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beataBull님께서 흥미로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당겨치는 선수가 부챗살 방향으로 타구를 날리는 선수-이하 밀어치기에 능한 선수-라 칭하겠습니다.-
보다 무조건 타율이 낮다는 건 그른 얘기가 아닐까요... 라는 식의 말씀이셨죠.^^
일단 본즈에 대해 한마디 하자먄...
본즈는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 적은 타수를 기록하고 있고 또한 고타율을
기록 중입니다만 그의 타수가 늘어난다 해서 그의 타율이 줄어들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현재 본즈의 능력치는 한창때의 NBA 라이브 조던의
레이팅과 비슷한 수치라고 할 수 있겠죠.ㅡㅡ;;
UnbeataBull님께서는 본즈와 지암비의 예를 들면서 무조건 적이지는 않다...라는
의견을 피력하셨는데 저는 본즈와 지암비의 케이스는 지극히 적은 경우다... 하고
답변을 했죠. 뭐 대답은 간단할 수도 있습니다. 이 두 선수처럼 당겨치지 않으면서
이 두 선수보다 커리어 통산 타율이 높은 선수, 혹은 몇 시즌 타율이 높은 선수는
아주 허다하니까요. 그러니까 그 선수들 이름만 대면 대답이 가능한 거겠죠.^^
하지만 그건 왠지 너무 이해타산적이고 너무 계산적이란 생각이 들어서 스윙 메카니즘이라던가
디테일한 면을 짚어 그 이유를 설명해 볼까 합니다.
이른 바 당겨치는 선수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보내는 선수들보다 타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이유 첫번째,
'투수들이 던지는 볼의 종속과 무브먼트, 그리고 변화구로 총칭되는 볼들' 때문입니다.
사실 능력치는 비슷한데 타율이 좋은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는 단 한가지 이유 때문에 차이가 납니다.
볼끝이 살아 들어오거나 휘어져 들어오는 볼을 제대로 맞힐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죠.
일단 무조건 당겨 치게 되면 볼의 변화를 굉장히 먼저 예측한 다음 뱃을 휘둘러야 합니다.
왜냐하면 히팅 포인트를 뒤에 둔 다음 칠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일단 어깨가 일찍 열릴 수 밖에 없고 공을 확인할 여유도 줄어듭니다.
공갈포...라고 총칭되는 선수들은 대부분 펀치력이 좋고 뱃 스피드도 괜찮지만
변화구에 두드러지게 약점을 보이거나 뱃 컨트롤이 좋지 못한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공통점이 한 코스로 홈런이 나오고 스윙이 투박하고 한정돼 있다는 거죠.^^
엄청나게 다양하고 스터프 막강의 메이저 투수들의 공을 공략하려면 빠르고 강한 스윙
이상으로 대처 능력이 필요합니다. 허나 한 코스로 공을 날려보내는 선수들의 대부분은
대단히 당겨치기만 합니다. 일정 능력 이상의 컨택팅이 갖춰지지 않은 선수가 당겨치기만 한다면
저타율을 기록할 수 밖에 없고 우리가 포텐셜은 있는데 성적이 좋지 않아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는 선수들이 이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당겨치지만 컨택팅이 좋은 선수는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 물으시겠죠.^^
당겨치는 선수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보내는 선수들보다 타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이유 두번째,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와 혹은 각각이 가지고 있는 재능의 한계' 때문입니다.
배리 본즈에 대한 해석은 이미 여러 군데서 들으셔서 알겠죠.
모 애널리스트의 말을 조금 인용하자면 배리 본즈는 역사상 어느 누구보다 짧고
간결한 테이크 백으로 타구을 멀리 보낼 수 있는 타자입니다.
배리 본즈의 스테로이드 복용 논란은 그의 펀치력이나 스윙 스피드, 혹은 그의
확실히 예전보다 크게 부풀어 오른 근육 때문이 아닙니다.
