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생각과 견해를 수정하네요..
예수님이 사마리아 여인을 만난 시간은
유대시간 6시(낮 12시)가 아닌 로마 시간 6시(저녁 6시)인 듯.
1. 지난 번 올린 글을 수많은 사람들이 읽었습니다. 바로 요한복음과 공관복음의 시간표를 다룬 글이었는데, 특히 "유월절과 보리 초실절, 밀의 초실절" 문제를 다룬 심층적인 글이었죠.
2. 시간의 흐름의 도표까지 정리해서 나름 깔끔히 정리해드렸습니다. 아래 글이 있으니 아직 안보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3. 그때 결론은 요한복음의 예수님의 마지막 1주일의 죽음과 부활의 시간표는 공관복음과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4. 그런데 제가 요한복음의 시간 체제와 고난, 죽음, 부활의 마지막 1주일에 대한 글을 하나 더 올려드린다고 말씀드렸지요.
5. 거듭 말씀드리지만, 요한복음이 대혼란을 주는 이유가 다름 아닌 "유월절 준비일, 때는 제6시라"(요 9:14)이라는 표현 때문입니다.
6. 예수님이 체포되어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게 된 "유월절 준비일, 제6시"는 분명 유월절 전날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만일 그렇다면, 예수님은 유월절 전날 최후의 유월절 만찬을 제자들과 미리 마친 셈이 됩니다.
7. 그리고 그날 밤 체포되어 다음날 새벽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는데, 유대 하루 개념으로는 여전히 "유월절 준비일"이죠.
8. 이 날은 목요일입니다. 그래서 바로 이것 때문에 어떤 사람들이 계속해서 예수님이 목요일에 최후 만찬 후 죽으셨다는 주장을 하는 겁니다.
8. 하지만 심각하게도, 이 경우 예수님이 유월절 당일에 만찬을 드시고 죽으셨다고 공통적으로 보고하는 공관복음과 완전히 어긋나버립니다.
9. 그러나 이것은 요한복음의 그 표현과 시간표를 잘못 이해한 탓입니다.
10. 무엇보다 요한복음에서도 분명히 밝히는 것은 예수님이 재판을 받고 죽으신 날은 명백하게 유월절 당일임을 증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요 19:31, 42).
11. 그러니 요한복음이 예수님의 죽음을 목요일로 말하고 있다는 주장 자체가 오류입니다.
12. 그렇다면, 예수님은 유월절 전날에 재판을 받고 하루를 더 옥중에서 보낸 뒤에 유월절 당일에 죽으셨다는 뜻일까요?
13. 그러나 요한복음 19장의 흐름은 전혀 그렇게 이해되지 않습니다. 재판받고 즉시 골고다로 끌려가 죽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14. 즉 요한복음의 흐름도 분명하게 공관복음과 일치하게 예수님은 유월절 당일에 재판을 받고 사망하신 것으로 이해된다는 것입니다.
15. 그렇다면, "유월절 준비일"이란 표현은 어떻게 된건가?
16. 우선 이 표현에 들어 있는 "준비일"이란 표현은 신약에서 언제나 "안식일 준비일"을 뜻합니다. 한번도 예외가 없습니다. 저는 아직 다 뒤져보진 않았지만, 당시 랍비들 문헌을 읽어보면, "준비일"의 이 어법이 마찬가지로 확인될 것으로 추정합니다.
17. 따라서 "유월절 준비일"은 "유월절의 안식일 준비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18. 요컨대, 정리하면, 요한복음에서도 두 가지 이유로 예수님은 유월절 당일에 만찬을 나누고 체포되어 다음날 여전히 유월절인 그날 오전에 재판받고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1) 요한복음의 문맥과 시간표의 자연스런 흐름은 예수님이 유월절 당일에 재판을 받고 즉시 처형을 당하셨다는 점.
2) "준비일"이라고만 표현된 사례들은 모두 "안식일 준비일"을 뜻하므로 유월절 준비일"은 "유월절의 안식일 준비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점. 이 경우 이 안식일 준비일은 유월절과 같은 날이라는 뜻입니다.
