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팀들에게는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다. 불필요한 인건비 출혈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팀 성적의 모든 책임을 뒤집어 써야 하는 감독을 정신없이 교체하다 보니 감독 연봉의 복수 지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최근 4년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롯데가 대표적이다. 2001년 고 김명성 감독이 돌연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이후 우용득, 백인천 감독의 연봉을 한꺼번에 계산해야 했다.
롯데가 올시즌 약진하면서 이런 모순을 뒤로 하자 이번에는 기아가 그 바통을 넘겨 받았다. 기아는 지난해 초 2년 계약한 김성한 감독을 후반기 개막과 함께 내친 뒤 올초 2년 계약한 유남호 감독마저 25일 경질해 3명의 감독에게 몸값을 지불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물론 유 전 감독의 지휘권을 물려 받은 서정환 감독 대행이 실제로는 기존 계약대로 코치 연봉을 받게 되지만 명목상으로는 감독 연봉 수령자가 3명이 되는 셈이다.
감독 연봉을 몇명이서 동시에 타간다는 것은 결국 그 팀 상황이 말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프런트가 여타의 정교한 노력없이 감독에게만 과도한 목표 달성을 주문한 뒤 안되면 사령탑을 손쉽게 희생시키는 악순환을 되풀이한 것이다. 구단의 틀은 바꾸지 않고 감독만 바꿔대니 돈은 돈대로 나가고, 팀은 팀대로 망가지는 것은 당연지사. 참고로 이런 팀들은 실패에서 교훈을 제대로 얻지 못한다는 또다른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