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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불혈인(兵不血刃)
병사가 칼에 피를 묻히지 아니하였다는 뜻으로, 피를 흘릴 만한 싸움도 아니하고 쉽게 이김이라는 말이다.
兵 : 군사 병(八/5)
不 : 아닐 불(一/3)
血 : 피 혈(血/0)
刃 : 칼날 인(刀/1)
출전 : 순자(荀子) 의병편(議兵篇)
병사(兵士)가 칼에 피를 묻히지 아니하였다는 뜻으로, 피를 흘릴만한 싸움도 아니하고 쉽게 이김이라는 말의 이 성어는 순자(荀子) 의병(議兵)편에 나오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陳囂問孫卿子曰; 先生議兵, 常以仁義為本.
제자 진효(陳囂)가 스승 순자(荀子)에게 여쭈었다. “선생께서는 용병을 말씀하실 때에는 항상 인의를 근본으로 하셨습니다.
仁者愛人, 義者循理, 然則又何以兵為?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며, 의는 도리에 따르는 것인데, 어떻게 그것으로 전쟁을 할 수 있겠습니까?
凡所為有兵者, 為爭奪也?
전쟁이란 빼앗는 것이 아닙니까?”
孫卿子曰; 非汝所知也.
순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그대가 알지 못하는 것이 있다.
彼仁者愛人, 愛人故惡人之害之也.
인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데, 사람을 사랑하므로 곧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을 미워하는 것이다.
義者循理, 循理故惡人之亂之也.
의란 도리에 따르는 것인데, 도리에 따르므로 곧 다른 사람을 어지럽히는 것을 미워하는 것이다.
彼兵者所以禁暴除害也, 非爭奪也.
전쟁이란 포학함을 막고 해악을 제거하는 것이니, 싸우되 빼앗는 것은 아니다.
故仁者之兵, 所存者神, 所過者化, 若時雨之降, 莫不說喜.
그러므로 어진 사람의 군대가 머물면 신성하게 되고, 지나가면 교화가 되는 것이며, 마치 때에 맞게 내리는 비와 같아서 기뻐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是以堯伐驩兜, 舜伐有苗, 禹伐共工, 湯伐有夏, 文王伐崇, 武王伐紂, 此四帝兩王, 皆以仁義之兵, 行於天下也.
요임금(堯王)이 환두(驩兜)를 치고, 순임금(舜王)이 유묘(有苗)를 쳤으며, 우임금(虞王)은 공공(共工)을 토벌했고, 탕왕(湯王)은 하(夏)나라를, 문임금(文王)은 숭(崇)나라를 치고, 무왕(武王)은 주왕(紂王)을 쳤는데, 네 명의 황제와 두 명의 왕은 모두 인의(仁義)의 군사로서 천하를 누볐던 것이다.
故近者親其善, 遠方慕其德, 兵不血刃, 遠邇來服, 德盛於此, 施及四極.
그리하여 가까운 곳에 있는 자들은 그 선(善)을 따랐고, 멀리 있는 자들은 그 덕(德)을 사모하였으며, 군사들은 피를 묻히지 않았는데도, 멀고 가까운 데서 모두 복종하였던 것이니, 그 덕은 성대해 지고 온 천하에 미쳤던 것이다.
詩曰; 淑人君子, 其儀不忒, 其儀不忒, 正是四國. 此之謂也.
시경에 말하기를 ‘참된 군자는 그 행동이 그릇되지 않네, 그 행동이 그릇되지 않으니 천하를 바로 잡은 것일세.’는 이를 이르는 것이다.”
동진(東晋) 때, 둔기교위(屯騎校尉) 곽묵이 개인적 원한 때문에 평남장군(平南將軍) 유윤(劉胤)을 모함하여 살해하였다. 장령(將領) 도간(陶侃)이 이 소식을 듣자 분기탱천(憤氣撑天)하여 조정에 글을 올려 곽묵을 토벌할 것을 주장했다.
강주(江州)를 차지하고 있던 곽묵이 용맹하고 전략에 뛰어난 도간(陶侃)이 군대를 이끌고 온다는 말을 듣고 어찌할 바를 몰라 다른 곳으로 도망치려 하였다.
그러나 곽묵의 부하였던 송후(宋侯)가 대세가 이미 기울어졌음을 알고 곽묵을 잡아 성문을 열고 도간(陶侃)에게 투항했다. 결국 도간(陶侃)은 '칼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兵不血刃)' 전쟁을 마감할 수 있었다.
