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⑦②⑥
천천히
지금까지의 발걸음과 앞으로의
발걸음을 생각하면서
08.7.26
금강에서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며 두번째 혼자 걷기를 준비하던 나에게
나중에 읽으라며 조끼 주머니에 노란 쪽지 하나를 넣어주시던 대장님.
가슴 뭉클했던 저 한구절을 여적 잊지 못한다.
참 감사하고 행복했던 금강에서의 시간-
여유로운 마음으로 관공서에 들러 식수를 해결하고,
마트에 들러 아이스크림 스폰을 받은 뒤 가벼운 발걸음을 놀렸다.
짙은 물내음을 맡으며 금강을 따라 걷는데 빨간 철제다리가 보인다.
어~ 뭐지? 호기심이 일어 슬그머니 도로 아래로 내려갔더니
와~ 내 발 밑으로 금강이 흐르는 것이 아닌가!!
냉큼 가방을 내려놓고, 조끼와 모자를 벗어 던지고선
한참을 신나게 놀았다.
수질관계상 물에 들어가진 못했다
혼자 걷고 있지만은 시간을 고루 배분해 그늘에서 쉬어 가기도 하고
간간히 희진이, 수현이와 조우
대장님과 소영이, 아라가 돗자리를 펴놓고 점심식사를 하고 있길래
음료수도 축내주고, 바른 인사성 덕택에 과일장사하시는 아주머니께
복숭아도 얻어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은 윤기오빠가 사주신 카스타드와 포도맛 봉봉으로 해결
윤기오빠, 성원오빠에게서 우울한 오로라가 물씬 =ㅅ=
금산읍으로 들어서는 길목 오두막에서는 진우오빠와 이야기도
나누었다. 해맑은 미소, 자신감 가득한 목소리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일까?
문득 불안한 마음에 뒤를 돌아다 보기도 했고 머리속까지
시원해지는 작은 폭포들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기도 했다.
앞으로의 길, 정신적인 독립문제와 인간관계 형성에 대한 문제점들!
정리하면 할수록 단순해지고, 명확해지는 생각에 머리속이
가벼워졌다. 살아가면서 점점 복잡해져만 가는 머릿속을 어떻게
포멧시키면 좋을까? 늘 고민하던 내게 길 위에서의 시간이 많은
깨달음을 안겨준 것이리라.
내일 있을 대전 체육대회를 위해 이동중인 버스 안은
텁텁한 땀냄새로 가득하다.
까무룩~ 하게 잠이 들 찰나 어디선가 느껴지는 시선!
연희언니가 카메라를 들고 서 계신다.
언니, 저 보기보다 예민해요
중부대학에서 전 기수들을 만난 우리는 짐정리와 샤워를 마친 후
저녁식사를 위해 오르막길을 내려갔다.
다시 올라갈거 생각하니 눈 앞이 캄캄하다.
맛있게 저녁을 먹고 선희의 "짝지 조심!"에 웃어가며 도착한
강의실에서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되었다.
다양한 기수분들 뵐 수 있어 반가웠답니다 ^^
10™ - ⑦②⑦
6시경 어김없이 울리는 병로오빠의 알람소리에 잠이 깼다.
다시 자려고 누웠는데 참말로 난감하다.
내 머리 맡에 코고는 사람들이 대거해있다. ㅜ_ㅜ
어쩔수 있나.. 잠을 포기하고 밤을 꼬박 샜다는 단비와 산책을 나섰다.
호기심 많은 단비 덕에 여기, 저기 구경도 다니고
수연이, 병로오빠와 잠시 대화도 나누었다.
어제 밤새도록 술로 달리셨는지 박스떼기 위에 몸을 뉘이신
마신 기억이 없는 빈 양주병이 보인다
선배기수들은 9가 넘도록 일어나지 못하신다.
대장님도 자리보존하고 누우셨다.
누군가 안쓰러워 침낭을 덮어줬다는데, 우리 대장님..
