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학교 전 총장 김형태 장로님이 한교선 단톡방에 공유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멈추지 마라/양광모 ]
비가 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
길이 멀어도
가야 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길이 막혀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연어는
물살을 거슬러 오른다
인생이란 작은 배
그대, 가야 할 곳이 있다면
태풍 불어도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
[ 비 오는 날의 기도/양광모]
비에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때로는 비를 맞으며
혼자 걸어가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소서.
사랑과 용서는
폭우처럼 쏟아지게 하시고
미움과 분노는
소나기처럼 지나가게 하소서.
천둥과 번개 소리가 아니라
영혼과 양심의 소리에 떨게 하시고
메마르고 가문 곳에도 주저없이 내려
그 땅에 꽃과 열매를 풍요로이 맺게 하소서
언제나 생명을 피워내는
봄비처럼 살게 하시고
누구에게나 기쁨을 가져다 주는
단비같은 사람이 되게 하소서.
■ 희 망 / 김소월 ■
날은 저물고 눈이 내려라
낯선 물가로 내가 왔을 때
산속의 올빼미 울고 울며
떨어진 잎들은 눈 아래로 깔려라.
아아! 숙살*스러운 풍경이여
지혜의 눈물을 내가 얻을 때 !
이제금 알기는 알았건마는 !
이 세상 모든 것을
한갓 아름다운 눈어림의
그림자뿐인 줄을.
이울어 향기 깊은 가을밤에
우무주러진 나무 그림자
바람과 비가 우는 낙엽 위에.
(* 숙살 : 쌀쌀한 가을 기운이 풀이나 나무를 말려죽임. 냉랭하고 살벌한 분위기 )
■ 초혼 / 김소월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지음)
철학자 14명을 연결하는 책이다 스마트폰 속의 지식과 정보는 아무리 먹어도 배고픔을 해결할 수 없다.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보다 지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을 철학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 아우렐리우스처럼 소명을 품고 깨어나면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쉬울 것이다.
*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보부아르처럼 잘 늙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루소처럼 숙고하면서 걷는다면 진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에피쿠로스처럼 주어진 것에 만족한다면 인생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니체처럼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충실하다면 생을 똑같이 한번 더 반복한대도 전혀 후회가 없을 것이다.
* 몽테뉴처럼 자신에게 주의와 관심을 기울인다면 후회없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순간순간 자신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인생의 가치가 정해진다.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물질의 풍요보다 정신의 만족이다. 인생은 두 번 살 수 없기에 '더 많이' 보다 '더 깊이' 가 중요하다. 아무리 많이 쌓아두어도 잘 쓰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건 기술이고, 돈을 쓰는건 예술이라 한다.
그렇기에 왕자 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은 절대 왕자로서 살지 못한다. 역시 읽지 않은 사람은 지혜로운 삶을 알지 못한다. 훌륭한 삶에 대한 가르침을 받아들여서 스스로 욕망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는 사람만이 충만하게 살고 행복하게 죽을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디딤돌 삼아 많은 다른 고전들의 원전을 읽는데까지 나아간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장은수/2021. 12.10)
■ 힘든 세상 ■
" 이른 새벽
한 젊은이가
전봇대에 구인광고를 붙이며 바쁘게 지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길을 지나가던 한 사내가
진지한 얼굴로 구인광고 앞에 발을 멈추고 서있다
며칠 후,
구청에 임시 고용된 노인 어른들이
물 젖은 솔로 전봇대에 붙어있는 구인광고지를 모두 벗겨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깨끗해진 전봇대를
확인하러 구청직원이 다녀갔다.
종이 한 장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
종이 한 장에
여러 사람들의 엄숙한 삶이 힘겹게 매달려있다
한 장의 종이가 예사롭지 않은 세상
지금, 우리는 얼마나
힘겨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 ? "
(** 할머니 한 분이 고갯길을 내려가고 있다.
발걸음은 무겁지만, 몸은 가볍다.
한평생을 열심히 살아온 댓가, 바로 이 '가벼움'이다
깃털처럼 가벼워져야 하늘나라로 올라갈 수 있을 테니까.
새 살로 날개를 만들려고, 할머니의 온몸은 주름으로 덮여있다
그 옛날 할머니도 얼룩진 담벼락에 친구의 동그란 얼굴을 그렸을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올라간 모든 것들은 반드시 내려와야 한다.)
[ 이철환/연 탄 길 ]
[감사와 행복의 출발점]
수십 년 전 우리 지구촌 사람들에게 필요한 생활조건이 72가지 정도쯤 됐고 그 중 절대 필요한 것은 18가지 였으나, 오늘날엔 꼭 필요한 것이 500가지 이상이며, 절대 필요한 것만도 50가지나 된다고 사회학자들이 분석한다
그러나 필요한 것과 절대 필요한 것을 이렇게 많이 누리고 사는 현대인들이 옛사람들보다 더 행복한가는 찬찬히 따져봐야 할 일이다.
지저스 기르샤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온 멕시코의 유명한 조각가이다.
