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미국인들의 애국심은 세계 어느 나라의 그것보다 강하다. 일상 속에서는 무심한 듯 보이다가 국가적 위기의 사건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United we stand” 라고 외치면서 일치 단결된 모습으로 미국 전역에서 일반 대중들의 마음속에 애국심이 불일 듯 일어난다.
세월이 꽤 지났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의 심장부에서 터진 사상 초유의 테러 이후로 더욱 그러했다. 거의 80%에 가까운 사람들이 전쟁을 외쳤고, 복수심에 불탔다. 또한 미국은 하나가 되었다.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는 애국심의 표현이다. 성조기는 미국인들의 생활 속에 표현되는 애국심이다. 911사태 이후 순식간에 성조기가 품귀현상이 일어났고, 성조기를 생산하는 중국의 공장들은 일손이 달려 철야하며 몇 달을 보냈다고 한다.
미국 어디를 가나 성조기가 펄럭인다. 풋볼이나 농구 경기장에서도 미국인들은 성조기를 들고 응원하며,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성조기가 새겨졌다. 심지어는 학교에서는 어린 초등학생들에게도 성조기 스티커를 나누어 주며,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한다. 애국심은 애국심을 넘어서 미국의 문화적 현상이 되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7월 6일 24시를 기해 중국 제품 340억 달러에 대해 25% 관세부과를 실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340억 달러의 중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뒤 2주 이내에 추가로 160억 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단 모두 500억달러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500억 달러는 중국의 대미수출액의 10분의 1 정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만약 중국이 미국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산 제품 5000억 달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중국의 연간 대미 수출 규모가 5055억달러이니 모든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얘기다. 1차로 추가관세가 매겨진 부분은 전자와 원자재 위주이지만, 만약 더 필요하다면 소비재에 까지 추가관세를 부과해 중국제품의 경쟁력을 상실시키겠다는 것이 중국측 대응에 관한 전략이다. 즉 전면전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자존심 강한 중국도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중국은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China Daily)를 동원, 똑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말대로 5천억 달러에 대해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은 미국의 상대가 될 수 없다.
2017년 중국의 대미 수출 규모는 5055억 달러에 달했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액은 1299억달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대미수출품은 대부분 대치가 가능한 소비재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또 다른 약점이다.
결국 중국 공산당은 과거 일본과 한국에 사용했던 방법들을 언급하며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것들은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에 대한 안전점검 등의 이유를 들어 영업을 방해할 수 있으며, 각종 허가를 늦게 내주는 방법으로 미국 기업을 괴롭힐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관제로 시작되는 미국제품 불매운동을 벌일 수도 있다. 또 미국 여행 제한 등의 상징적 조치 등을 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취할 수 있는 위의 방법 가운데 일부는 의문스러운 현실적 효과와 함께 국제적 신뢰와 어울려 극히 제한적이다.
일본이나 한국에게 했던 식의 기업제제는 자본 탈출로 연결되어 중국 산업 전반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반면에 미국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의외로 효과가 클 수도 있다. 북경시의 맥도날드 매장이 몇 개만 파괴되면, 중국 기업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상황에서 미국인들의 중국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진다면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인들의 애국심은 얼마나 될까? 중국의 14억이 뭉친 힘과 같은 힘을 낼 수 있을까?
흔히 이민사회인 미국사회는 애국심이 약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영어도 제대로 못하는 스페니쉬나 차별(?)당하는 흑인들, 그리고 모국에 대한 향수가 큰 아시안 이민자들을 보면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정치적으로도 내부 통합과는 거리가 먼 싸우는 모습을 항상 보여준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미국인들은 역사적으로 이미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시민저항운동으로 외국정부를 굴복시킨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보스턴 티파티(Boston Tea Party) 사건이다. 영국의 식민지 시절 미국인들은 영국식 전통에 따라,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영국정부가 차에 세금을 부과하려고 하자, 가짜 인디언 복장을 한 사람들이 영국의 차수입선을 불태운 사건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영국은 폭도진압을 시작했고, 미국은 독립전쟁을 시작했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하루 아침에 입맛을 바꾸어서 차 대신에 입맛에 맞지 않는 브라질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쓰기만 한 3류 음료였던 커피가 세계적인 음료로 떠 오르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이런 전통은 아직도 미국에 남아있다.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 성인 남성이 일년에 평균 10벌의 셔츠를 사는데 반하여 유럽남성들은 4벌에 그친다고 한다. 미국사람들의 과소비를 지적하는 것이지만, 바로 그 과소비 때문에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되었고 막대한 무역흑자를 볼 수 있었다.
일부에서는 중국과의 관세전쟁에서 발생할 미국 내 소비자 물가 상승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년 10벌 대신에 8벌만 구입하거나 혹은 상표를 잘 살펴가면서 같은 가격에 메이드인 차이(Made in China)나 대신에 베트남이나 인디아를 사는 정도의 소극적인 참여만으로도 중국산업에 입히는 피해는 막대하다. 관세전쟁이 본격화되고 장기화되면 중국기업의 80%는 죽고 말 것이라는 것이 중국에서 나오는 추정이다.
바로 이런 중국산업의 취약성이 중국이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테스트 하다가는 크게 당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거기에다가 미국에 사는 중국계의 절반 이상은 반중국적이다. 지금도 기회를 노리고 있는 대만이나 과거 장개석 정권 하에서 중국을 탈출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미국인들의 애국심과 반중국 정서는 트럼프가 자신감을 갖고 중국과의 관세전쟁에 뛰어들 수 있는 배경 가운데 한가지이다.
시간이 갈수록 손해는 중국 측에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이 백악관의 계산이다. 거기에다가 중국정부로써는 미중 관세전쟁이 계속되면 외환관리의 어려움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이 중심이 되는 반중국 전선이 결성되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외교적 어려움까지 마주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학교에서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국기에 대한 맹세'를 매일 암송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전체주의적 교육이라며 중단하고 있는 내용이다.
또한 성조기를 부정하는 따위의 행위는 불법 형사범으로 취급된다. 이민자들을 하나로 묶는 방법은 애국심을 교육하고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사회에서 애국심이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사회적 합의사항이다.
느슨한 것 같은 미국사회의 기저에 강력한 애국심이 있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에서의 군인에 대한 존경심은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1천명이 넘는 군인들이 죽었지만, 정부에 대한 비난은 극히 미비하다. 위기에 뭉치는 것이 미국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이나 일본을 다루는 식으로 함부로 미제 불매운동을 시작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무역전쟁으로 이어진 미중국 간의 사태는 당분간 유지될 것 같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면 그 조건 가운데 하나로 미국인들의 애국심이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공산당 주도의 통제는 단기간이고 당장 효과적이겠지만 미국인들의 애국심은 조금 더디지만, 그 효과는 장기적이다.
미국국민들의 애국심은 총알보다 더 강하다. (梁芳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