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글을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니, 부담없이 읽어주시길 바람니다. 디지몬님은 현직 컴퓨터전문가로 계신분이니, 전부 맞는 말씀이라 봅니다. 단지, 제 경험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정도로 생각바랍니다. 제가 자식을 위해서 이민을 왔습니다. 100%는 아니지만, 60-70프로 이상은 됩니다. 제처가 15년전 이민오기전에 그러더군요. 우리의 인생은 40대를 넘으며 꺽어졌으니, 이제까지 살아온걸로 봐서 앞으로의 길이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애들이 어떻게 인생을 사느냐이다.
미국공립학교는 우선 애들에게 심리적으로 편합니다. 선생님들도 공부에 대한 압박이 없고, 저희사는 시골은 미국애들이 공부를 안해서, 제 아들(86년생)의 경우는 집에서 공부하는걸 못 봤습니다. 먹고, 미국애들하고 몰려다니고, 놀고, 학교나 동네파티, 워낙 사람모이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학교내 활동 몇가지와 다니는 미국교회 행사에 적극참여합니다. 학교활동이 애들이 자유롭고 편하도록 시스템이 잘 되어있습니다. (한국과 비교해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당시 영주권이 없던 시절이라, 남들 다있는 소시알번호도 없이, 사춘기에, 일종의 불안감을 땀흘리며 달리고, 농구같은 운동을 많이했습니다.
아빠인 제가 그애 고1년때, 뉴욕으로 혼자이주, 3년간 잔소리꾼이 없어졌으니, 애가 잘 먹고, 놀기만해서, 3년후 뉴욕소재 대학교로 올때 보니 돼지가 되었더군요.(한국같으면, 어림없는 이야기입니다. 공부해야만 하는 과외지옥속에서, 공부하기 싫어하는 애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뉴욕에서 저와 같이 살다가 6개월후 아들을 남기고, 저만 시골로 복귀합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만 8년간 한푼 경제지원을 안했습니다. 독립심을 키우려고. 순한애이기 때문에 군소리없이 따릅니다. 가끔가다 비행기표는 사줬지만
당시는 영주권이 막나와서, 학비는 연방그랜트로, 생활비는 벌어서. 전공을 두번이나 바꾸는 바람에 5년을 대학을 다닙니다. 결국, 회계과로 졸업을 했지만, 뉴욕 한인타운 후러싱에서, 한인가게 캐시어부터, 보험회사, 현금지급기 설치회사, 이삿짐, 한인회장 도우미등 여러가지 일을 해봤습니다. 실제로,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일하면서 공부하는 게 쉬운일은 아님니다. 공부를 싫어하니, 보나마나 성적도 엉망일테고... 단지, 고등시절 씨니어클래스회장 경험이나, 이런저런 사회경험으로, 뉴욕갈때마다 보면, 애가 자꾸 커간다고는 느꼈습니다. 3년후에 제 딸(90년생)이 뉴욕소재 대학으로 가면서, 이애를 돌보느라 또 크고 ... 공부를 안해서, 학교나 성적은 안좋지만, 경험이 좋고, 인상이 좋고하니, 뉴욕소재 한국계 은행에서 회계직으로 졸업전에 취직을 합니다.
이애 장점중하나가 립서비스가 아주 좋은 놈입니다. 남의 말을 듣는 태도, 맞장구가 아주 좋고, 언어도 잘 합니다. 한국말 영어 둘다 잘하고, ..... 회계는 백오피스 잡(앞이 아니고, 뒷간에서 일한다고)이니, 월급이 적으니, 은행원들 전부 꼰대니 투덜대면서, 달리 방법이 없으니, 3년을 버티고, 이번에 역시 한국계 증권회사 영업보조로 옮겼는데, 따깔이하는 거지만, 회계보다 훨씬 좋아합니다. 모시는 브로커 3명이 전부 한국사람인데 두명은 한국말을 전혀 못한답니다. 바이링규얼로 취직한 셈입니다. 이번에 한국에서온 중소기업사장단을 모시고, 동서부를 다니면서, 사장님이 칭찬을 여러번했답니다. "가정교육을 잘 받았다고." 그말듣고 저도 흐뭇하던군요. 자식의 일이 장담할건 없지만 그냥 지켜보고 있습니다.
애가 알아서 공부를 잘 해주면, 좋은대학교 나오고, 그러면 좋지만, 공부는 제가 해야지, 싫어하는 애들을 공부하라하면 스트레스고 ... 그대신, 경험이나, 언어능력, 특히 한국어 잘 하는 것도 방법이라 느낍니다. 그리고, 직업을 옮겨가는 과정 (커리어 path)도 봐줄 필요가 있습니다.
첫댓글 99절절 맞는 말씀입니다. 좋은 주말 되시기를
예전부터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서 늘 흐르는 물처럼 부드러움을 느꼈습니다. 역시나 삶도 치우침이 없이 진지하고도 성실하였을 것으로 감히 그려봅니다. 아름다운 소시민의 모습을 느낄수 있어 마음이 따뜻합니다. 제가 미국으로 간다면 뵙고 싶은 한분입니다.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해 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댓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누가 그러던데, 우리나라 어떤집은 공부해야하니, 부얶근처는 얼씬거리지 못하게 하고, 제사까지 열외시키는걸 봐서. 공부만 잘하면, 다른건 안해도 된다는 사고, 부모가 그렇게 길들이는 겁니다. 회사 들어가는것도 중요하지만, 자리잡는건 더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성공, 행복 이런 단어에 대한 정의가 무너져버리고 완전 바뀌어 버립니다.
자식농사 잘짓는 정의도요...
돈을 잘 버는 불행한 자식이 되기보다는 좀 없이 벌어도 자기가 행복해하는 일 하기를 소원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와우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육아법을 실천하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