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슬기, 지혜를 나타내는 '지'(智)자는 '알 지'(知)자 밑에 '날 일'(日)자가 붙어 있다.
지(智)는 두가지 뜻이 있다.
어제는 몰랐는데 오늘은 알게 되고,
오늘은 모르지만 내일은 알게 되듯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앎이라는 것이 첫 번째 뜻이다. 달이나 반딧불 같이 희미한 불빛이 아니라,
태양처럼 빛나는 앎이라는 것이 두 번째 뜻이다.
그런데 그 슬기는 어떻게 얻어질까?
"슬기란 말하고 싶을 때마다 그것을 참고,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보낸
평생의 시간에 대한 값진 보상이다."라는 말이 있다. D.라슨의 말이라고 한다.
내가 말하고 싶을 때 그것을 참고 남이 가진 슬기를 내 안에 받아들이는 마음이 참으로 필요하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점심시간이 2시간이었다고 한다. 밥상 차리기가 무섭게 10분도 안되어서 후다닥 먹어 치우는데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리둥절할 것이다. '무엇을 얼마나 먹길래 두 시간이나 걸릴까? '하고 말이다.
두 시간의 비밀은 손님과 대화.
칸트는 날마다 점심때면 사람들을 초청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하느라 시간이 그렇게 필요했다고 한다.
누가 더 많이 얘기했을까?
당시에 칸트는 이미 유명했던터라 칸트가 더 많이 말을 했을거라 생각하겠지만 그 반대였다고 한다. 그에게 손님들이 말을 많이 한 이유가 뭘까?
자신의 이야기가 유명한 철학자의 사상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더 중요한 이유는 역시 남의 말을 귀 기울일줄 아는 칸트의 슬기로움 때문이었다.
전체,일체라는 말을 아는가?
전체,일체가 무엇일까?
무엇을 일체라 하는가?
일체,전체를 크게 주관과 객관 둘로 나눌 수 있다. 주관은 초기경전에 의하면 눈, 귀, 코, 혀, 몸,뜻 (眼耳鼻舌身意)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다. 물론 객관은 감각기관의 여섯 감각 대상이다.
보이는 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고, 냄새나는 대로 맡으면 번뇌가 없어지고 자유로워지며 평화로워지고 행복해진다.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여섯 기관을 잘 다스리라 하였는데, 눈보다 귀를 잘 다스리는 것이 더 큰 효능이 있다고 하였다.
『능엄경』에서 말씀하신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耳根圓通)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 모든 소리가 잘 들린다는 뜻이다. 무슨 소리일까? 소원의 소리다.
중생 각자가 지닌 소원의 소리를 다 들어주는 것이다.
이쁘다고 들어주고 밉다고 들어주지 않는 것이 아니다. 맘에 든다고 들어주고 들지 않는다고 들어주지 않는 것이 아니다.
마치 바다가 내는 소리를 다 듣는 것과 같다해서
해조음(海潮音)이라 한다. 바닷물소리 곧 파도소리를 빠짐 없이 듣는 수행을 하는 곳을 조음동(潮音洞)이라 한다. 중국 항주 보타낙가산의
조음동과 한국 양양 낙산사 홍련암의 조음동이
유명하다. 홍련암 법당 마루에 덮힌 자그마한
뚜껑을 열어보면 짐작할 수 있다.
잘 듣는 노력이 꼭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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