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모임은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을 읽었습니다.
충남대학교 서문 앞 슬로우캘리에서 밥을 먹고, 근처 카페에서 나눴습니다.
오랜만에 초심으로 돌아가 포케 샐러드를 먹으며 몸도 마음도 디톡스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참여자는 '장경호, 이지윤, 박서연, 장다혜, 김정현' 입니다.
독후 활동(나누고 싶은 구절, 소감)
👩🏻정현)
🍀 나누고 싶은 구절
“그 애 쪽에서 보면 정상이겠지. 그러나 우리와 같은 정상은 아니야.” p97
🍀소감
벤을 특별한 존재가 아닌 여느 사람으로 보고 싶었다. 가족 안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 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엄마와 아빠가 가족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가족이 깨지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다섯째 아이에게 집중하는 사이 가족은 멀어지게 되었다. 가족 안에 소통이 부족했다고 느꼈다.
가족은 지키지 못했지만, 각자의 삶은 계속 흘러가지 않을까. 각자의 삶을 잘 이어가면 좋겠다.
👦🏻경호)
🍀소감
가족이 최우선 가치인 어느가족에게 품으려 해도 품을수 없는 존재
가족에게 버려질만큼 기이하고 특별한 아이, 벤이 태어났다.
벤을 둘러싼 가족 간 처절한 사투와 이들을 빠르게 고립시키는 사회를 보며, 현실 속 최중증 장애가족의 어려움이 떠올랐다.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가장으로서 나였다면 어땠을까?
데이비드와 헤리엇의 입장 중 누구의 편에 서게될까?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현장에 일하면서 겸손해진다. 장애는 멀리있는것이 아니라 늘 곁에 있다.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다. 사회에 깃들어있다.
헤리엇은 사회에 큰것을 바란게 아니었다.
그저 이해와 공감이 필요했을 뿐인데...
그러한 사람이 곁에 있었더라면..
타임머신이 있다면 이지윤 사회사업가를 벤 가족에게 보내고 싶다..★
👩🏻지윤)
🍀 나누고 싶은 구절
‘그것은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한 정상인의 거부, 이질성에 대한 공포, 또한 벤을 낳은 해리엇에 대한 공포였다.’
‘사랑, 결혼, 가족, 모성애 등 완전하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은 이제 무의미해지고, 두 중년 부부는 자신들의 의도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며, 인간으로 양육하려고 애쓰던 그들의 아이는 괴이한 모습으로 세상 속으로 나간다.’
🍀소감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한 신념이 현실 앞에 어떻게 변화하는지, 나의 삶이 예측대로 흘러갈 수 없듯,
하물며 여러 개인으로 구성된 가족의 삶은 어떨지 생각할 수 있었다. 그만큼 현실을 살아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아이, 불행의 상징이자 비인간적, 비이성적, 비정상적으로 규정되던 다섯째 아이.
그런 아이에게 느끼는 모성애와 죄의식을 바라보며 감히 그녀를 비난할 수 없었다.
쉽게 공감하지도, 그렇다고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었다.
불쾌함과 불편함은 무엇에서 비롯하였는지 모르겠다.
다만, 가족을 꾸리겠다고 다짐할 땐 행복만을 기대해선 안 되겠다. 어떤 고통, 고난이 찾아와도 함께 감내할 각오도 필요하겠다.
👩🏻다혜)
🍀소감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화목하고 안정적이지만, 계획도 책임도 없는 행복은 반드시 깨어질 수 밖에 없는 불안정한 구조일 뿐이라는 것을 느꼈다.
벤이라는 존재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가족에게는 확실하고 분명한 재앙이었다.
모두가 각자의 행복을 추구하지만, 구체적인 목표와 변수에 대한 대비 없이는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것 같다.
몇년 전 읽을 때는 장애 아동과 그 가족에 파괴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읽었고, 그래서 마음에 깊게 남았는데 이번에 책 모임을 통해 이 책을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의미있었습니당😀 북톡스 쨩❕
👩🏻서연)
🍀 나누고 싶은 구절
'어느 날 그 애가 갑자기 말을 했다. (중략) "난 케이크를 원해."
