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 "딸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게 할 순 없다"
문유석 부장판사 "어느나라 법률가든 예외적 배려 할 것"
2014-08-25 09:06:43
세월호 유가족들의 수사권-기소권 부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에 대해 정부여당이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하고 있는 가운데, 한 현역 부장판사가 "어느 나라의 법률가든 이런 경우 혹시나 모를 후속 비극의 방지를 최우선적 목표로 보고 예외적인 절차적 배려를 할 것"이라고 반박해 SNS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문유석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46)는 24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 '딸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게 할 순 없다'를 통해 자신도 딸아이가 네달때 고열로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태어나서 이보다 무서운 순간은 없었다"면서 "이때 기억을 유민이 아버지의 움푹 파여 뼈만 남은 다리와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팔 사진을 보며 다시 떠올렸다"고 밝혔다.
문 부장판사는 "딸아이가 시퍼런 물속에 잠겨 가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아비의 심정은 차마 상상할 수조차 없다"며 "우리 조국의 수도 한가운데서 그 아비가 하루하루 죽음을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을 온 국민이 지켜보아 왔다. 넉 달 전 우리 모두는 한마음이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이었다. 그때 무슨 여야의 구분이 있었을까. 모두가 같이 울었고 같이 분노했다. 그런데 지금 누구는 스스로 죽어가고 있고, 누구는 그 옆에 와서 빨리 죽어버리라고 저주하고 있다. 왜 우리는 여기까지 왔을까"라고 탄식했다.
그는 "넉 달 전 우리 모두는 한마음으로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원인을 밝히자고 동의했다. 그런데 한낱 원인을 밝히는 ‘방법’에 대한 세세한 의견 차이 때문에 한 아비가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다. ‘원칙’을 훼손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정부여당 주장을 거론한 뒤, "그러나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하는 것이 정의다. 원칙을 생명으로 하는 법도 꼭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눈앞에서 자기 아이들이 산 채로 숨져 가는 것을 집단적으로 장시간 지켜봐야 했던 사건"이라며 "어느 나라의 법률가든 이런 경우 혹시나 모를 후속 비극의 방지를 최우선적 목표로 보고 예외적인 절차적 배려를 할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거듭 '예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물론 예외적인 배려는 절차에 국한된 것이고, 결론은 원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법관의 사명은 그 어떤 피고인에게도 자신을 방어할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 공분하는 것을 경계하고, 엄정하게 증거로 입증되는 사실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그 결과 국민의 분노가 법원을 불태운다 해도 말이다"라면서 "분노가 결론의 엄정함을 좌우한다면 이는 문명국가로서의 이 나라의 침몰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론적으로 "넉 달 전 모두가 공유했던 마음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분명히 서로 대화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모든 비본질적인 논쟁은 치우고, 한 가지 질문에 집중하자"며 "딸아이를 그렇게 잃은 아비가 스스로 죽어가는 것을 무심히 같이 지켜보기만 한 후 이 사회는 더 이상 ‘사회’로서 존립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주말에 올라온 문 부장판사 글은 SNS틀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이미 정상적 사회가 아닌..우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 "문 판사같은 이가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모든 건 상식에 기초합니다"라는 댓글이 붙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13498
이번엔 만화가들, '세월호 유족 지지 웹툰' 무더기 발표
12명의 작가 참여, 젊은층 지지 얻으며 SNS 급속 확산
2014-08-25 15:20:13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들의 대규모 릴레이 단식에 이어
이번에는 인기 만화가들이 작품을 통해 대거 동참하고 나섰다.
12명의 만화작가들은 25일 "세월호 진실 규명에 함께 합니다"라며
각자 그린 12편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웹툰을 공개했다.
김수용, 주호민, 채유리, 이동규, 홍승우 등 젊은층에게 인기 높은 작가들은 웹툰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의 핵심은 진상 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입니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합니다"라면서 유족들의 요구를 전폭 지지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관련 웹툰들을 걸어놓은 뒤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 건설!! 별이 된 우리 아이들의 마지막 소원입니다!!!"라며
만화가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제의 웹툰들은 SNS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온라인 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각 분야 대중예술인들이 조직적으로 유가족 지원 사격에 나선 양상이어서,
다음에는 어느 분야에서 집단행돌이 나올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1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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