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사림 법회를 하는 시간 법회 교재에
지옥 중생과 극락 선인들의 비유가 나옵니다
지옥에 사는 중생들은 식사 시간만 되면
긴 수저를 가지고 스스로 먹으려 애를 쓰다가
결국은 한 입도 제대로 못먹고 배를 굶는데
극락에 사는 선인들도
역시 같은 길이의 수저지만
선인들은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긴 수저로 밥을 떠서
앞에 앉은 상대에게 먹여주니
상대도 또한 긴 수저를 이용해
나에게 밥을 먹여 줍니다
그러니 지옥의 풍경은
아귀 다툼과 같아 살벌하기 이를데 없지만
극락의 모습은 급할것도 없는
넉넉한 인심과 미소로 충만합니다
결국 극락이라고 하는 세상은
나보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들이 모인 세상이고
지옥이라는 세상은 상대는 알것이 없고
오직 나밖에는 모르는 세상인것이 드러납니다
크게 극락 지옥을 논하지 않아도
우리 가정의 구성원들간에
부모는 부모의 역할을 올바로 하고
자녀는 자녀의 길을 올바로 노력해 가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과 사랑으로
이끌어 주는 가정이 있다면 그 가정은
바로 극락 세계를 현실 속에 구현하고 사는
작은 극락국토라 할것입니다
가족간에 이해와 배려가 결여되고
오직 자신만 생각하는 독선과 아집이 모여
서로 볼때마다 큰소리로 욕설하고 다투며
고집을 피워서 상처를 주는 이들이 많으면
그것은 가정이라 하기보다
지옥의 또다른 모습일 것입니다
설령 아무리 지옥같은 가정이라도
나중에 후회하고 반성하며 참회하여
극락 세상을 이루어 갈수는 있지만
상채기 자욱은 오래 남아서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할것이 뻔합니다
어느 어머니가 탈선의 길로 빠진 아들에게
잘못을 했을 때마다 나무 판자에 못을 하나씩
박게 합니다
훗날 그 아들이 참회를 하고 착한 일을 하자
하루에 하나씩 못을 빼게 하는데
착한 일이 쌓여서 못이 다 빠진 자리에도
못의 자욱이 선명하게 남은 것을 가리키며
어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잘못을 할때마다
어미 마음에 대못이 박혔고
네가 잘못을 참회하고 선행을 할때마다
대못이 하나씩 빠져 나갔지만
이렇게 마음의 상처 자욱은
얼마나 지나야 없어질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그래도 어미는 너를 사랑한다 아들아
하였더랍니다
애초부터 잘못을 안하면 좋은 일이지만
잘못을 하였더라도 잘못을 시인하고
다시는 잘못을 안하겠다고 하는 마음도
참으로 훌륭한 마음이 될수 있습니다
요즘도 하마평에 오르는 사람들 면면이
뉴스라인에 오르내릴 때마다
개인으로 살때는 작은 허물도 덮어 넘어가지만
공인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애초부터 작은 허물도 큰것으로 생각하여
근신하고 조심해야 하는 것임을 온국민들이
명명백백하게 보고 있습니다
지혜있는 이라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참회를 통하여 진실되게 더욱 노력해 간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지도자가 될것이건만
그렇게 하려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
그점이 아쉽기만 합니다
우리 불자들은 역시 언제나
지혜라는 공부가 자비라는 실천을 통해
세상 속에서 구현되어야 비로소
새의 양날개 같은 역할로 비상하는 것임을
마음속에 새겨 두고 실천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저녁입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