모순 대립이 더 이상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벌어진 모든 전쟁은 인성(人性) 말살(抹殺)의 첩경이었다.
역사 속에서 벌어졌던 전쟁의 피해는 결국 힘없는 약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었기에 전쟁은 누가 뭐래도 혐오스러운 일이다. 무력은 결국 약탈과 권력 창출의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전쟁으로 시작해서 전쟁으로 마감되었던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살았던 철학자 순자에게 어쩌면 전쟁은 피할 수 없었던 시대적 한계이기도 했을 것이다.하여 그는 대의명분이 옳다면 전쟁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전국시대에 전쟁을 통해 패권을 잡았던 모든 이는 결국 전쟁으로 사라졌다. 그 이유는 전쟁은 결코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전쟁은 모순을 더 해결할 수 없는 것으로 몰아가기 때문일 것이다.
병불혈인(兵不血刃)
군사가 칼날에 피를 묻히지 않았다는 뜻으로, 피를 흘리지 않고 전쟁에서 쉽게 승리를 거두었음을 말한다.
중국(中國)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末期)의 사상가(思想家)인 순자(荀子:荀況)의 사상(思想)을 모아 기록(記錄)한 순자(荀子) 의병편(議兵篇)에 나오는 성어(成語)이다.
의병편(議兵篇)에는 순자(荀子)가 자기의 제자(弟子)인 진효(陳囂)와 나눈 대화(對話)가 실려 있다. 진효(陳囂)가 순자(荀子)에게 병법(兵法)과 인의(仁義)와의 관계를 묻자, 순자(荀子)는 정의(正義)를 지키기 위한 전쟁(戰爭)의 필요성(必要性)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전쟁(戰爭)이란 포학(暴虐)함을 막고 해악(害惡)을 제거(除去)하는 것이니, 싸우되 빼앗는 것은 아니다. 중국(中國) 전설상(傳說像)의 성천자(聖天子)인 요(堯)임금이 환두(驩兜)를 공격(攻擊)하고, 순(舜)임금이 유묘(有苗)를 토벌(討伐)하였으며, 우(禹)임금은 공공(共工)을 치고, 탕(湯)임금은 하(夏)나라를 토벌(討伐)하였다. 또 주(周)나라의 기초(基礎)를 닦은 명군(名君)인 문왕(文王)은 숭(崇)나라를 공격(攻擊)하였으며, 문왕(文王)의 아들 무왕(武王:BC 1169?∼BC 1116)은 포악(暴惡)한 군주(君主)에게 시달리는 백성들을 구제(救濟)한 성전(聖戰)으로 은(殷)나라의 주왕(紂王:BC 1154∼BC 1111)을 토벌(討伐)한 것 등을 나열(羅列)하였다.
그리고 순자는“모두 어질고 의로운 병사로 천하를 다녔다(皆仁義之兵行于天下也). 그래서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 선에 친해지고,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은 그 덕을 사모하였다(故近者親其善遠方慕其德). 병사들은 칼날에 피를 묻히지도 않았지만, 멀리서도 가까운 곳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와서 따랐다(兵不血刃遠邇來服)”라고 하였다.
이 구절(句節)에서 유래한 병불혈인(兵不血刃)과 반대(反對)의 뜻을 지닌 말은 적(敵)에게 바싹 가까이 쳐들어가서 칼과 총검 등을 휘두르며 싸우는 백병전(白兵戰)이다.
