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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가려움증이 단순 피부 건조 탓이 아니라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샤워는 1주에 세번만 하고 중성·약산성 물비누 사용을
상처난 피부에 연고 바를땐
씻지말고 곧바로 발라야
김모(82·성남시 분당)씨는 몇 년째 겨울만 되면
팔·다리·등이 심하게 가려워 잠을 자지 못할
지경이 된다.
가려움증을 참지 못하고 피부를 계속 긁다 보니
살갗이 갈라지고 딱지까지 생겨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긁은 부위에 세균이 감염돼 건성 습진이
생겼다"고 말했다.
피부 가려움증으로 고생하는 노년층이 많다.
김범준 중앙대용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70세 이상 노년층의 절반 이상은 노인성
가려움증을 겪는다"며
"노인성 가려움증은 실내 온도가 높고 습도가
낮아 건조한 아파트에 살거나 목욕을
매일 하는 경우 더
흔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 아파트 살거나 매일 목욕하면
가려움증 더 흔해
노인성 가려움증의 70~80%는
피부건조증이 원인이다.
젊을
때는 피부의 30% 이상을
수분이 차지하지만 나이가 들면
수분이 20%까지 떨어진다.
또 공기 중의 수분을 피부 속으로 끌어들이는
세라마이드 성분도 급격히 감소하고,
피부의 혈관 기능도 떨어져
수분과 영양분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한다.
여기에 피부 노화로
피지선이 위축되면서
피지 분비까지 줄어들면서 피부의 수분 증발이
가속화해 피부건조증이 심해진다.
이밖에 당뇨병이나 만성신부전증이 있는
노년층도
피부 가려움증을 겪을 수 있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신경 손상이 생기면 피부가
작은 자극만 받아도 가려움을 느끼게 되고,
만성신부전증 환자는 체내 노폐물 배설이
제대로 안 되고 온몸을 돌다가
피부 조직에 쌓이면서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 샤워할 때
물비누나 클렌징폼 사용
다른 원인 질환 없이 피부건조증 때문에 피부가
가려우면 샤워 횟수를 줄이는 등 스스로 관리만
잘해도 증상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샤워는 1주일에 세 번만 하고, 사우나 등 본격적인
목욕은 1~2주에 한 번만 해서 피지가 씻겨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지영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특히 팔과
종아리는 원래 피지 분비가 적어서 가려움증이
심하게 나타난다"며 "이런 부위는 샤워할 때
타월이나 비누를 쓰지 말고 맨손으로
물만 끼얹어서 씻으면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비누를 써야
하면 일반적인 고체 비누보다 중성이나
약산성인 물비누나 폼클렌징을 쓰는 게 좋다.
김범준 교수는 "고체 비누는 알칼리성이 많은데,
알칼리는 피부 장벽을 정상화하는 효소의 기능을
억제해 가려움증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시판 중인 다양한 형태의 비누 중 중성이나
약산성 제품은 대개 포장에 표시가 돼 있다.
알칼리성 비누는 성분을 표시하지 않은 제품이 많다.
◆ 연고는 씻지 말고 바로
발라야
가려운 곳을 긁다가 상처가 생겼거나 딱지가
앉았다면 병원에서 항히스타민 연고나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처방받아 발라야
한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더 가려운 데다 노인은 상처가
잘 아물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단,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1~2주일 이내만 사용해야 한다.
임이석 신사테마피부과 원장은 "보통 연고를
바르기 전에 피부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피부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이
있을 때 피부를 자주 닦으면 가려움증이
심해지므로 씻지 말고 바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 헬스조선 편집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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