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자 도시락·밤 티라미수 쏜살치킨·노티드 도넛에 축구팀 굿즈 사러가기도 싼 간식 파는 곳은 '옛말' 시간 아끼고 품질도 '굿' MZ세대 소비 변화 중심
중학교 2학년 서재영 군(15)은 학원에 가기 전에 습관처럼 편의점에 들릅니다. '속초 홍게 라면'과 '혜자 로운 도시락'을 사서 끼니를 해결하기도 하고, 기념일에는 여자친구에게 줄 '밤 티라미수 케이크'를 사서 마음을 전합니다. 자신이 응원하는 축구팀 굿즈를 구매하고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응원할 때 활용하기도 합니다.
요즘 편의점은 더 이상 간단한 간식이나 즉석식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닙니다. 속초에 방문하지 않아도 '속초 홍게 라면'을 즐길 수 있고 흑백요리사의 식당에 찾아가지 않아도 '밤 티라미수 케이크'를 맛볼 수 있는 '편리미엄'의 공간입니다.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은 높은 품질의 음식부터 각종 덕질 아이템까지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되며 편의점은 '편리미엄' 트렌드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편리미엄'이란 '편리함'과 '프리미엄'의 합성어로, 시간과 노력을 아끼면서도 높은 품질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 것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편리미엄' 트렌드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편의점, MZ세대의 시성비 소비 중심지로 떠오르다
MZ세대는 시간 대비 최고의 성능, 즉 '시성비' 소비를 중시합니다. 과거에는 편의점이 주로 저렴한 간식이나 즉석식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시성비 좋은 프리미엄 상품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데요.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들은 MZ세대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점점 더 높은 품질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GS25의 모바일 앱 '우리 동네 GS'의 매출 데이터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상품으로 '쏜살치킨' '점보 도시락 라면' '김혜자 도시락' 등이 눈에 띕니다.
1만 원대에 구입이 가능한 '쏜살치킨'은 매장에서 바로 튀겨 소비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시간과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습니다. '점보 도시락 라면'은 대용량 라면으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6~7첩 반상을 담은 '김혜자 도시락'은 '엄마 밥상보다 맛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자랑합니다.
기업들 '편리미엄'으로 MZ세대 공략 기업들도 '편리미엄' 트렌드에 발맞춰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편의점 협업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GS25는 유명 도넛 브랜드 '노티드'와의 협업을 통해 노티드 우유와 도넛 제품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제품은 가공유 부문에서 누적 판매 5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프로축구 K리그나 인기 캐릭터 산리오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여 한정판 굿즈를 완판 시키는 등 젊은 층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습니다.
소비자들이 특정 매장이나 행사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가까운 편의점에서 핫한 협업 제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고, 이 제품들은 시간 절약과 쇼핑의 편리함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습니다. 스마슈머 MZ, 편리미엄 트렌드를 이끌다.
'편리미엄' 트렌드의 성공 배경에는 '스마슈머'의 역할이 큽니다. '스마슈머'는 '스마트'와 '컨슈머'의 합성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애플리케이션을 적극 활용해 소비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유튜버나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상품을 구매하고 이를 자신의 SNS에 인증하는 형태로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 갑니다.
'두바이 초콜릿' '점보 도시락' '지구젤리' 같은 인기 편리미엄 상품들은 SNS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출시 직후부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습니다. 서재영 군은 "학생들은 유튜브에서 유행하는 음식이나 간식거리를 직접 구하기 힘든데, 편의점에는 유행 시작 며칠 만에 다 들어와서 좋다"라고 말하며 "편의점 음식이 몸에 안 좋다는 건 어른들의 고정관념"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