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무려져야하는 사회
-조류독성 사진, 진실공방으로 허비한 국감-
잘 버무려져야 제 맛을 내는 것이 우리네 먹거리다.
예전엔 집집마다 담갔던 조선간장, 최근에는 맛 간장으로 구별된다. 장은 모든 음식의 기본으로 한옥에서는 맨 아래에 설치는 기단과 주초역할을 하게 된다. 그 장을 맛있게 담그려면 메주부터 잘 만들어져야한다.
메주콩을 푹 삶아주고 골고루 다져서 바람과 햇빛의 도움을 받아 잘 말려야 메주가 탄생한다.
삶고 찧고 말리는 과정 중에 솔솔 피어나는 퀴퀴한 냄새가 사람들의 기피물질이 되어 조선간장(전통간장)의 참맛은 맛보기 어렵고 언제부터인가 위장 메주로 만든 어용간장들이 우리 식탁의 기단(한옥)역할을 하고 있다.
맛좋은 간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햇살과 바람과 적절히 소통해야하고 곰팡이와의 질긴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2년 국정감사는 예상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문제로 정쟁적 충돌과 정권교체의 허물잡기와 허물 감싸기로 조선간장의 맛도 외간장의 맛도 찾을 수 없는 병들고, 독소 가득한 곰팡이조차 제거하지 못한 감사였다.
대한민국 환경의 주춧돌이며 대들보 역할을 하는 환경부와 산하기관의 국감은 빗물이 스며드는 기와장이나 뒤틀린 동자주(기둥)도 제대로 손질을 보지 못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현실에서 환경부장관의 관용차량이 수해현장에 있지 않고 주차장에 있다가 침수되어 폐차 처리되어 물 관리 주무부처의 수장으로 거점에 있지 않았다고 비난을 받았다.(윤건영 의원)
수자원공사 박재현 사장의 관용차량인 카니발을 어떻게 개조하기에 755만원의 비용이 지출되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혹을 받았다.(임이자 의원)
과거 60, 70년대에는 생태계보다는 국민의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황소개구리, 큰입베스, 블루길, 떡붕어 등을 수입하였지만 수중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이 되어 퇴치하는 운동을 펼쳐야하는 작금이다.
그러나 지금은 식량안보측면보다는 단순한 반려동물 차원으로 외래동물들이 무분별하게 수입되어 얼마나 어떤 종들이 살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한국외래생물 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외래생물 명단에도 없는 아프리카에서 살아야하는 하이에나(점박이, 줄무늬, 갈색하이에나)가 무허가 사육시설에서 사육되고 있고 그 새끼 한 마리에 1천200만 원 이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무허가 사육시설에서 사육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영장류전문가그룹(PSG)’과 그 산하 ‘소형유인원섹션(SSA)’이 2015년에 ‘긴팔원숭이의 해’로 선언하고 매년 10월 24일을 ‘긴팔원숭이의 날’로 지정한 긴팔원숭이도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마모셋 원숭이 등 멸종위기의 포유류와 조류 등 야생동물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어 위험 동물의 허가제를 실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전용기 의원/환경부가 지정한 유입주의 생물은 포유류 35종, 조류 11종, 파충류 33종, 양서류 32종, 어류 98종, 무척추동물 75종, 식물 114종 등 398종이다)
우리나라 환경 분석의 최고 대법원격인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수돗물정수필터에서 녹조독소 검출 여부를 분석하지도 않았는데 환경부장관은 ‘과학원의 분석결과 녹조독성이 검출되지 않았고 일반녹조로 확인되었다“라고 허위사실을 발표했다고 질책했다.(우원식 의원)
그러나 과학원은 대상물질인 필터분석을 관련 시료를 구할 수 없어서 할 수 없었으며, 사진 분석과 사건관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독성물질이 아닌 햇빛 등에 의해 쉽게 생성되는 일반 녹조라는 내용으로 환경부에 전달한 것이 와전되어 직접 분석여부가 쟁점이 되기도 했다.
환경부 국감의 절반을 4대강 지역 수돗물에서 남조류 발생에 대한 공방이 정쟁위기까지 가면서 지루하게 펼쳐졌다.(이수진 의원)
남조류 사진(MBC보도)이 시험분석에서 검출된 사진이냐 아니냐는 설전은 수많은 환경현안을 주저앉히게 했다.
수도권의 원수인 한강에서는 조류독성물질의 농도가 낮지만 부산, 대구 등 낙동강지역에서는 조류발생과 조류독성의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예방과 처리방안에 대한 감사보다는 보도된 사진의 진실공방만 지속되었다는 것은 국정감사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개인적 명분과 감정적 대치로 지극히 소모적인 환경감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나마 뒤틀린 대들보를 들어내고 새롭게 한옥을 설계하자는 내용의 감사로는 노웅래 의원이 끊임없이 제기한 시멘트 제조공정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개편의 주문이었다.
온갖 쓰레기를 원료의 60%, 연료의 40%를 사용함으로써 납·구리·수은 등의 중금속이 염소와 결합한 분진형태의 염소더스트가 40배 이상 검출되고 있다.
현장조사는 쌍용과 동해 두 곳만 조사했지만 시멘트의 독소와 국민건강 여부에 대해 국민 합동검증을 하고 전 시멘트제조사에 대해 한화진 환경부장관으로부터 전수조사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국정감사는 창문의 실리콘이 부실하여 추운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일이며 깨어진 기왓장을 새롭게 교체하여 빗물을 막아야하는 일이다.
주춧돌에 금이 갔다면 안전을 위해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해야 하고 대들보가 썩어간다면 무너질 것을 염려하여 전면적인 공사도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안주인이 기거하는 안채부터 외부인사와 교류하는 사랑채, 하인들의 공간인 행랑채, 부인과 자녀들의 서재와 공부방인 별당 등이 제 구실을 하게 된다,
아프리카 하이에나가 한국에 살고 있는 지금 독성녹조의 사진이 진실이냐 거짓이냐로 시간을 허비한 2022년 국감은 회색조류로 혼탁해지기만 한 오늘의 정치권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op.kr 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장,경영학박사,시인,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