▶️ 兵(병사 병)은 ❶회의문자로 斤(근; 무기)와 양손의 합자(合字)이다. 무기를 두 손으로 쥐고 있음의 뜻으로, 나중에 무기를 갖는 무사(武士)나 전쟁의 뜻에도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兵자는 ‘병사’나 ‘무기’, ‘싸움’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兵자는 斤(도끼 근)자와 廾(받들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갑골문에 나온 兵자를 보면 도끼나 창을 양손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兵자는 이렇게 양손에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무기’나 ‘병기’라는 뜻을 갖게 되었고 후에 ‘병사’나 ‘싸움’이라는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兵(병)은 ①병사(兵士), 병졸(兵卒), 군사(軍士), 군인(軍人) ②무기(武器), 병기(兵器) ③싸움, 전쟁(戰爭) ④재앙(災殃), 원수(怨讐), ⑤상하다, 다치다 ⑥치다, 무기로써 죽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칠 졸(卒), 병장기 융(戎), 군사 군(軍),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장수 장(將)이다. 용례로는 전쟁에 쓰는 제구를 병구(兵具), 전쟁으로 나라가 어지러워짐을 병란(兵亂), 군대의 힘이나 군대의 인원수를 병력(兵力), 전쟁에 쓰는 모든 기구를 병기(兵器), 병사에 관한 사무를 병무(兵務), 하사관 아래의 군인을 병졸(兵卒) 또는 병사(兵士), 병법에 관하여 쓴 책을 병서(兵書), 백성이 의무로 군적에 편입되어 군무에 종사하는 일을 병역(兵役), 전쟁을 하는 방법을 병법(兵法), 사병의 가장 높은 계급을 병장(兵長), 전쟁할 때 쓰는 수레를 병거(兵車), 군대를 파출하는 일을 파병(派兵), 장교와 사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을 장병(將兵), 지위가 낮은 병사를 졸병(卒兵), 장교가 아닌 모든 졸병을 사병(士兵), 갑작스레 적을 내리치려고 요긴한 목에 숨어 있는 군사를 복병(伏兵), 법에 의거하여 해당자를 군대에 복무시키기 위하여 모음을 징병(徵兵), 굳세고 강한 군사를 강병(剛兵), 초소를 지키는 병사를 초병(哨兵), 병가에는 항상 있는 일이라는 병가상사(兵家常事), 병거를 거느리고 무력(武力)으로 하는 회맹을 병거지회(兵車之會), 용병에 있어서는 적을 속이는 것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병불염사(兵不厭詐), 병사가 칼에 피를 묻히지 아니하였다는 병불혈인(兵不血刃)전쟁에서 사람은 죽는다는 병사지야(兵死地也)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血(피 혈)은 ❶상형문자로 제사에 희생의 짐승의 피를 그릇에 가득 담아 바친 모양으로, 옛날엔 약속을 할 때, 이 피를 서로 빨곤 하였다. 옛날엔 皿(명; 그릇)위에 一(일)획을 썼으나 지금은 삐침별(丿; 삐침)部를 쓴다. ❷상형문자로 血자는 ‘피’나 ‘물들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血자는 皿(그릇 명)자 위로 점이 하나 찍혀있는 모습이다. 여기서 점은 ‘핏방울’을 뜻한다. 그러니 血자는 그릇에 핏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그릇에 피를 받는 것일까? 고대에는 소나 양의 피를 그릇에 받아 신에게 바쳤다고 한다. 血자는 당시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방식을 이용해 ‘피’를 뜻하게 글자이다. 그래서 血(혈)은 ①피 ②근친(近親) ③슬픔의 눈물 ④빨간색 ⑤월경(月經) ⑥피를 칠하다 ⑦물들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람 또는 동물의 몸 안에 돌며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붉은빛의 액체를 혈액(血液), 동물의 몸에서 피가 도는 줄기를 혈맥(血脈), 혈액을 체내의 각부로 보내는 관을 혈관(血管), 사람의 살갗에 드러난 피의 빛깔을 혈색(血色), 혈통의 관계가 있는 겨레붙이를 혈족(血族), 친족 간의 서로 관계가 있는 피의 혈통을 혈통(血統), 한 조상의 피를 이어받아 겨레붙이가 되는 관계를 혈연(血緣), 목숨을 부지하여 가는 피와 기운을 