이치로나 토니 귄, 그러니까-혹은 리드오프들이나 할 법한-간결한 테이크 백으로
정확한 히팅을 하는 선수들처럼 배팅을 하지만 타구는 몇 배씩 멀리 나가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재능이 많은 에이로드나 푸홀스나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습니다. 절대로요...
짧은 테이크 백은 절대 홈런을 위한 자세가 아닙니다. 간결한 타격을 위한 것이지
절대 공을 멀리 혀 올리기 위한 포즈가 아니란 말입니다.
어느 누구도 배리 본즈처럼 저렇게 스윙할 수는 없습니다. 배리 본즈는 그야말로 가장 예외인
케이스이며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다른 당겨치는 선수들과 비교 자체를 할 수 없는 선수란 거죠.
그러니까 본즈는 지금 아이언을 치는 팔의 궤적+풀스윙으로 남들이 드라이버 풀스윙을
하는 만큼 타구를 날려보낸다는 겁니다.
그 어떤 선수도 배리 본즈같은 자세로 타격할 수는 없습니다.
혹 그것이 완성된다 하더라도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며 그 정도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메이저를 다 뒤져도 다섯 손가락에 꼽기 힘듭니다.
원래 고타율에 많은 홈런이 가능한 선수였는데 이런 무기까지 장착했으니 1할 4푼이라는
OPS를 기록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당겨치는 선수들의 케이스에
배리 본즈를 갖다 붙이는 자체가 우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지암비처럼 지극히 당겨치지만 고타율을 기록하는 선수들은 굉장히 많지는 않지만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굉장히 영리하고 수싸움도 강하며 원채 타격 센스가 좋은 선수들에 해당하죠.
이른 바 '예측 스윙'에 굉장히 능하다고나 할까요?
저는 경험해 보지 못해서 모르지만 농구에서 접촉 가운데 더블 클러치
바스켓 카운트를 성공시키는 경우의 대부분은 그 선수가 상대방과 부딪히고 나서
그때 그때 슛을 막 쏴서 나오는게 아니라 이 정도 접촉이면 이 정도 쯤 떨어지고 이 정도 쯤 저지당하겠다...
하는 생각과 그 실천, 그리고 농구 센스에서 비롯된다고 들었습니다.
이 경우와 마찬가지라고나 할까요?
지암비나 쉐필드는 그만큼 예측 스윙에 능하고 스윙 스피드도 빠르며 야구 센스,
특히 배팅에 관해 일가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암비나 쉐필드처럼 무조건 당겨치는 선수 중에 2할대에 머무르는 선수는
지암비와 쉐필드보다 200배, 아니 몇 백 배는 많습니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스윙법을 고치지 않는 한 평생 그 모양일 거란 사실은 변함 없습니다.
개인 차이라고 하더군요. 미국은 특히 어렸을 때부터 한가지 스윙만을 끊임없이
연습하는 교육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것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너무 깊숙히 몸에 박혀 있어서
웬만한 센스가 있지 않고서는 그 스윙만으로 고타율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재능도 차이나는데 소수에 그치고 있는 스타일의 선수를 따라 한다...라?
결과는 절대적으로 안 좋을 겁니다.^^
당겨치는 선수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보내는 선수들보다 타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마지막 이유,
'타자들의 스윙 메카니즘과 과학적이고 다이내믹한 수비 포메이션' 때문입니다.
좋은 타자가 되기 위한 스윙 메커니즘이야 여러분들도 많이 알고 계시죠.
헤드업이 되면 안되고 공을 끝까지 볼 줄 알아야 하고 어깨가 빨리 열리면 안되고
스킵 동작이 좋아야 하고 리듬을 탈 줄 알아야 하고 수싸움에 능해야 하고
컨택팅이 좋아야 하고 팔로 스로우도 좋아야 하고 허리도 리드미컬하게 돌아야 하고 등등..
뭐 굉장히 많은 좋은 배팅의 요소들이 있습니다.
일단 좋은 배팅의 디테일한 요소 중에서는 '상황에 맞는 컨택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볼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로 들어오는 줄 알고 풀스윙 동작에 들어갔는데
뚝 떨어진다면 커트를 하거나 손목을 이용해서 적절하게 컨택을 해야 합니다.
