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그 여자의 사정. “윤주야. 이제 어떡하지? 나 대학이나 제대로 갈수있을런지 모르겠어.” “우리 어차피 대학 포기한거 아니었어?” “무슨 소리야!” “그렇잖아. 대학가서 뭐할건데. 내가 하고싶은일도 없는데 가서 뭐하는데.” “하긴. 정말. 우린 뭣 때문에 이렇게 죽기살기로 공부하고 친구도 버리고 눈물 흘려야만하고 정말. 우린 왜 이런거야. 진짜. 기분나쁘게. 우린 왜 원하는 게 없어?“ “울지마. 뭐 그러거가지고 울어” “비참하니까” 2. 그 남자의 사정. “너. 이걸 성적표라고 들고오는거야?” “..” “어떻게 시험을 이따위로 볼수가있어? 이게 말이되는거야?” “..” “너 공부한거야 안한거야? 이래가지고 무슨 대학이야!! 인생 망칠려고 작정했어?” “아빤!! 한번이라도 내 입장에서 생각해본적있어?” “뭐?” “그래본적있냐구! 없잖아! 안그래도 미치겠는데!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생각이나해봤냐구!” “너! 어디가!! 이리 오지못해?” -쾅!!! 3. 그 여자의 사정. “하늘 맑다. 하늘은 우리처럼 슬프지는 않겠지?” “뭐야. 하늘도 얼마나 고민이 많은데. 우리처럼 공부 때문에 머리 아프지는 않지만 나름대로는 괴로울지도 모르잖아.“ “승혜야. 그래도 나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하늘로 가고 싶다? 이렇게 구름 많은 하늘보니까 더 그래.” “또 왜. 무슨일인데” “아빠랑. 한바탕했지 뭐. 나 진짜 왜 이러냐. 나도 아빠 앞에서 웃고싶다고 다른 애들처럼 아빠랑 같이 놀러도가고 싶고 쇼핑도하고 싶고 그런데 우리 아빤 무조건 언제나 공부뿐이야“ “야~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고보니까 너랑 나랑 왜 이렇게 불쌍하냐? 황금같은 10대를. 인생에 한번뿐인 10대를.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야되나.“ “그러게. 우리 정말 불쌀하다..” 4. 그 남자의 사정. “네 딸은 요즘 어때?” “어떠긴.. 공부도 하나 않하고 맨날 노는것만 좋아해요. 그래도 지 잘못한건 모르고 나한테 얼마나 대들어대는데.“ “네 딸. 대견하네” “뭐가 대견해. 난 속터져 죽을맛이구만” “그래도. 한창 예민할 사춘기에 너희 부부 때문에 상처 많이 받은 애 아니야. 난 그래서 딱 네 딸 같은 자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대견해~ 엄마없어도. 힘들어도. 꾹참고 잘 견디고있잖아.“ “..” “오늘 들어가서 잘했다고 미안하다고 한마디해줘. 너 그러고보면 참 나쁜 아빠야. 그건 알지?” “하하.. 그래. 그렇지. 내가 나쁜 애비지. 나도 어릴 때 남몰래 얼마나 울어댔는데 시간이 지나버렸다고 이렇게 깜촉같이 잊고있었네. 하하.. 하.. 나도 참. 못난 아빠지.“ “자책해도 이미 늦었어. 자. 이거 한잔만 마시고 일찍 집에 들어가봐.” 5. 그 여자의 사정. ‘고등학교 2학년 학생.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결국 숨져.’ “봤어? 오늘 아침 신문?” “응. 고등학생 자살사건. 2학년이래. 우리도 내년이면 2학년인데.” “그 자살한 사람. 그 사람도 우리같은 기분이었을까. 도대체 어떤 맘으로 자살한거지.” “그 사람도 우리같았을걸. 난 지금 우리가 하고있는 이거. 어른들은 다 우리를 위해서라지만 이게 진정 우리를 위한걸까 하는 생각이들어. 우리가 이렇게 힘들고 어렵고 원하지않는걸 하고있는데도 이게 정말 우리를 위한걸까. 이렇게 억압받고있는데 말이야“ “.어른들이라는게 다 그런거 아니겠어? 우리는 인간 이하잖아. 어른들 상식에서. 판별력없고 자제력도 없는. 꼭 한두살짜리 애라도된 듯. 어른들은 우리를 그렇게만 보고있으니까.“ 6. 그 남자의 사정. “뭐야” “윤주야.” “왜” “아빠가 미안하다” “뭐가 또 왜” “그냥 아빠가 우리 윤주한테 너무 미안한게 많아서” “왜그래. 아빠답지않게. 왜 하기싫은 말 억지로해? 아빤 나 혼내고싶잖아. 또 술먹었어?” “그래. 아빠가 속이 너무 상해서 술 한잔 했어. 근데 윤주야. 아빠는 윤주 혼내고 싶지 않아.” “웃겨” “우리 윤주가 얼마나 착하고 이쁘고 사랑스러운 딸인데” “가식적인 말 하지마” “윤주야. 고맙다. 엄마랑 같이 안살아도. 같이 살기싫은 아빠랑 살아도. 그런 티 하나 안내고 원래의 윤주로 돌아와준거 너무 고맙다.“ “안하던짓하지마 적응안돼.” 7. 그 여자의 사정. “승혜야. 잠깐 만날 수 있어?” “왜. 어? 너 울어? 왜 울어? 야. 대답해. 왜 우는데? 야! 