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설화(光敎山雪花)
때는 2022년 12월 21일 오후 1시경 일기예보를 검색했다.
상광교동의 날씨가 영상 1~2도 사이면 산 정상은 분명 얼어있을게 뻔하고
더우기 눈과 비가 온단다.
그렇다면 눈꽃이나 상고대를 좋아하는 내게는 최적의 날씨 아니랴.
집에서 부터 20여분을 걸어 원호원 앞에서 버스를 타고 상광교버스종점에 내려
산행을 감행했다.
사방땜을 지나 우측으로 올라야 토끼재로 가게되고
그래야 제대로 광교산의 모습을 볼수있기도 하거니와 정상으로 갈수있기 때문이다.
토끼재에서 시작되는 등산로 풍경이 때마침 운무(雲霧)로 뒤덮인다.
자옥한 운무속에 펼쳐지는 풍경이 몽환적이다.
이걸 일컬어 신선의 세계라 하던가.
이 소나무는 내가 자주 담아오는 단골 피사체인데
오늘 이 산을 지키는 산신령인듯 하다.
광교산에서 눈꽃을 보고자 한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따른다.
우선 간밤에 날씨가 추워야 하고 눈비가 온다면 더욱좋고
뭐니뭐니해도 운무가 많이 끼어야 좋다.
광교산은 과히 높은 산이 아니라서 그렇고 그래야 나뭇가지에 잘 얼어붙기 때문이다.
이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오르면 정상이고 왼쪽으로 직진하면 억새밭 방면이다.
여기서 부터 눈꽃이 절정을 보인다.
지난 1월초 용문산에 올라 아름다운 설경을 마음껏 보게 되더니
오늘은 광교산 눈꽃이라니 즐겁다.
바로 이곳 정상부를 지나면 이런 풍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저 그런 산의 모습일뿐이다.
그러니 이 얼마나 이곳에 오른 나의 결단이 위대하단 말인가^^
광교산 582m 정상석 앞에서 인증샷도 찍고
이제는 수지쪽으로 하산을 한다.
수지 신봉동쪽으로 갈려면 철탑까지 가야 한다.
신봉동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이마트 근처에 내려
소박사에서 한잔하고 귀가했다.
詩經 邶風篇 시 한수를 올려본다.
北風其涼 (북풍기량) 북풍은 차갑게 불고
雨雪其雱 (우설기방) 눈은 펄펄 쏟아지네
惠而好我 (혜이호아)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攜手同行 (휴수동행) 손붙잡고 함께 떠나리
其虛其邪 (기허기사) 어찌 우물쭈물 망설이는가
旣亟只且 (기극지차) 이미 다급하고 다급하거늘
北風其喈 (북풍기개) 북풍은 차갑게 휘몰아치고
雨雪其霏 (우설기비) 눈은 훨훨 휘날리네
惠而好我 (혜이호아)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攜手同歸 (휴수동귀) 손붙잡고 함께 돌아가리
其虛其邪 (기허기사) 어찌 우물쭈물 망설이는가
旣亟只且 (기극지차) 이미 다급하고 다급하거늘
莫赤匪狐 (막적비호) 붉지 않다고 여우 아니고
莫黑匪烏 (막흑비오) 검지 않다고 까마귀 아니던가
惠而好我 (혜이호아) 사랑하여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攜手同車 (휴수동거) 손붙잡고 수레에 오르리
其虛其邪 (기허기사) 어찌 우물쭈물 망설이는가
旣亟只且 (기극지차) 이미 다급하고 다급하거늘
이 시는 일견 남녀간의 사랑을 노래한것 같은 내용이나 기실 나라가 위난을 당하여 황급히 떠나가야 함을 읊은 내용이다.
여우나 까마귀나 모두 상서롭지 못한 동물이니 ..... 자세한 것은 이만 줄인다 그냥 눈 이야기도 있어 눈밭이 좋아 썻을 뿐이다.
어떤가.
광교산 눈꽃 이만하면 대단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