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 소식이
있어서.. 눈을 뜨고 창 밖을 보니..
밤새 비가 내린 듯 땅과 나무가 젖어있는데.. 구름은 잔뜩
끼어 있지만.. 비는 아니 보인다. 오늘 일정은 날씨에 따라 조정하기로 했듯이
지금은 비가 없으니 예정대로 움직이지요^^ 라고.. 말할 수 있는 건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날씨인가!.^^.
원래 오늘 아침은
간단히 외식하기로 정했지만..
어제 저녁에 한 밥은 고기에 밀려 거의 먹지도 않았기에..
오늘 아침으로
반은 누룽지 물밥으로 만들고, 반은 송현숙님이 가져온
열무김치를 넣은 열무김치볶음밥을 만들었는데.. 아직 어제 먹은
음식이 다 소화되지 못해 배가 더부룩이지만.. 누룽지 맛 때문에 숫가락이 취한 듯
누룽지 담은 냄비를 떠나지 못한다.
누군가.. "이거 다 살로 가는 건데!. 어쩌면 좋아^^.." 그러자
"먹는 게 남는 겁니다. ㅎㅎㅎ"
9시 반이조금 지나 숙박집을 나섰다.
11시에 출발하는 리하이 관광열차를 타려고..
짐 ㅇ쏘르프 Jim Thorpe..
이 동네가 관광지인 까닭은
작은 도시이면서 19세기 초 부터 만든
유럽식 건축물로 가득 차 있기에.. 걸어 다니며 구경할 수 있다.
한인 여행객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데 그 이유를 굳이 생각해 본다면..
한인으로 유럽식 건물을 보려 한다면 유럽에 가지.. 뭐하러 여기로 오냐가 이유 아닐까?^^..
그런 짐 쏘르프는 단풍 가을 관광이 절정을 이루지만..
여름 방학 시즌에도 꽤 많은 관광객이 줄을 이어 찾아온다.
우리 역시 단풍을 생각했지만 일정을 일,이주 빨리 잡아 아직 단풍이 들지 않은 건..
당근으로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 것이지만..
여기서 말할 필요는 없겠지.^^.
그러니 단풍 안든 열차이니 약간은 재미가 없으련만..
싱글벙글 아주 재밌어 하는 표정들이다.
뭐 땜이지?.
재미는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안에 있다.
어떤 사람들과 동행하느냐에 따라 재미가 커지거나 작아진다.
그래서 여행은 뜻이 통하는 좋은 사람과 떠나야 한다고 선배님들이 강조하지 않더냐 말이다.
그게 참이라면 우리 여행은 가기 전부터 재밀 수밖에 없는 게 된다. ㅎㅎㅎ^^
리하이 기차를 타기 전 시간에 여유가 있어.. 시내 나들이에 나섰다.
이번 주말 어떤 공연이 있는지.. 아침부터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이미 라이브 뮤직도 시작했다.
아침에 마시지 못한 커피를 마시려 이곳에 있는 다방을 찾아 안에 들어섰는데..
뉴욕 시내 별다방.. 스타벅스.. 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유와 한적함이 룸 전체를 감싸고 있다.
사람들이 시간이 나면 시내를 벗어나 조그만 도시나 시골로 여행을 떠나는 건..
바로 이 맛을 즐기려는 것이겠지..
커피 값도 얼마나 착한지^^..
오늘 첨 이 모임에 동참한 김경희님이 페이를 하는 데도..
고마움만 있을 뿐 부담이 없었다. ㅎㅎㅎ
생큐닙다. ^^()..
기차에 오르니
오픈 윈도 칸을 예약해..
기차가 달리는 동안 안은 찬바람이
멋대로 들락날락하니 춥다고 느낄 만큼이었다.
사진 담는 거야 윈도가 닫혀 있는 곳 보다 훨씬 낫지만^^.
50분 라운드 트립 기차를 타고..
밖으로 나와 기찻길 주변을 걸었는데..
너무 멋있다고 아우성.. 멋있긴!.. 마음이 흐뭇하니까 뭐든지 멋있게
보이는 거지요. ㅋㅋㅋ^^
다음 목적지는 산 정상이듯..
산으로 오르는 데 차 하나 달릴 수 있는 좁은 길이 나오고.. 비포장도로까지 나온다.
도착한 곳은 100 마일 평원을 볼 수 있다는 곳.
저어 머얼리.. 야트마한 등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주욱 이어져 있어 정말 눈 끝은 100 마일 너머 있는 필드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과거 만일 근처에서 전쟁이 있었더라면 적이 어디서 나타나는 지.. 여기서 다 볼 수 있었으리라..
처음 100 Mile View 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을 때는..
팬실베니아 평원이 상상이 되어 차를 달리며 끝없는 듯한 평야를 구경하는 줄 알았다.^^
그건 아니고
낮으마한 산 정상에 오르니 끝없이 펼쳐진 등선을 볼 수 있는 곳.. ㅎㅎㅎ^^
그리고 여기서 "100 Mile View" 라는 브랜드 와인을 팔고 있었다.
