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18 14:28
관중석 어디서나 FM 100.5 Mhz로 청취 |
선수출신 이병훈 해설 … 안준모-조성진씨 캐스터 '위트 - 유머' 기상천외 멘트로 팬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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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팬들 사이에 화제 만발인 얼굴없는 스타들의 장내 중계방송 장면. 왼쪽이 해설자 이병훈씨, 오른쪽이 캐스터 안준모씨다. [서영필 기자] |
LG 트윈스가 올시즌 회심의 팬서비 카드로 내놓은 장내 라디오 중계방송이 대박이다.
잠실 LG 경기 관중석에서 귀에 리시버를 꼽고 혼자서 이유없이 헤죽헤죽 웃어대는 사람이 있다면 장내 라디오 중계방송 청취자라고 보면 틀림없다.
LG 잠실 홈경기때만 LG 선수 출신인 이병훈씨가 해설을 맡고 안준모씨(31), 조성진씨(32) 등 2명이 캐스터로 활약해 송출하는 장내 중계는 자동차 극장(Drive in Theatre)의 송수신 방식을 벤치마킹했다. 라디오를 FM 100.5Mhz에 맞추면 관중석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LG 장내중계는 기존 공중파 제도권 중계방송의 엄숙주의나 진지함을 몽땅 벗어던진 누드 방송. 개그에 버금가는 위트와 유머가 흘러넘치고 기상천외한 멘트가 이어진다.
예컨데 상대팀 선수가 친 공이 배트에 빚맞아 안타가 됐을때는 "저런 공은 사냥개 300마리를 풀어도 못잡죠"라며 LG의 수비탓이 아님을 '편파적'으로 강조한다.
'투수들이 앞니에 김을 붙이고 등판해 투구때마다 씨~익 웃어주면 타자들이 집중력을 잃을 것'이라는 식의 '실없는' 조크도 폭소를 자아낸다. 상대팀이 고의4구로 LG 선수를 거르려다 원바운드 폭투가 되면 "투수가 심판한테 공 바꿔달라고 던져주는 것으로 알았다"며 뼈있는 너스레를 떨기도한다.
강력한 말발의 중계가 화제를 모으며 12대1의 공개오디션을 통해 뽑힌 캐스터들도 얼굴없는 스타가 되어가고 있다.
안준모씨는 LG 응원단장 출신으로 이벤트기획사에서 일하고 있고, 조성진씨는 모 자동차회사 직원으로 LG 홈페이지 쌍둥이마당에 질풍노도라는 필명으로 글발을 날리던 골수 LG팬.
LG의 야구 중계가 인기를 끌며 축구나 농구 씨름쪽에서도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가운데 LG 마케팅팀의 홍정택씨는 "이닝과 이닝사이에 광고를 유치해 내보내고 있는데 내년 정도면 자급자족이 가능한 어엿한 독립방송국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