필요할 수도
앞으로 제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필기를 위해서 준비 운동을 하게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쓰기에 영향을 미치는 학습 장애인 '필기 불능증(dysgraphia)' 아동들을 위한 교정 훈련을 보면, 손으로 글자를 쓰는 일이 얼마나 신중하고 어려운 작업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미국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사람과 치료 전문가들을 지원하는 다중 채널 플랫폼 애디튜드(ADDitude)는 "글쓰기를 위해서는 코어 근육과 팔, 어깨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필기는 자세 안정성과 운동 기술의 기초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자세 근육을 활성화하면 코어, 상체, 전반적인 신체 강도 및 안정성이 향상된다고 한다. 애디튜드는 "필라테스, 요가, 수영, 승마 등은 자세 근육을 활성화시켜 바른 자세로 앉을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고 조언한다. 어깨와 팔, 손의 힘을 키워주는 운동도 중요하다. 한자리에 앉아서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어깨와 팔의 힘을 기르기 위해선 놀이를 통한 운동이 좋다. 애디튜드에 따르면 공이 앞뒤로 추진되는 2인용 장난감인 '줌 볼 플레이'나 정글짐, 미끄럼틀 등 놀이터에서 올라탈 수 있는 놀이기구, 역도 같은 무게감 있는 기구를 들어 올리는 운동이 안성맞춤이다.
손의 힘과 지구력을 위한 시도도 무시할 수 없다. 점토나 찰흙을 이용해 손의 힘을 길러주고, 작은 구슬 꿰기 같은 놀이는 지구력과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필기구는 크기가 작을수록 좋다고 한다. 아이들에게는 짧은 연필이나 크레파스, 분필 등 손으로 잡기 쉬운 작은 물건의 사용을 권한다. 이들 물건에 색테이프나 고무줄을 이용해 손가락 끝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표시해두면 더욱 효과적이다. 형광등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글씨를 쓰는데 초점을 방해할 수 있어서다. 대신 따뜻한 LED조명, 백열등 또는 확산된 자연광으로 바꾸면 글쓰기가 훨씬 수월하다. 애디튜드는 "글쓰기는 단지 종이에 연필을 놓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신경 근육, 운동, 인지, 지각 그리고 언어 능력의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조국 '서울대 부끄러운 동문'… 3년 연속 1위, 윤석열 1%로 14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서울대생이 뽑은 '2021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 투표에서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조국 전 장관은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게 됐다. 6월 20일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따르면 지난 6월 12일~18일 일주일간 진행된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에서 충투표수 1369표 중 조 전 장관은 1274표(93%)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번 설문조사에 이름을 올린 후보는 총 22명으로,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언론 노출 빈도와 추천에 따라 선정했다고 스누라이프는 밝혔다. 회원 한 명당 총 4명까지 중복투표가 가능하다. 조국 전 장관에 이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681표(49%)를 얻어 2위를 차지했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51표(47%)를 얻어 3위에 올랐다.
성추행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나 재판을 받고 있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408표(29%),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장관은 392표(28%)로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와 김명수 대법원장, 이낙연 민주당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그 뒤를 이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5% 이상 득표율을 올렸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4표를 받아 1%에 그쳤다.
스누라이프에서는 투표 결과를 두고 "서울대 역사를 새로 쓴 조국 " "투표 하나마나 아닌가" 솔직히 조국 (전 장관) 고정에 나머지 3명을 누구 넣느냐 싸움이기 때문에 슬슬 조국 (전 장관)은 명예의 전당에 올려야 한다고 생각함" "전체 설문자수를 보려면 조국 투표수를 보시면 됩니다" "상 이름을 올해의 조국상으로 바꾸는게 어떨까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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