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병규(27)는 요즘 누구나 그렇겠지만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선수협 문제로 불투명해진 시즌 개최. "국가대표든 해외에서 뛰든 야구는 계속하겠다"고 농담을 하지만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잘 해결돼 야구는 하게 될 것"이라며 희망쪽에 무게를 많이 둔다.
이병규의 하루일과가 '훈련'으로 짜여진 것도 다 이런 이유다. 이병규는 점심식사후 한강고수부지에 나가 캐치볼로 어깨를 푼다. 파트너는 해태로의 트레이드에 반발, 은퇴를 선언했다가 다시 해태복귀의 뜻을 밝힌 손 혁. 같은 팀에 있을 때 가장 친했던 선배로 호흡을 맞추기에 더없이 좋은 상대다. 더군다나 손 혁으로부터 "1년간 쉬면서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는 말을 들으며 야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캐치볼이 끝나면 서울 아미가 호텔 헬스크럽에서 바벨을 잡는다. 시즌 막판에 다쳤던 왼쪽 손가락이 아직 완전치는 않지만 팀의 전지훈련 일정에 맞춰 몸을 다져가고 있다. 전지훈련이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있지만 "그래도 할 건 해놓고 보자"며 땀을 흘린다.
아직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선수협 문제. 그래서 불투명해진 2001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병규의 올해 목표는 '유니폼을 입고 팬들앞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 신보순 기자 bs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