그는 어느날 채석장에서 돌을 나르던 중, 사고로 인해 오른 손을 쓸수 없게 되었다.
한동안 두문불출하며 자신의 현실을 원망하며 괴로워하던 어느날 <그럼에도 불구하고> 란 새 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좌절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땀을 흘리며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조각하는 기술을 익혀 다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귀한 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가지지 못해, 무엇을 채우지 못해, 또 무엇을 행할 수 없어 감사가 끊어진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하겠다.
감사는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다. 행복도 삶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고백하는 믿음에서 출발해야 한다.
( 안성우 목사/일산 로고스 교회)
[ 한국어 학습자 급증 ]
미 동북부 로드아일랜드 주에 있는 브라운대는 올가을 학기부터 중급 한국어 강좌를 기존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정원보다 휠씬 많은 학생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2021--2학기 한국어 수강생은 102명으로 2020년-- 2학기(61명)의 두배나 된다.
한국어 강좌 인기는 특히 비한인계 학생들 에게서 돋보인다.
넷플리스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그룹 방탄소년단 등 한류 열풍이 세계적 현상이 되면서 한국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021. 12. 4. 전 세계 5억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외국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듀오링고' 에서 '오징어 게임' 방영 직후 영미권 학습자가 폭증했다고 전했다. 2021. 9월 영국에선 한국어 학습자가 2주 만에 76%, 미국에선 40%나 늘어났다고 했다. 한국어 학습 수요의 동력은 한류 영향으로 보인다.
대중문화와 미디어의 영향력은 해당 언어를 배우려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한국 영화, 음악, 드라마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국어 학습 희망자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자는 약 800만 명에 이른다.
지상파 TV에 한국어 강좌를 신규 편성하는 국가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 공영 교육방송인 V채널은 2021.9~11월 한국 세종학당재단과 공동 제작한 한국어 강좌 '한국어로 말해봐요'(총 20 강) 가 황금시간대로 꼽히는 저녁 6시 30분에 방송했다.
베트남 지상파 TV에 한국어 강좌가 편성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세종학당이 진출해 있는 국가는 처음 설립되던 2007년과 비교해 27배 (3개국에서 82개 국으로 ) 증가했고, 외국인 학습자 숫자는 103배 (740 명에서 7만 6,000 여명) 나 늘어났다.
'세종학당' 의 갯수가 14년 동안에 3개국에서 82개국으로 확대 되었다.참으로 장족의 발전이다.
아름다운 우리 '한글' 갈고 닦아 빛내리라 !
(2021. 12. 18.)
참 기쁜 소식입니다.
현재 지구 상에 7천 가지 정도의 언어가 있고, 문자는 30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어'라는 언어와 '한글'이라는 문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언어와 문자를 혼동하지 않고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언어) (문자)
한국어ㅡ한글
중국어ㅡ한자
일본어ㅡ가나
영어ㅡ로마자
당신의 이름을 영어로 쓰세요 ㅡ잘못된 표현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한글{한자,로마자}로 쓰세요ㅡ바른 표현입니다.
'영어'라는 언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로마자'라고 합니다.
[슬픔이 우리에게 묻는 것]
총에 맞아 피 흘리는 아이 앞에서 이 총알이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누가 이 총을 쏜 것인지 알아내는 일이 과연 가장 중요한 일일까. 우선 총알을 제거하고, 피 흘리는 아이를 치료하는게 먼저일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 먼저 답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실연, 이혼, 해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같은 고통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시고, 주말 없이 야근을 거듭하고, 게임이나 쇼핑에 몰입하더라도 우리 몸은 사실을 다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분노나 중독으로 마비시킨 슬픔은 온 몸을 돌아다니다가 언젠가 시한폭탄처럼 우리를 괴롭게 한다.
문득 잠이 오지 않거나, 공연히 눈물이 나고, 특정 부위에 통증이 온다. 돌보지 않은 슬픔이 우리 몸 안에서 '병' 으로 피어나 묻는다 '내가 여기 있다고.그러니 나를 봐달라'고 말이다.
이렇게 몸은 모두 다 기억하고 있다.
불행히도 세상엔 '왜'(Why)가 없는 질문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은 어째서 우리에게 찾아오는걸까?
나는 고통이 더 이상 과거의 방식대로 살 수 없다는 '싸인' 이라고 믿는다.
병이나 죽음이 나에게 찾아온 건 더이상 과거처럼 살지 말라는 뜻이다.
깨진 컵 안에 물을 채우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빨리 새로운 컵을 찾는 것이다.
깨진 유리를 치우는 일은 눈물 나게 힘들겠지만, 물컵이 다 채워졌을 때 즈음, 우리는 아마 과거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찻물이 끓는 소리를 들으며 느꼈던 그린스펀의 기쁨처럼 "어떤 것도 무심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순간순간이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우는 방법을 알기 전까지, 우리중 그 누구도 결코 진심으로 웃을 수 없다.
(백영옥/소설가/ 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