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마네킹 - 김근희
얼굴 없는 마네킹 급처분! 입고 있는 옷까지 몽땅! 택배는 사절. 흠집은 옷 으로 가릴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두시압.
광고보다 절박한 진열장 할로겐 불빛이 터져나갈 듯 팽팽하다 17인치 허리를 버티는 다리 한 짝이 들려 있다
막다른 무대가 기우뚱, 시선의 입구에 선 마른 목젖이 얼굴을 지워 나간다
기억의 창을 흔들면 사람의 눈길이 먼저 다가와
불랑쉬의 웃음과 TV 스타의 이목구비 비슷한 윤곽 하나 찍어 손가락을 돌리는 은유의 공간 썬텐 짙은 자동차의 은밀한 눈 비공개 결혼식을 쫓는 카메라의 눈 성장에 얹힌 토르소의 눈
익명의 눈알눈알들 구르다 대롱대롱 꺼져가는 벗은 얼굴들이 지나간다 비틀거리고, 또 누구는 움직이지 않는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 운다
트랜드에 얹혀가는 계절은 누군가의 욕망을 좇아 목까지 채운 금빛 단추가 질식하다 움찔,
무엇이든 끌어드릴 수 있다고 당신도 당신의 허기도 당신이 깨어져, 더욱 빛나는 거울 조각도
서로를 부둥켜안아도, 적절한 다음 표정이 떠오르지 않는다
마네킹이 옷을 갈아입는다. 뒤처진 유행은 벗어 던지고 기호에 맞는 기호가 된다
무성영화를 보았다 뭉클한 어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ㅡ반년간 《시인들》(2026, 봄•여름호) ************************************************************************************************** 6.3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이 코앞이고, 오늘부터는 여론조사 공표도 금지됩니다 내일 모레 이틀간 사전투표도 실시되는 만큼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속이 뭉그러질겁니다 대통령과 여당의 높은 지지율을 방패막이삼고 AI를 창으로 삼은 이들이 공장에서 찍어낸 마네킹같다고 일침을 가하는 이들도 보았습니다 자신만의 브랜드가 없이 대놓고 자랑삼을만한 자신만만한 이력과 경력도 내보이지 못한다나요? 옷을 갈아입는다고 마네킹이 새 생명을 얻을 순 없지요 그저 유행을 잠깐 만들 순 있다칩시다 인기높았던 천만영화나 드라마를 재방영하는 것도 아닐터 어제는 이미 지나간 일일 뿐입니다 이번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초지일관으로 자신의 정치를 실현해가는 이들을 보고싶네요 그들이야말로 마네킹이 아닌, AI 휴머노이드가 아닌 참 일꾼일 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