19. 예수님 죽으신 그 해에는 태양력을 따르는 정규 안식일이 음력을 따라 그 주기가 돌아오는 유월절의 다음날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해에 유월절은 곧 안식일 준비일(=안식일 전날)이었습니다. 복음서들도 공통적으로 그렇게 말합니다.
20. 결론적으로 요한복음은 공관복음과 상충되지 않습니다. 그 시간표는 다음과 같이 총정리 됩니다. 만찬부터 죽음-부활, 승천과 성령강림까지 시간표에요.
1. 14. 유월절 저녁 최후의 만찬
1. 14. 유월절 밤에 체포되심
1. 14. 유월절인 다음날 아침 6시(로마시, 요한복음)-재판, 사형선고
1. 14. 유월절 아침 9시(유대시 3시) - 십자가에 못박히심
1. 14. 유월절 오전 12시(유대시 6시) 낮이 어두워지기 시작
1. 14. 유월절 오후 3시(유대시 9시) 예수님 사망
1. 15. 유월절 다음날(안식일) - 무덤에 계심
1. 16. 안식일 다음날(보리 초실절) 새벽 - 부활하심
2. 28. 40일 후 41일째인 안식일에 승천
3. 06. 49일 후 오순절에 성령강림
21. 그런데 요한복음에 한 가지 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이 구절의 표현입니다.
(요 18:28) 그들이 예수를 가야바에게서 관정으로 끌고 가니 새벽이라 그들은 더럽힘을 받지 아니하고 유월절 잔치를 먹고자 하여 관정에 들어가지 아니하더라
22. 이 표현은 언뜻 예수님의 체포가 유월절 잔치를 먹기 전, 즉 유월절 전날에 발생한 것처럼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정결을 멀리했다는 뜻입니다.
23. 그렇다면, 예수님은 유월절 전날, 곧 목요일에 유월절 만찬을 미리 당겨서 드셨다는 추론을 가능케 합니다.
24. 하지만, 레위기 정결법에 비추어 볼 때 1월 13일에 몸이 부정한 것과 접촉해서 부정탔다 해도 그날 해 떨어질 때 목욕하고 옷을 빨면 1월 14일 유월절 참여에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25. 그것보다 저 표현은 유월절 주간(유월절 당일 1월 14일부터 다음날부터 무교절 기간인 1월 15-21일까지 전체 기간)의 몸의 정결성 유지를 말하는 표현일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26. 즉, 이미 그날은 이미 시작된 유월절인데(공관복음에서는 체포가 명백히 유월절임) 유대인들은 이미 유월절 식사를 마친 상태로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그들은 몸을 계속 정결케 유지하면서 유월절부터 무교절 끝날 때까지 식사를 총 8일간 지속해야 합니다.
27. 그래서 그들은 관정에 들어가길 꺼려했다고 결론을 내리며 해석해야 합니다.
28. 한 가지 부수적 결론은 요한복음의 시간체계는 분명 로마식이라는 점입니다. 즉 "유월절 준비일 6시"에서 시간은 유대 시간인 6시(낮 12시)가 아니라, 로마 시간인 새벽 6시라는 의미입니다.
29. 그렇다면, 요한복음 4장에서 수가성에사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님이 우물가에서 만났던 시간인 "6시"(요 4:6)도 저녁 6시로 간주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30. 저는 처음에는 이 시간을 오랜 전통적 해석대로 유대 시간 "6시," 즉 낮 12시로 이해했는데, 이 문제를 공부하면서 저 시각은 저녁 6시라는 결론과 더불어 제 생각을 수정했네요.
31. 제자들이 음식을 구하러 간 시간과 당시의 그날의 정황을 이 시간에 맞추어 충분히 재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 제자들은 늦은 오후에 저녁 거리를 사러 마을로 들어갔다.
2) 예수님은 우물가에서 기다리고 계셨다.
3) 그때 사마리아 여인이 물을 길으러 왔다.
4) 그럼 왜 그 시간에 우물이 한가하고 사람이 없었는가? 아마 당시 사람들은 해지기 전에 활동을 마치는 관행이 있었고 저녁 준비에 분주하기 때문에 그 저녁 무렵에는 더 이상 물 길으러 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