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특별한 우편물을 받았습니다ㅣ.
"병장특별진급결정서"
대한민국 육군참모총장(대리) 이름의 결정서입니다.
이것을 받고나니 갑자기 만단의 감회가 서립니다.
- 내 평생 육군참모총장의 편지를 받을 줄이야 ! -
(하긴 '대장' 위에 '병장'이라는 군대 농담이 있지만)
전역(제대)한 지가 언제인데. 50년도 더 전의 일이 이렇게 어렵게 <상등병>에서 <병장>으로 특별진급했다는 소식입니다.
작년(2024년) 10월 중순, 우연찮게 병장특별진급 제도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서 지방병무청을 찾아가 신청을 합니다.
잘 접수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11월에 진급심사를 거쳐 12월에 최종 결정이 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12월 3일에 있었던 난데없는 "비상계엄파동"에 육군참모총장이 연루되어서인지,
해를 넘겨 3월에서야 최종 진급결정이 된 것입니다.
진급 결정 이유를 보니,
1) 30개월 이상 복무한 상등병 만기전역자의 특별진급을 위한 특별법 제 8조 2항에 의거 병장 특별진급을 결정하였다는 것입니다. 2) 2항에는, 특별법 10조에는 특별진급에 따른 보수, 퇴직금 등 각종 급여는 지급되지 않는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어쨌든 상등병(상병)에서 병장으로 특별진급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가 입대했던 시기가 1968년 1.21 김신조 청와대습격사건 이후 급격히 바뀌어진 상황에, 월남 파병 등 국내외 정세가 매우 혼미한 시기와 겹쳐, 상병 만기 전역자가 속출하던 시절에 30개월이 아닌 35개월을 복무하고도 사람 대접을 못 받았던 시절 사연입니다.
병사진급 쿼터(소위 티오:T/O제)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 같은 경우도 복무기한 36개월을 다 채우고도 상병 만기 전역하게 되었답니다.
이렇듯 한 번 상병으로 제대하면 예비역에서뿐만 아니라 묘비까지에도 상등병 계급으로 영원히 기록되게 됩니다.
이에 정부는 특별법을 만들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랍니다.
군대 생활을 하면서 "조국과 부모 형제"를 지키기 위한 헌신이라는 명분과 현실간의 괴리는 너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성한 국방의무가 좀더 긍정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여지가 아직도 남아있음에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반면, 군 생활로 얻어진 유형 /무형의 면에 대해서 감사히 여기기도 한답니다.
생전에 특별진급 소식을 받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월남파병에 고엽제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친구들을 보면 더욱 미안하기도 하고요.
눈물겨운 군대시절이 이제는 내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되어 아른 거립니다.
조선시대 수자리 간 양민의 모습도 그려보고요, 이순신 장군의 녹둔도 시절과 1차 백의종군 이야기도 더 잘 이해가 됩니다.
삼베수건에 쌀 한줌으로 밥해먹으면서 싸웠던 독립지사들의 만주 간도 지방의 청산리/봉오동 전투 등,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못할 어려움을 그래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곳에서의 한겨울 철책선 근무는 지금도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릴 정도인데,
저 북쪽 함경도 변방은 오죽했으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름먹인 한지로 된 방한복을 임금이 하사했다는 대목과 그것을 돌려 가면서 입고 수자리를 섰다는 대목에서는 눈시울이 시큰해 집니다. (조선왕조실록)
-필자가 근무했던 연천군 일대 지도 ( DMZ내로 역곡천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백마고지와 철원군) -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하루 아침에 무너져 독일 통일이 이뤄졌듯이,
우리의 남북통일도 어느날 갑자기 올 것이라는 어느 선생님(작고)의 말이 믿고 싶어집니다.
(2025.03.25(화) 카페지기 올림)
(* 참고로 덧붙임 : 특별진급 대상자 약 38만 여명(추산)중 ,
지난 달 30일까지 병장 진급자 수는,
* 육군 1만 1192명(이하 특별진급 신청 대비 진급률 98.3%), *해병대 35명* 공군 9명. 해군은 없음)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육군의 진급자 수를 연도별로 보면,
*2021년 686명(90.3%) *2022년 1059명(95.8%) * 2023년5392명(99.0%) * 2024년 4055명(99.6%)
아직도 안내를 못받았거나 처리 대상 인원이 약 15만 명.
출처 : 뉴스 1 제공 2024.10. 18 )
( 2025년 03월 26일 카페지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