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라백] 군인에게 삼가야 할 '금기어'가 있으니 바로 "요즘 군대 많이 편해졌다"이다.
내무생활 환경이나 장비, 식사 등이 대폭 개선된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고 TV 예능프로처럼, '캠핑'처럼, '수학여행'처럼 마냥 즐거울리는 없다.
사병이든 간부든(부사관 포함)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허덕인다.
6.25전쟁 때 쓰이던 수통이 아직도 굴러다는 말이 그저 여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1년간 발생한 군인·군무원 사망사건은 총 147건이다.
사망 원인으로는 '극단 선택'이 66건(44.9%)으로 가장 많았고, 병을 얻어 죽은 경우는 54건(36.7%)이었다.
가장 많을 것 같아 보였던 '사고사'는 27건(18.4%)에 그쳤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위험해서, 군에서 죽어나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군을 전역한 대부분의 남성들에 있어 군대는 인생의 가장 큰 '트라우마'로 남는다.
제대 후에도 수년간 군 입대하는 꿈을 꾸고 '가위 눌림'에 시달린다.
'무용담'처럼 과장된 '군대에서 축구 찬 이야기'를 나누며 추억을 회고하지만, '빼앗긴 청춘'이라는 피해의식은 여전하다.
사회로부터의 고립, 상명하복의 명령체계, 내무생활에서 겪는 선후임간의 심리적 갈등 등을 겪으며 마음속에 생채기를 남긴다.
고 변희수 하사나 이예람 중사처럼 상대적 약자나 성소수자의 경우엔 고통이 더욱 심했을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이 13일 비자 발급 소송 2심에서 스티브 승준 유(Steve Sueng Jun Yoo)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에서 이대로 형이 확정될 경우 유씨는 그동안 고대하던 한국땅을 밟을 수 있게 된다.
머리 아픈 법리해석은 넘어가자.
확실한 것은 법무부와 외교부(비자 발급을 거부한 미국 총영사관)의 냉정함과는 달리 법원의 판단에는 '관용'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유씨에 있어 모국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 때문에 그의 한국행은 '귀국'이 아니라 '방문'일 될 것이다.
군대 빼먹고 '빤스런'했다가 '눈물쇼'까지 해대며 징징거리더니, 결국 소원성취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익'보다 '공정'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 병무청의 입장. 누구는 군대를 두 번이가 다녀왔고(싸이), 누구는 맴버들이 돌아가며 현재 '순환 복무' 중이다(BTS).
심지어 BTS는 문화화예술활동 기여 공로로 '면제 혜택'을 줘야한다는 여론까지 있지 않았던가. 뻔뻔한 얼굴로 공항 입국문에 들어서는 유씨를 보고 젊은이들이 느낄 그 박탈감을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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