이때 그냥 풀스윙을 해버리면 헛스윙이 되거나 내야 땅볼이 되겠죠.
하지만 어떤 선수들은 배트 컨트롤을 하며 다른 타격 자세로 공을 뱃 중심부에 맞힐 줄 압니다.
일단 맹목적으로 당겨치는 타자라면 첫번째 스윙이 나갔을때 속아버리면 그냥 뱃만 돕니다.
그러나 밀어칠 줄 아는 타자라면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볼을 선상에 붙이거나 내야
깊숙한 쪽으로 맞춰보내거나 몸쪽 볼도 좋은 코스로 날려보낼 수 있겠죠.
그리고 맘먹고 돌린 첫번째 스윙에서 속았다 하더라도 컨트롤이 가능합니다.
그건 배트 컨트롤 차이 아니냐고 묻겠지만 스윙 메카니즘 적으로 히팅 포인트를
좋게 둘 수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맹목적으로 당겨치는 선수들보다 확실히 뒤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좋은 배팅은 공을 가운데를 중심으로 우중간, 좌중간으로 날리는 것인데
맹목적으로 당겨치는 선수들같은 경우는 적절치 않은 히팅 포인트 때문에
파울 홈런이나 선상을 벗어나는 날카로운 볼들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히팅 포인트를 적절치 못하게 앞에 두느니 차라리 장타 포기하고 아예 뒤로 두라고
야구 코치들은 끊임없이 말합니다.
고로 맹목적으로 당겨치는 타격은 야구 이론으로 봤을때 권장치 않는 타격법일 뿐만 아니라
특출난 선수-당겨치기만 해도 많은 홈런, 고타율냄-가 아닌 이상 대부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당겨치기만 해도 좋은 기록이 나는 선수들은 자신이 고타율이나 정확도보다 많은 장타로
더 좋은 선수가, 혹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고차원적인 사고 하에
판단이 된 것이라고나 할까요? 혹은 아예 자기 몸에 당겨치는게 맞는 것일 수도요.
그들은 남보다 훨씬 빠른 뱃 스피드에 정확도를 갖췄고 어느 정도 정교한 타격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선택을 한 거지 절대 첨부터 '난 당겨치기만 해야지..'
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뭐든 이론에 부합되고 교과서적인 것이 좋은 결과를 냅니다.
워낙 다양하고 많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예외가 나기 마련이지만,
이론대로 하는 선수들이 그렇지 않은 선수들보다 훨씬 많은 케이스로 잘 된다는 얘기죠.
배리 본즈나 그리피, 짐 토미를 생각할 게 아니라 메이저조차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저 당겨치기만 하는 부족한 선수들을 생각해 보자는 거죠.
그리고 수비 포메이션이란 거, 단지 위치를 정하고 이 선수가 장타자냐 아니냐..로 갈리는 게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어느 코스로 안타가 많이 나느냐, 타자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갈리죠.
라이너성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많이 날아가는건 단순히 운이 없어서가 아니란 거죠.
그건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시뮬레이션으로 항상 야수들이 연습하는 겁니다.
그냥 단순히 생각해 봐도 한 코스로 타구가 집중돼 있는 선수가 안타 확률이 높을까요,
아님 예상치 못하게 이리 저리 여러 코스로 타구가 많이 나가는 선수가 안타 확률이 높을까요?
맥과이어가 예전에 우스갯 소리로 나느 이치로처럼 야수없는 코스로 안타날리는
기술이 없으니까 아예 야수가 없는 펜스 너머로 공을 보내야 겠다.. 고 했었죠.
코스가 집중돼 있는 선수들은 확실히 고타율을 기록하기 힘듭니다.
쉬프트라는 거, 굉장히 효과적이죠. 당겨치는 타자들 타율은 그걸로 잘 까먹지만
0.
이치로 쉬프트란 거, 초기 이후에는 생각보다 효과 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가만~~히 생각해 봐도 무조건 적으로 당겨치는 타자 수가 적은 걸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교육받고 훈련하는지 알 수 있죠.
