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소리길 2023/05/04
가야산 소리길은 2011년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인 초조대장경 간행 1000년을 맞아 홍류동 옛길을 복원한 길이다. 계곡을 따라 걸으며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뜻인 가야산 소리길에서 트레킹을 즐기며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대장경테마파크부터 해인사까지 약 7.3km 이어진 가야산 소리길은 가야산 19경 중 16경을 만날 수 있는 볼거리 가득한 길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와 5D 애니메이션 등으로 팔만대장경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알 수 있는 대장경테마파크에 들러도 좋고, 해인사 대장판전에서 천년의 신비를 품은 팔만대장경을 봐도 좋겠다.
가야산 소리길에는 두 개의 무료 주차장이 있는데 대장경테마파크와 황산 무료 주차장이다. 왕복으로 걷는다면 어디에 주차해도 괜찮지만, 만약 편도로 걷고 싶다면 대장경테마파크 주차장에 주차하는 편이 좋다. 해인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장경테마파크까지 버스를 타고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황산 무료 주차장을 지나면 주막들이 늘어서 있다. 고소한 파전의 향기와 시원한 동동주의 유혹을 뿌리치고 걸으면 ‘마지막 주막’이라는 간판이 보이고 이어서 ‘소리길 탐방지원센터’가 나온다.
이곳을 지나면 깊은 산속을 걷게 된다. 왼쪽으로는 우거진 숲, 오른쪽으로는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을 보며 걷는다. 소리길 초반의 데크길 보다는 난이도가 있어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소리길 곳곳에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가야산 19경에 대한 설명부터 가야산에 살고 있는 식물과 동물, 나무 구별법 등 흥미로운 소재가 많다.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를 몇 개 건너자 오른쪽에 부처님이 누워있는 조형물이 보인다. 박상희의 <바위에 갇힌 부처를 보다>라는 작품이다. 또 바닥에는 글씨가 새겨진 판석돌이 100개가 이어져 있는데 쉴파 굽타의 <100개의 계단>이라는 작품이다. 깊은 숲속에 작품들이 있는 이유는 ‘해인아트프로젝트’ 때문이다. 가야산 소리길에 작품들을 설치해 관람객이 느린 걸음으로 작품을 감상하면서 심신의 휴식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작품을 보면서 걸으면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모양이 조금씩 다른 다리들을 건너서 와이어가 길게 연결된 다리를 건너면 ‘무장애 탐방로 노선도’라고 적혀있는 안내판이 보인다. 이 지점부터 농산정까지 400m는 누구나 편하게 갈 수 있는 길이 이어진다.
여기서 계속 가야산 소리길을 걸으려면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해인사 홍류동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 후 해인사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여쭤보니 아직 한 시간 반은 더 가야 한다고 한다.
가을에 단풍이 들면 물까지 붉은색으로 보일 정도로 단풍이 많아 홍류동 계곡이라고 불리는 계곡을 따라 걸으면 농산정이 나온다. 이 정자는 통일신라시대의 학자이자 문장가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은둔하며 수도하던 곳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최치원 선생은 어지러운 세상을 떠나 가야산 깊은 곳에서 살다가 여생을 마쳤다고 전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가야산 곳곳에서는 농산정 뿐만아니라 해인사 길상탑, 해인사 학사대, 홍류동석벽제시 등 선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정자를 지나자 다시 숲이 이어진다. 커다란 나무에 ‘반달가슴곰 출현 주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어 덜컥 겁이 난다. 빠르게 속도를 내고 싶은데 돌길이 많아 쉽지 않고, 숲은 더욱 깊어지는 것 같아 반달가슴곰을 만날 것만 같다.
거대한 불상과 탑이 있는 해인사 길상암을 지나 한참을 쉬지 않고 걷다가 멀리서 갈색 물체가 움직이는 것이 보여 깜짝 놀랐는데 가까이 가보니 물레방아다. 나중에 해인사 상가 단지에 사는 주민에게 들어보니 십여 년 동안 살면서 반달가슴곰을 만났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무장애 데크길을 편안하게 걷다 보니 해인주유소가 나타난다. 숲길이 끝이 나고 포장된 도로가 이어져 가벼운 마음으로 사뿐사뿐 걸으니 가야산 소리길의 종점인 해인사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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