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포크 뮤지션이자 사진작가이기도 했던 그레이엄 내시는 다이앤 아버스의 사진 한 장에 충격을 받는다. 뉴욕 센트럴파크의 깡마른 백인 소년이 장난감 수류탄을 들고(진짜 수류탄과 거의 흡사하게 생겼다) 물끄러미 카메라 앵글을 응시하고 있는 사진. 베트남전쟁의 뉴스가 매일 신문과 방송을 도배하던 시절 아이들은 전쟁을 그저 놀이처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인 데이비드 크로즈비와 스티븐 스틸스, 영국인 그레이엄 내시, 그리고 캐나다인 닐 영이라는 전설적인 포크 뮤지션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4인조 그룹의 데뷔 앨범 ‘Deja Vu(데자뷔)’에 수록된 이 노래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당신의 자녀들을 잘 가르치세요/ 부모들이 겪은 지옥을/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마세요/ 그 대신 아이들에게 당신들의 꿈을 주세요/ 아이들 스스로 선택한 꿈이 그 아이의 진정한 모습입니다/ 아이들의 꿈에 왜냐고 반문하지 마세요(Teach your children well/ Their father’s hell/ Did slowly go by/ And feed them on your dreams/ The one pick’s the one you’ll know by/ Don’t you ever ask them, ‘why?’).”
격동으로 얼룩졌던 서구의 1960년대는 빈부와 인종과 젠더 간의 갈등을 넘어 신·구세대 간의 갈등이 최고조로 달할 때였다. 자신의 삶과 아무 관련도 없는 태평양 너머의 정글에서 젊은이들이 의미도 모른 채 죽어가야 했던 베트남전쟁은 이 세대 투쟁을 더욱 강력하게 격발시켰다. 영국의 록밴드 더 후(The Who)는 ‘서른 살 넘은 자들을 믿지 말라’는 과격한 메시지를 노래로 던졌다.
하지만 지성적으로 잘 정돈된 아름다운 이 노래는 기성세대에 대한 훈계에 머무르지 않는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어른들에게도 진실과 꿈은 필요한 법이므로 당신들의 젊음으로 어른들을 도와주라고 진지하게 권고한다. 교육이 일방향으로 흐른다면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주입이며 세뇌에 불과하다.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소통이야말로 최고의 교육이라는 이 노래를 음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