🍀소감
사회사업가인 나는 이 글을 읽으며 현재 만나고 있는 당사자들이 많이 떠올랐다. '내가 당사자들을 만나는 시기는 벤이 학교에 가서 문제 행동을 일으킨 이후, 교육복지사로부터 의뢰되는 때가 아닐까? 이미 가족 관계가 의도치않게 틀어져 있는 상태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이런 과정들을 통해 소통의 간극이 생겨나기 시작했던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사례관리 지원하고 있는 당사자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자신의 가치관에 맞춰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잘 살아가고 싶었을 뿐인데, 타인의 비난을 받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조금이라도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해주고, 그들의 가치관을 인정해주는 둘레 관계가 있었다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 불안과 슬픔의 시간이 아닌 희망의 시간으로 흐르지 않았을까? 당사자들에게 그런 둘레 관계가 되어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잠시 멈춰설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최근 결혼을 하고, 자녀 계획을 세우는 과정 속에 있는데, 결혼 준비부터는 나도 모르게 바쁘다는 핑계로 깊게 생각하지 않고, 내가 어느 과정에 있는지도 모르는 채로 당장 급한 것들을 처리해가며 불도저처럼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의 과업에 있어 타인의 기준과 가치관에 맞추려다 또는 다른 사람의 기준을 따라가다 목표점에 도달해도 무엇을 이룬지 모르고 불안함을 느끼던 과거의 내가 떠올랐다.
'내 기준, 우리 가족의 기준을 갖추는 시간을 갖기'가 필요한 때라는 걸 직감했다.
오늘 밤에 남편과 대화를 나누어야겠다😄
👩🏻아라)
🍀 나누고 싶은 구절
- 하필이면 이때 내가 들어오다니... 그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충격을 받지도 않았다. (p.90, 민음사)
- 자신이 원하는 것은 마침내 누군가가 올바른 단어를 사용하는 것, 그래서 짐을 나누는 것이라고 그녀는 결정했ㄸ아. 아니, 그녀는 구출받기를 기대하거나 변화를 가져올 만틈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단지 이해받기를 원했고 그녀의 곤경이 제대로 평가받기를 원했다. (p153, 민음사) / “난 그런 말을 누가 했으면 하고 원하는거예요. 난 그런 사실이 인정되기를 원해요. 아무도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난 참을 수가 없어요.” (p157, 민음사)
- 그녀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살해당하는 것으로부터 그 애를 구했기 때문에 그녀는 자기 가족을 파괴했다. 그녀 자신의 인생에 해를 끼쳤다... 데이비드의 인생...루크와 헬렌과 제인, 그리고 폴의 인생에도. 특히 폴의 경우가 가장 나빴다. (중략) “우린 벌 받는 거야. 그뿐이야.” (중략) “잘난척 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볶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해야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행복해서.” (p.175, 민음사) / 만약 내가 그를 죽게 내버려두었다면 그럼 우리 모두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었는데.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고, 그래서... (p.1965, 민음사)
🍀소감
계획되고 준비되지 못한 가족들이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어려움과 사회의 시선, 스스로의 좌절과 비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최근 만났던 한 가정이 생각난다. 이혼 후에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아이를 낳고(헤리엇과 데이비드가 원래 꿈꾸던 그 숫자!), 부부와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옆에서 보고 도우며...물론 헤리엇-데이비드와는 상황이 좀 다르긴 하지만 여러 부분이 겹쳐보였다.
나는 그 안에서 도러시가 되기도 하고..브렛 박사가 되기도 하고.. 준비되지 않은 삶, 나만이 옳다고 고립하여 생각하는 삶, 그 삶이 주변인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헤리엇이 벤에게 느끼는 양가감정에 대해 깊이 공감하였다. 만나는 여러 가정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내버려두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또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책임질 수는 없는,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나의 마음. 다 이해하고 싶지만, 또 한편으로는 정말 이해되지 않는 그런 마음.. 그런 부분이 책을 읽는 나를 불편하게 만든 것 같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나 또한 헤리엇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 내가 도러시나 주변 사람들이었다면, 또 폴이었다면? 벤이었다면?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사례관리자로서, 가족의 다양한 문제를 개인, 가족, 사회 안에서 고민해볼 수 있는 독서였다.
12월 모임 안내
- 도서명 : '크리스마스 캐럴' / 찰스 디킨스
- 진행 일시: 12월 16일 월요일 19시
- 모임 장소 : 미정
* 모임에 함께할 분 댓글 달아주세요. 환영합니다.
첫댓글 여름 서울 책사넷에서 최우림 선생님이 나눈 책이군요. 이렇게 이야기가 넘치는 것 보니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인가 봅니다. 독서 리스트에 넣겠습니다. 장경호, 이지윤, 박서연, 장다혜, 김정현 선생님 풍성한 나눔 고맙습니다~
ps. 장경호 선생님, 저도 순간이동장치가 있다면 김상진 사회사업가를 12월 대전 책사넷에 보내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