결론은 당겨치는 타격으로만 성공할 수 있는 선수는 절대적으로 적을 뿐더러
그것조차 수많은 노력과 재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란 거죠.
지암비가 3할 3~4푼 때린 적이 두 해 되지만 조금만 슬럼프에 빠져도 예전엔
생각도 못했던 2할대에 타율이 머무릅니다. 하지만 장타력이 있으면서도 타구
코스와 타격법이 좋은 헬튼은 3할은 그냥 단순 옵션일 뿐입니다.
결국 제게 제시했던 문제는 님께서 당겨치기만 하지만 정말 그 중에서 극소수인
잘 때리고 있는 선수들만 말씀하셨다는 거죠.
그렇게 따지면 본즈 타율은 분명 작년 푸홀스에 머무르지 못했습니다.
푸홀스는 분명 더 많은 타수를 겪으면서도 더 좋은 타율을 기록했죠.
암튼 간만에 장문을 쓰니 힘이 드는 군요.ㅡㅡ;;
이제 그만 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부디 이해되셨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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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무조건 당겨치는 선수가 부챗살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보내는 선수보다 타율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이유.
대니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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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6.1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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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휴~ 저땜시 이런 장문을... 우선 감사합니다. 이해는 합니다. 무슨말씀을 하시는지.. 물론 당겨치는 타자보다 부챗살타격을 하는 선수가 300이상을 기록하는 경우가 엄청 많겠죠. 하지만 경우의 수를 생각해 봤을때 과연 그럴까요? 극단적인 당겨치기는 특A급 선수가 아니면 불가능한 타법입니다.
그렇다면 제가 밀어칠 줄 모르는 타자들 중에서 2할 5푼을 밑도는 커리어의 선수들 100을 대보겠습니다.ㅡㅡ; 극단적인 당겨치기의 특 A급 선수들이 밀어친다고 생각을 해봤을때 정말 정말 안타깝다는 얘기입니다.^^
제가 하고자하는 말은 당겨치는 선수자체가 MLB에서 극소수입니다. 그 극소수의 사례를 대다수의 사례에 비교하면 3할 이상의 수가 현저히 낮다는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잘 알아들었습니다. 허나 왜 극소수 밖에 없느냐, 무엇이 이론적으로 더 옳고 좋은 결과가 나는 것이냐...를 말하고 싶은 거죠. 우선적으로 성립하는 명제는 '무조건 당겨치기만 하는 타격은 결과가 어떻든 분명 옳지 않은 것이고 좋은 결과도 드물다...'란 거 말입니다.
결국 제가 윗 글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푸홀스나 다른 여러 선수처럼 좋은 타격법을 유지하면서 좋은 결과를 내는 선수도 많지만 이러한 타격법은 옳지도 않을 뿐더러 하다가 실패하는 케이스들이 엄청 많기 때문에 밀어칠 줄 알아야 한다...는 요지인 것입니다.
그리고 극소수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아는 당겨치는 타법으로 소포모어 징크스라던가 슬럼프에 빠지거나 한 선수들, 혹은 꽃 피우지 못하고 져버린 선수들은 꽤나 많습니다. 그 선수들이 많은 기대에도 특 A급으로 성장하지 못한 이유도 바로 당겨치기에만 매진했기 때문입니다.ㅡㅡ;
극소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니얼님의 말씀에 동감합니다. 하지만 그 중 살아남은 극소수 중 엄청난 선수들이 많이 때문에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무조건 당겨치는 선수는 싫어요...
옙.^^ 잘 알아들었습니다.^^
하여튼 대니얼님은 야구에 해박한 지식이 있으신듯.. 종종 야구얘기 좀 했으면 합니다. ^^ 그리고 전 폴열텐과 저녁약속이 있어서... 폴 삐지면 무서워요.. ㅋㅋㅋ ^^ 담에 또 시간이 되면 좋은 정보들 부탁드립니다.
하윗! 대니얼님! 뽀혀기 형 내가 뭐가 무서워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