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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신화역사공원 A지구 내 지상5층 지하4층 2880실 규모의 최고급 대규모호텔이 지어질 예정이다. 이 호텔 지하 3층에 카지노가 들어설 것이란 의혹이 커지고 있다. 람정제주개발측이 설계를 의뢰할 당시부터 카지노 설계를 주문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조감도 빨간선 부분의 지하 3층이 카지노가 들어설 것으로 의혹이 제기된 공간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리조트월드제주 논란](3) 대규모호텔 지하3층 ‘카지노’ 설계 이미 진행?
제주신화역사공원 부지에 추진되고 있는 ‘리조트월드 제주’ 프로젝트의 A지구 핵심시설인 최고급 대규모호텔에 대한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최고급호텔은 제주도가 개발승인 고시한 면적을 훨씬 초과해 건축허가를 신청함으로써 최근 제주도로부터 ‘보완’ 요구를 받아 건축허가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지만, 사업주체인 람정제주개발주식회사가 지난해 11월 설계용역을 의뢰할 당시부터 대규모 호텔 지하층에 대규모의 ‘카지노’ 시설이 ‘주문자 요구사항’에 포함돼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는 등 여전히 카지노 사업이 ‘리조트월드 제주’ 프로젝트의 핵심이란 의혹이다.
지난 2001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제주만이 갖고 있는 신화·역사 등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적 소재를 주제로 한 세계적인 테마공원 설립계획을 발표하고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마을공동목장 일대 땅을 매입해 시작된 제주신화역사공원사업이 결국 ‘복합리조트’로 잘 포장된 ‘대규모 카지노 사업장’으로 변질될 우려에 처한 것이다.
현재 이 호텔은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2534번지 외 4 필지에 지상 5층(20m) 지하4층 총 2880실 규모의 대규모 최고급 호텔로 지어질 예정이다. 호텔 내부에는 숙박, 판매, 문화, 집회, 2종 근린생활시설, 운동시설 등의 용도로 개발사업승인된 상태다.
앞서 제주신화역사공원 사업시행자인 JDC는 지난해 10월 부동산개발회사인 ‘홍콩 란딩’에 공원 내 부지 251만9000㎡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테마파크 운영 경험이 없는 홍콩 란딩은 테마파크·카지노 복합리조트 경험이 풍부하고 ‘리조트월드 센토사’라는 아시아 최대 복합리조트를 운영 중인 ‘겐팅 싱가포르’를 지분 증자방식으로 참여시켰다. 현재 사업주체인 람정제주개발주식회사는 홍콩 란딩과 파트너 겐팅싱가포르가 합작해 제주에 세운 법인이다.
‘리조트월드 제주’가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아니냐는 시각은 겐팅 싱가포르가 공동사업자로 참여하면서부터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특히 란딩그룹 양즈후이 회장이 지난 2월7일 홍콩 현지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리조트월드제주의 제주 카지노는 외국인에게만 개방되는 카지노로서 ‘큰 손’들(high-stakes gamblers)을 위한 200개 테이블을 포함해 총 800개의 게임 테이블을 갖추게 된다”며 카지노 사업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제주의 독특한 신화와 문화를 주제로한 세계적 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던 ‘제주신화역사공원’이 분양형 콘도와 관광호텔 등 대규모 숙박시설과 가장 ‘돈이 되는’ 카지노 도박장으로 사업본질이 뒤바뀔 것이란 우려가 단순한 우려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도민 여론에 JDC가 먼저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JDC 김한욱 이사장은 지난 3월27일 기자회견을 열고 “JDC와 란딩그룹, 그리고 겐팅그룹 3자간 합의서에는 카지노는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카지노 추진은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또 ‘카지노 계획설’에 대한 해당 기업의 입장을 확인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기업 경영 관계를 우리가 확인하기 어렵다. 우리는 신화역사공원에 테마파크를 계획하고, 그 계획대로 추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연 이 같은 JDC의 입장이 진실일까? JDC는 신화역사공원사업을 6대 선도프로젝트의 하나로 주요하게 추진해왔고, 란딩과 겐팅에게는 ‘리조트월드 제주’ 프로젝트의 투자환경과 인허가 등 사업추진 절차를 전체적으로 지원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런데도 JDC와 무관하게, 혹은 JDC도 모르게 대규모 카지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지는 의문이다.
특히 [제주의소리]가 지난 23일자 보도한 ‘땅속에 특급호텔 규모 슬쩍 늘려 놓고 실수?’의 기사 지적처럼 A지구 대규모 호텔 지하층 설계에 개발승인 고시된 면적에서 '롯데시티제주(4만3034㎡)' 호텔 또는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4만 4189㎡)’와 맞먹는 4만3192㎡의 엄청난 면적을 늘려 설계하고도 람정은 “명백한 실수일 뿐”이라고 잡아떼고, JDC는 “잘 몰랐다”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번 건축연면적 초과 신청의 경우 ‘제주자치도 개발사업시행 승인 조례’ 상 가능한 ‘경미한 사항의 변경’(건축물이나 공작물의 연면적 100분의 10 이내의 변경)을 겨냥한 고도의 계산된 작업이고, 이는 최소한 JDC의 자문을 거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향후 카지노 도입을 대비한 치밀한 설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건축설계 전문가 A씨는 “개발사업시행승인 고시 면적을 초과해 건축허가 신청이 들어온 것은 실수나 착오일 수 없는 문제로서 어떤 의도가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화역사공원 A지구 특급호텔에 카지노가 도입될 것이란 예상이 맞다면 이번 지하층 고시면적 초과는 카지노를 겨냥한 초과 설계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도청 관계자도 사견임을 전제로, “아직 A지구 관광호텔 사업계획서나 설계도면에 카지노가 명시되어 있진 않다”면서도 “그러나 지하층 설계에 판매시설, 주차장, 연회장 등이 왜 이렇게 크게 잡혔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면적을 크게 차지한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향후 카지노 허가를 취득할 경우 카지노 게임장으로의 구조변경이 쉽도록 연회장과 같은 시설변경작업이 간단한 공간을 배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카지노와 판매장, 숙박시설이 지하 3층에 연계되어 있다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결국 10여년 동안 총 16번의 투자유치를 번번이 실패한 JDC가 모처럼 투자실현으로 이어진 란딩·겐팅 합작법인 람정제주개발주식회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복합리조트로 포장한 카지노사업을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들여왔고, 람정제주개발은 막대한 개발 차익과 향후 연간 2~3조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카지노 도입을 꿈꾸는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최근 발간된 신동아 7월호도 ‘제주도 중국투자자본의 실체’란 심층취재를 통해 신화역사공원 A지구 대규모호텔의 지상과 연결되는 지하3층에 대규모 카지노 시설이 설계돼 있는 보고서와 설계도면을 입수했다며, 한 제보자의 발언을 인용해 “란딩그룹이 지난해 11월 설계사무소에 설계 제의를 할 때부터 ‘주문자 요구사항’에 카지노 건설이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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