그새 많이 삭으셨다
하릴없이 뒹굴뒹굴~ 선배기수들과 얘기도 나누고, 명학이에게
타로점도 보면서 사람들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3시간 걸쳐 만들어진 아.점을 먹고 선배기수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유.시.간.
이 도래하였지만 이 몸은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우울한 처지!
일더미에 파묻치러 가야하는
다른 열기들은 신나게 계획을 짜고 있다 ㅜ_ㅜ
짐을 꾸려 진우오빠, 오현이, 민규와 함께 길을 나섰다.
민규는 1,350원으로 세 명의 교통비를 대신하였고, 창수와 함께
검은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할 수 있는 영광(?)을 얻게 되었다.
둘 다 그냥 검정색으로 합의보자
잠에 취해 있던 진우오빠는 말간 웃음을 지어보이며 바나나우유를
건네주셨고 서울 도착 후 오현이와 비빔밥을 먹었다고 한다.
[-중략- 너만의 여행을 즐기길 바래]
저녁무렵 진우오빠의 문자 한통!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한마디..
10™ - ⑦②⑧
여적 대전이네 =ㅅ=
마중나온 은장이
혜진이, 희진이와 잠시잠깐 데이트
성원오빠를 위한 흰 우유
열기들을 위한 카페인과 예감
10™ - ⑦②⑨
희진이는 렌즈 낀 나를 보고 어색하다며 계속 구박중이다.
혜진이는 어제, 아래 있었던 일들을 재미나게 조잘거린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혼자걷기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발표를 통해 서로 공유했다는 것이였다.
날도 더운데 뱅글뱅글~ 대전시내를 계속 맴도는 기분이다.
몇일간 즐거웠는지 우리 열기들은 활기찬 모습으로
연거푸 노래를 불러제낀다. 아침에 떠난 전기수를 제외한 나머지
기수들이 열기와 함께 걷고 계신다.
인원이 많으니 뭔가 있어보인다ㅋㅋ
복잡한 시내 사정으로 인해 조를 나누어 대전역까지 가기로 했다.
다들 지하상가로 내려갔지만 우리조는 원로님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지상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가기로 한다.
이 분 한시간 안에 롯데리아가 나오면 팥빙수를 쏘겠다고
자칭 원로님
호언장담하시더니 대장님께 롯데리아 없는 길로 가자며 뒷공작을
펼치시는가 하면, 목에 걸고 있던 수건이 떨어지자 "버려~" 과감하게
외치시다 지나가시던 친절한 시민의 도움으로 가벼워진 몸을 다시
무섭게 만드셔야했다. 게다가 ㅜ_ㅜ 시원한 지하상가를 놔두고
대전역까지 쏟아지는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걷게 하셨지만..
재미는 있었다. 그치, 주희야?! ㅋㅋㅋ
은장이와 점심을 사기 위해 본대와 떨어져나왔다.
양손 가득 쿨피스와 빵을 사들고 나왔는데 아차!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됐다. 본대가 쉬고 있을 법한 학교가 보이지만..
들어가서 찾을 엄두는 나지 않는다.
"은장아~ 전화 좀 빌려봐!"
숙소 구할때나, 히치할땐 심하게 말을 더듬는 은장이이지만
전화는 잘 빌려온다. 짜식~ 고생했어
우암사적공원에 도착, 남은 전기수들이 떠났다.
3시 13분.. 잠든 열기들의 바라보며 수기장을 펼쳐들었다.
고즈넉한 명숙각의 풍경과 구름 한점 없는 파른 하늘,
따스히 내리쬐는 햇살까지..
어떠한 상념도 끼어들 틈 없이 평화롭기만하다.
배고프다.
숙소와의 거리가 먼 탓에 마트 앞에 진을 치고 빵과 음료를
먹어야했다.
현주 어머님이 오셔서 고기양념을 만들어 놓으셨다는데..
오늘 안에 먹을수 있을까?
희진이는 감기 기운이 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