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
배우 권해효(몽당연필 대표)
일본사회 속에서 차별받으면서 우리말과 글을 지켜온 조선학교 … "어떤 곳인지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이하 몽당연필)은 오는 5월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서 문화살롱 '치마저고리'를 마련한다. 일본 내 조선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몽당연필 대표 권해효는 대중에게 친근감을 주는 배우로, 10여년전부터 조선학교와 인연을 맺어왔다. 그는 “조선학교가 어떤 곳인지 알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카톨릭뉴스 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국 사회에서 재일 조선학교와 관련된 활동이 1990년대부터 진행되고,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교류가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권 대표는 2002년부터 조선학교에 대해 알게 됐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원 활동에 동참하면서, 2007년 개봉한 영화 <우리 학교>의 김명준 감독과도 인연을 맺었다. 결정적으로 2011년 3월에 일어난 대지진은 그간 흩어져 있던 조선학교와 교류하는 단체들을 모았고, 권해효 대표는 가수 이지상, 안치환 씨와 함께 ‘몽당연필’ 공동대표를 맡았다.
“통일과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지진 피해라는 탈정치적 상황이 벌어졌지요. 금전적인 도움이 일단 절박했지만, 도움을 넘어 65년간 일본 사회에서 우리말과 문화를 지켜온 조선학교의 존재와 그들의 고통에 대해 알림으로써 또다른 응원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권대효 대표는 지진이 일어난 다음 주부터 공연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2년간 꼬박 19번의 공연을 이어갔다. 서울의 소극장 공연이 12번, 각 지역 순회공연과 일본 도쿄 공연이 있기까지, 회원들은 물론,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했다. 기업체를 통해 목돈을 지원받을 수도 있었지만, 모금액 3억여 원은 그렇게 십시일반으로 마련됐다.
조선학교의 가치에 대해서 권해효 대표는 이역만리 외국 땅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우리말을 배우고 한국에서 어느 누구도 추지 않는 우리 춤을 추는 모습을 보는 그 순간 마음이 뭉클해지게 하는 것을 가치있게 여겼다. 그리고 "다분히 파편화된 대한민국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잃어버린 우리에게 그들은 우리가 놓친 것들을 확인시켜 줍니다. 조선학교가 자기 자신과 그들의 부모, 차별받는 동포사회 속에서 구심점이 된다는 것을 알고 사는 아이들의 표정과 태도는 상당히 다릅니다."고 말했다.
현재 조선학교 구성원의 50% 이상이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라고 한다. 이들이 일본에 살면서 왜 조선학교를 다니고 있는가? 그것은 우리말과 글, 문화와 정체성을 지켜가고자 하는 열망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권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는 법적 · 도의적 책임을 갖고 응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동포세계신문(友好网報) 제293호 2013년 5월 25일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