와인 병에 프린트된 나무가 아래 사진에 나오는 나무라고 한다.
이번엔 차 안에 앉아
오늘 아침 만들어 온 치즈 베글을 점심 겸으로 먹고..
오늘 마지막 스쳐 지나갈 벨츠빌 주 공원 Beltzville State Park을 찾았다.
이번 여행 처음 간 곳에 커다란 호수 Jean이 있었듯이.. 오늘 여행 마무리 역시 제법 큰 호수에서 하고 싶었다.
내가 펜 주의 벨츠빌 공원을 좋아하는 건..
한쪽에 잔잔한 호수가 있고.. 숲 사이 소나무 사이로 난 길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이곳을 걸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벤치에 앉아 가만히 물을 바라보면..
나와 호수와 나무가 하나가 된다. 이 좋은 사람들과 이곳에 오다니..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며
온 얼굴엔 평화로운 미소가 번진다.^^
시간은 흘러 이제 우리가 사는 도시로 돌아갈 시간..
다시 기사는 장제호님이 하고..
우리는 차 안에서 노랠.. 하는 건 아니고.. 요새 유행하는 노랠 찾아 들으며 흥얼거린다.
이승윤.. 그리고 김소연..
이승윤의 노래는 들어 보았지만..
김소연?.. 노래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는데요..
어머나~~ 김소연이 얼마나 노랠 특색 있게 잘하는 데.. 아직도 모르고 있었어요!
이건 세대 차이도 아니고.. 무슨 차이지?..
그리고 김필 노래가 feel이 있잖아요?.. 청춘..
총 맞은 것처럼.. 너무 가슴을 적시지요.
그렇죠.. 목소리 속에 감정이 그렇게 깊게 배어있는 가수는 드문 것 같아요.
옆에서 난 BTS팬인데..
난 BTS 노랜 하나도 모르는데..
노래 하나만 보다라도.. 각각의 칼라가 있어 차이가 나는 데..
어쩌다 같은 칼라가 되면 차 안이 덜컹할 만큼 공명이 일어난다.
그러면 오늘 디제이는 그 노랠 찾아 틀어주고 함께 듣고 즐기며.. ㅎㅎㅎ^^
오늘 기사인 장재호님 왈.. 홍님은 저렇게 중간에 앉아 디제이를 해야 하는 데..
어제 여행 떠날 때는 그걸 모르고 우리가 차 뒤 구석에 홀로 꼬부려 앉혀 놓았었으니.. 라고 말을 하니
모두 ㅇㅎㅎㅎ^^..
시내로 들어올수록 빗발이 커지고.. 약간 차가 막혔지만 문제 없이 시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오늘 저녁은 뉴저지에서 먹을 건데.. 어디가 좋을까요? 하고 물으니..
뉴저지의 김경희님이 옛O을 추천하니..
뉴욕 촌사람들은 렛츠 고우..
진짜.. 맛은 끝내주고 양은 일 인분이 이 인분이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살찌는 소리가 뉴저지와 뉴욕 하늘에 천둥이 되어 우뢰소릴 내는구나!
어제 떠날 때는 한 사람 한 사람 타는 게 그리 즐거웠건만..
오늘 밤 한 사람, 한 사람이 차에서 내릴 때마다 내린 만큼 공간이 생겨 텅 비어간다.
우리도 차에서 내리며 조심히 가세요!^^ 하고
집 안에 들어서니 적당한 피로감이 밀물 되어 밀려온다.
침대에 누우니 한 사람 사람 얼굴이
별처럼 떠오르고..
바다 일기
이해인
1
늘 푸르게 살라 한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내 굽은 마음을 곧게
흰 모래를 밟으며 내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바위를 바라보며 내 약한 마음을 든든하게
그리고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 갈매기처럼 춤추는 마음
늘 기쁘게 살라 한다
2
바람 많이 부는 날 나는 바다에 나가
마음에 가득 찼던 미움과 욕심의 찌꺼기들을
모조리 쏟아 버리고
거센 파도 밀리면
깊이 숨겨 두었던 비밀 이야기들을
바다는 소라 껍질에 담아
모조리 쏟아 버리네
3
집에 돌아와서도
자꾸만 바다를 생각하다가 꿈에도 바다에 가네
아이들과 함께 조가비를 줍다가
금방 하루가 저물어 안타까운 바다빛 꿈을 꾸네
함께 돌아 다닐 때 그랬다..
소화가 되면 아까 먹은 것은 잊어버리자 라고.^^.
그런데 사람은 기억을 추억으로 바꾸어 그 향기를 맡으며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가..
잘사는 사람이란..
작든 크든 자기와 남이 함께 한 그 자리에서
즐거움을 찾아 흐뭇해하며 웃고.. 따뜻하게 그것을 이야기 하는 이가 아닌지..
김송송성장홍..
세상이 이만큼이나마 따뜻한 것은..
정말 쉽지않은 하루하루이지만..
자기 자리에서 따스함을 잃지 않는 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이번 일박이일 여행은
그리움으로
남을만한 여행이었음에 모두에게 새삼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