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비례론
- 정채원
술 마시기 시작한 때를 기준
눈에 보이는 것과 가능한 한 똑같이 그리려는 사람
술이 거나해지자
눈에 보이는 게 없으니 내키는 대로 그리려는 사람
아침엔 왠지 그렇게 세필을 써야 할 거 같아서
저녁엔 왠지 그렇게 뭉개야 할 거 같아서
형과 색은 시대에 따라 표정을 바꾸지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발하던 그 바위의 이마처럼
인본주의도 신본주의도 다 집어던지고
역사의 심연에서 네 혀까지 솟구쳐 오르는 그 불길에
만년 빙하가 녹고 있어
붉은 사과를 붉게 그릴 수 없어서가 아냐
단지 그럴 필요를 못 느꼈을 뿐
그녀의 상반신은 대전에서
하반신은 구례에서 따로 제작해도
나중에 서울에서 하나로 조립할 수 있던 때도 있었지만
아직도 객관적 비례를 믿습니까?
곧 고꾸라질 듯 위태롭던 자세의 그 남자
'원반 던지는 사람'과 첫사랑에
빠진 적도 없었던 것처럼
하얀 말이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면서*
어떻게든 비례를 맞추겠다고
오늘도 자와 콤파스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 백구과극(白駒過隙)
ㅡ계간 《시산맥》(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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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세상만물은 스스로 조화를 이루고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리입니다
아주 별난 이들이 있어서 非비례론을 펼치기도 하지만 그건 아주 특별한 일일 뿐입니다
예술도 정치도 조화와 균형이 절대 필요한 것이어서 사람들은 그 시기를 조절해왔습니다
유행과 재발견이라는 순환을 거치며 양팔저울 즉 자와 콤파스를 손에 쥐었습니다
독재는 혁명으로 멈추었으며, 전쟁도 평화 회담으로 그치게 만들어 왔지 않나요?
6.3 전굳동시지방선거가 마무리 과정으로 접어들었고, 유권자의 선택으로 균형을 찾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