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미시 USA”
임춘훈
sbs 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지난 주 종영됐습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한국에서 ‘악녀 신드롬’을 일으킨 장보리는 미주한인사회에서도 드라마 시청률 1위의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극 중 악녀 연민정으로 나오는 탤런트 이유리는 ‘국민 악녀’로 떴습니다.
mbc 아침드라마 <모두 다 김치>의 차현정은 악녀의 ‘끝판왕’쯤 되는 캐릭터입니다.
재벌회사를 상속받기 위해 형제들을 죽이려 하는가 하면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한 회장 아버지에게
“제발 이대로 죽어 달라”고 포악을 떱니다. 특유의 쇳소리로 어찌나 악을 써대는지,
2층에서 놀던 손녀딸들이 놀라 “할아버지 what happened?” 하며 토끼눈을 하고 달려온 게 여러 번입니다.
삼성 스마트폰을 쓰는 열 살짜리 내 외손녀는
“코리아의 여자들은 왜 저렇게 스마트하지 못하고 스캐어리(scary)하죠?”라고 도리질을 합니다.
tvN의 <천국의 눈물>에서는 팜므 파탈 형의 '모녀 악녀'가 서로를 향해 ‘잔인하고 애끓는’ 복수극을 벌이고,
<청담동 스캔들>에선 뺑덕어멈 급의 못된 시어머니가 온갖 패륜적 악행으로 시청자들을 기함시킵니다.
막장드라마의 ‘지존’이라는 임성한이 쓴 <압구정 백야>에 나오는 여자들은 거의가
“악녀, 혹은 초기 정신분열증 수준”의 이상성격자들입니다.
사람들이 쌍욕을 하면서도 본다는 임성한의 작품답게, 이 드라마도 온갖 구설과 혹평 속에,
‘악녀들의 막장놀음’으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악녀들이 막춤 추는 세상
세상이 온통 ‘악녀들의 윤무(輪舞)’로 돌아가는 형국입니다.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100가지 이유>라는 ‘인소’를 읽었는지요.
요 몇 년 사이 한국의 네티즌들이 가장 많이 읽었다는 인터넷 소설입니다. 드라마나 소설이나 현실 속에서,
요즘 여자들은 100가지 쯤 되는 저마다의 이유에서 ‘악녀 커밍아웃’을 하고 있는 걸까요?.
“악녀가 주목받는 것은 그들이 매우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착한 주인공이 본능을 억제하고 이상적인 모습만 보여줘 밋밋하다면,
악녀는 인간이 지닌 원초적인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의 ‘악녀론’입니다.
요즘 시청자들은 악한 사람한테 당하는 착한 주인공 보다, 그를 괴롭히는 악역에 더 주목하며 공감합니다.
착하게 살고는 싶지만 착함 때문에 얻는 불이익과 고통에서는 스스로 멀어지고 싶어 하지요.
장보리의 이유리나 김치의 차현정 한테 “악역연기 잘한다. 좀 더 화끈하게 나빠져라”며 엄지손가락 치켜세우는 팬이 많습니다.
착하지만 맹맹하고 재미없는 사람 보다,
못되지만 원초적 욕망에 이글대는 사람한테 더 끌리는 세태가 악녀 신드롬을 낳는 걸까요?
미주 교포사회는 ‘미시앓이’中
200만 재미교포사회는 요 몇 달 ‘미시앓이’라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미시(missy)라는 ‘상큼 발랄한’ 영어단어가 이렇게 고약하게 쓰일 수도 있구나 싶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젊은 재미교포 여성들이 많이 들어가 본다는 인터넷 포털 겸 쇼핑몰 사이트인 미시 유에스에이(missy usa) 얘기입니다.
지난달 박근혜대통령의 뉴욕 방문 때 이들은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 십수만 달러짜리 광고를 내
한국정부와 대통령을 헐뜯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유엔본부를 방문한 날에는 총영사관과 유엔본부 앞에서
대통령 퇴진촉구 시위를 벌였습니다. 피켓과 구호내용은 이랬습니다.
“경축, 비행기 추락. 바뀐애(박근혜) 즉사. 누가 세월호를 침몰시켰는가.
청와대가 지시하고 국정원이 각본 짠 걸 발끈해만 모른다고?”
전용기가 추락해 대통령이 즉사하게 해 달라고 미시usa의 ‘애 엄마’들은 장보리의 연민정처럼,
청담동의 시어머니처럼 부르짖었습니다.
missy usa가 아니라 ‘witch(마녀)usa’라고 이들에게 극단적 분노와 거부감을 드러낸 교포들이 많았습니다.