혈기(血氣), 가혹한 조세를 혈세(血稅), 핏속에 섞이어 있는 당분을 혈당(血糖), 핏발이 선 눈으로 어떤 일을 이루려고 애가 달아 기를 쓰고 있는 상태를 혈안(血眼), 염통의 수축과 핏줄벽의 저항으로 생기는 핏줄 안에 있어서의 피의 누르는 힘을 혈압(血壓), 참된 마음의 정성을 혈심(血心), 죽음을 무릅쓰고 맹렬히 하는 전투를 혈전(血戰), 피가 혈관 밖으로 나옴을 출혈(出血), 자기의 피를 다른 사람에게 뽑아 주는 일을 헌혈(獻血), 폐병 따위로 폐나 기관지나 점막 등에서 피를 토함을 객혈(喀血), 폐나 기관지 점막 등에서 피를 토함 또는 그 피를 각혈(咯血), 피 속의 적혈구나 혈색소의 수가 적어지는 현상을 빈혈(貧血), 몸 안에 담긴 피를 강혈(腔血), 다른 인종 사이에서 생긴 혈통을 혼혈(混血), 몸에 피가 많음을 다혈(多血), 다쳐서 흘리는 피를 유혈(流血), 나오던 피가 그침 또는 그치게 함을 방혈(防血), 생생하고 새빨간 피를 선혈(鮮血), 어느 국부 조직의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의 양이 많아진 상태를 충혈(充血), 전쟁 같은 경우에 피흘려 다치거나 죽음이 없음을 무혈(無血), 피가 못 나오게 함 또는 피가 그침을 지혈(止血), 혈기에 찬 기운으로 불끈 뽐내는 한때의 용맹을 혈기지용(血氣之勇), 부모와 자식 형제와 자매 등의 가까운 혈족을 이르는 말을 혈육지친(血肉之親), 피가 강을 이루어 무거운 공이라도 띄울 수 있다는 뜻으로 싸움이 치열하여 전사자가 많음을 이르는 말을 혈류표저(血流漂杵), 혈맥이 서로 통한다는 뜻으로 골육 관계나 뜻이 맞는 친구 사이를 이르는 말을 혈맥상통(血脈相通), 혈기가 한창 씩씩함을 일컫는 말을 혈기방장(血氣方壯), 용감스럽고 의기가 있어서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나이를 일컫는 말을 혈성남자(血誠男子), 나라에서 지내는 제사가 오래도록 끊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혈식천추(血食千秋), 젊은 혈기로 일어나는 공연한 분을 일컫는 말을 혈기지분(血氣之憤), 핏줄이 서로 통함을 일컫는 말을 혈맥관통(血脈貫通), 서로 계승하여 법통을 전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혈맥상승(血脈上昇), 뼈에 사무치는 깊은 원수를 일컫는 말을 혈원골수(血怨骨髓), 근거없는 말을 하여 남을 함정에 빠뜨림을 일컫는 말을 함혈분인(含血噴人), 피바람과 비피라는 뜻으로 곧 격심한 혈전을 이르는 말을 혈풍혈우(血風血雨) 등에 쓰인다.
▶️ 刃(칼날 인)은 지사문자로 刄(인)의 본자(本字)이다. 칼에 점획을 찍어 날이 있는 곳을 가리킴으로, 칼날의 뜻한다. 그래서 刃(인)은 ①칼날 ②칼 ③병기(兵器)의 총칭(總稱) ④미늘(빠지지 않게 만든 작은 갈고리) ⑤칼질하다 ⑥베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칼날 봉(鋒)이다. 용례로는 칼로 사람을 상하게 함을 인상(刃傷), 칼날에 다친 흉터를 인창(刃創), 날이 있는 창이나 칼 따위로 사람을 죽임을 인살(刃殺), 칼로 사람을 죽임을 인인(刃人), 끝이 칼날처럼 납작한 못을 인정(刃釘), 칼로 찌름을 인척(刃刺), 도끼나 칼같이 날이 서 있는 기구 또는 그런 무기를 인기(刃器), 서슬이 번쩍이는 칼을 백인(白刃), 칼이나 창 따위처럼 날이 서 있는 병기를 병인(兵刃), 사람을 해치려는 칼날을 흉인(凶刃), 서슬이 시퍼렇게 선 칼날을 상인(霜刃), 양면을 갈아 조개의 다문 입 모양으로 세운 날을 양인(兩刃), 칼을 가지고 자기 생명을 끊음을 자인(自刃), 한쪽 면만 떼어 내거나 갈아서 만든 날을 단인(單刃), 군대가 서로 적대하여 싸움을 합인(合刃), 흉한의 악독한 칼을 독인(毒刃), 날카로운 칼날을 예인(銳刃), 칼이나 창 따위의 얇은 날을 박인(薄刃), 칼 또는 칼날이 있는 쇠붙이를 금인(金刃), 서슬이 날카로운 칼날을 망인(鋩刃), 세 치 되는 예리한 칼이라는 뜻으로 독하게 품은 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삼촌설인(三寸雪刃), 칼날에 맞아 실올처럼 잘게 해체된다는 뜻으로 하는 일이 막힘 없이 순조롭게 잘 되어 감을 이르는 말을 영인루해(迎刃縷解), 병사가 칼에 피를 묻히지 아니하였다는 뜻으로 피를 흘릴 만한 싸움도 아니하고 쉽게 이김이라는 말을 병불혈인(兵不血刃), 좌우 양쪽에 날이 있어 양쪽을 다 쓸 수 있는 칼이라는 뜻으로 쓰기에 따라 이롭게도 되고 해롭게도 되는 것을 이르는 말을 양인지검(兩刃之劍)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