미 전국에서 수많은 교포단체들이 들고 일어나 이 사이트의 핵심 관계자들을 미국과 한국 검찰에 고발하고,
광고 중단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등 다수의 업체들이 광고를 중단하자 missy 측도 맞불 소송에 나서는 등
시대착오적인 한국식 이념갈등이 미주교포사회를 찢어놓고 있습니다.
육아 사이트가 정치 사이트로
미시는 지난 99년 인터넷 웹진으로 출발, 2005년 미시usa 현지법인 설립을 계기로 교포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여성과 주부들이 육아 교육 건강 이민생활 등의 정보를 나누고,
유아와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고품질의 한국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찾는 사이버 공간이 미시usa입니다.
출발은 그랬습니다. 헌데 일단의 ‘아줌마 좌파’들이 야금야금 사이트에 침투해 들어오면서 기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박근혜 당선무효 및 퇴진, 이명박 구속, 세월호 국정원 책임설, 천안함 자작 침몰설 등을 쏟아내며
북한 선전 사이트처럼 변모해 갔습니다. 미시usa의 핵심인물은 린다 리(이인숙)과 문선영 등입니다.
종북성향인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미주희망연대’ 소속으로,
이 단체는 작년 5월 워싱턴에서 전 민주당 고문 문성근이 미주 12개지역 좌파단체를 결집해 출범시켰습니다.
미시들은 말끝마다 자기네가 평범한 아이엄마임을 내세웁니다.
좌익이나 종북이라는 비판엔 특히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자기현시욕이 강한 듯 한 린다 리는 자기집 파이어 플레이스(벽난로) 앞에서 커다란 팻말을 들고 인증샷 찍기를 즐깁니다.
자신이 처녀이고 전라도 아닌 경상도 출신임을 강조하며, 어느 날 다음과 같은 인증샷을 sns에 올렸습니다.
“저는 경상도 처녀입니다. 폭도도 아니고 빨갱이도 아닙니다. 그냥 평범한 미국시민입니다. 절 찾지 말아 주이소.”
막강 모금력 미시usa, 친북의 핵심으로
해외 종북 단체는 현재 200여개에 이르고 이 중 30여개는 북한 해외공작 담당부서의 직접조종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주지역엔 재미교포전국연합, 범민련미주본부,
민족통신, 6.15선언 미주위원회 등 20여개의 좌파단체가 거의 드러내고 친북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이들보다 미시usa의 활동이 단연 돋보입니다. 이들은 모금력에서 간단치 않은 ‘미시 파워’를 과시합니다.
세월호사건과 박 대통령 미국방문을 계기로 광고 등의 목적으로 모금운동을 펼친 결과
10만여 달러의 광고료 외에도 6~7만여 달러가 더 걷혔습니다.
미시 측은 천안함이 좌초돼 침몰했다고 주장해 해군으로부터 고소당한 인터넷매체 ‘진실의 길’ 대표 신상철과,
양심언론으로 자기들이 선별한 ‘오마이뉴스’ ‘고발뉴스’ ‘뉴스타파’ ‘팩트TV’ '신문고‘ ’국민TV'등 진보좌파 언론에
모금잔여액 6~7만여 달러를 분산 송금했습니다.
요즘 한국에선 북한을 안방 드나들 듯 다녀오는 ‘약간 늙은’ 재미교포 미시 신은미가
‘토크문화콘서트’라는 것을 열고 있습니다.
유엔이 북한의 인권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기로 결의한 지난 19일, 신은미는 서울 조계사에서
임수경 황선 등 국내 토종(?) 미시좌파들과 북한체제와 김정은 일가의 수령통치를 찬양하는 첫 번째 토크콘서트를 가졌습니다.
젊은 엄마 손에 이끌려 만5천원이나 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유치원생 초등학생들도
적잖이 눈에 띄었었습니다.
‘왔다! 장보리’ 다음은 ‘왔다! 미시usa’가 되는 걸까요? "지적 수준은 높지만
미국 주류에서 소외된 한국여자들이 그들 나름대로 정치적 욕구를 해소하는 곳이 바로 거기 미시usa“라고,
현재 미국연수 중인 조선일보 박은주 선임기자는 한 교포의 말을 인용해 최근 칼럼에 썼습니다.
폭도도 아니고 빨갱이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아이엄마일 뿐이라는 이들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정치놀음이
결코 예사로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2014년 11월 24일>
<임춘훈/在美언론인/전 KBS 미주 지사장, ‘주간한국’기자 역임>
첫댓글 ㅅㅍㄴ~ㄴ들..........
김천말로 배지가 불렀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