박윤주!” #학교 앞. “너 울었지?” “아니.” “뭐가 아니야. 말해봐. 내가 다 들어줄게. 왜 그렇게 안좋은 목소리로 전화했어?” “아니야. 아무것도. 그냥 네가 보고싶어서” “그냥은 무슨.. 왜. 말해. 혼자 울지말고 같이 울어. 우리 친구잖아.” “승혜야아~..” “맘껏울어. 실컷울어. 그만 울고싶을때까지 울어. 그리고 평생 흘릴 눈물 오늘 다 뽑아버려.” .. .. 8. 그 남자의 사정. “술 한잔 할래?” “그래. 그럼 어제 만났던 거기로 와.” #포장마차 “무슨 일이야. 네가 먼저 술먹자고 전화도하고” “아니야. 무슨 일은.” “네 얼굴보니까 아닌데. 왜. 무슨일이야” “후. 참 힘들다.” “어?” “자식 하나 키우기 정말 힘들다. 처음에 윤주 낳고 정말 기뻤는데 그런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이젠 나한테 반항도 곧 잘해.“ “싸웠어?” “어떻게생각해보면 얘가 나한테 반항할 만큼 컷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속이 쓰려. 우리 이쁜 딸이. 윤주가. 아빠를 싫어하는거 같아서 말이야“ “자식 키우는게 다 그런거 아니야. 그러다 철 들고. 그런 애들이 나중에 더 효도한다~ 너” “그것보다도. 난 내가 우리 윤주한테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더라고. 어제 네말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우리 윤주같이 불쌍한 애가 없더라고. 어느새 훌쩍 커버린 윤주.. 우리 윤주. 꼭 껴안아주고싶은데 이제는 너무 늦었나보드라.“ .. .. 9. 그 여자의 사정. ‘승혜와 윤주’ 우리는 전교생이 다 알만한 정말 절친한 친구. 초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시작된 우리의 우정은 지금 고1까지 쭉 이어지고 있다. 윤주는 활달하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 항상 이기는 걸 좋아하고 노래부르는걸 좋아하고. 내 눈에 윤주는 언제나 밝은 아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말 수가 적어지고. 우울해하고. 윤주의 눈물을 자주보게되었다. 그게 중학교3학년 끝나갈 무렵. 윤주의 엄마 아빠의 이혼. 그 후로 차츰 윤주는 예전과 점점 달라지고 있었다. 고등학교도 같은 학교로 지망하여서 같은 반이 된 후론 윤주의 변화를 뼈져리게 실감할수있었다. 게다가 공부에대한 압박감에 윤주는 말할 수 없을 만큼의 스트레스를 가지게되었다. 하지만 윤주는 눈물흘리는걸 무지 싫어하고 또한 그것을 보이는 것을 창피하게여겼다. 눈물만 흘리는 윤주의 모습은 자주보았다. 그야말로 또르르 눈물 한방울만 허락하는 윤주는 내가 아는 윤주였다. 하지만 오늘의 윤주는 다르다. 일부러 전화를 걸어 나를 만났다. 그리곤 깜깜한 학교 앞에서 말로표현하기어려울정도로 울었다. 아니 울었다기보다는 오열했다. 윤주가. 자존심강하고. 누구앞에서 울음을 터뜨린다는 것에대해 매우 수치스럽게 여겼던 윤주가. 그렇게 울었다. 윤주가 오늘처럼 안돼보일때까 아마 윤주 부모님의 이혼 소식을 듣고난 이후로 처음이 아닐까 싶다... 오늘 윤주는 너무 힘들어보였다. 10. 그 남자의 사정. 그 친구와는 고등학교때 만나 친구가 되었다. 난생처음 나와 말이 그렇게 잘 통하는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친구는 요즘 슬퍼보인다. 친구에게는 딸이 하나 있다. 윤주라는 아주 예쁜 고등학생이다. 친구는 요즘 딸 때문에 고민이 많아보다. 친구와 친구의 부인과의 이혼 이후로 두 부녀의 단란했던 추억은 깨졌었던 것 같다. 그 어렵고 힘든 시기를 잘 넘어와준 딸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보이려는데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매일 술을 달고살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오늘 만난 친구의 어깨는 축 쳐져있었고 친구의 뒷모습또한 너무나 외로워보였다. 술에 취할대로 취한 친구가 내뱉은 말 ‘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이 세마디의 말이 내 가슴에 사무치도록 박혀있다. 11. 그 남자. 그 여자 남자는 자기 부부의 이혼 때문이라고 여자는 공부에대한 압박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둘다 아니다. 애정결핍. 사랑이 부족해 사랑을 주지못해 사랑을 받지못해 사랑을 얻고싶어하는 두 부녀의 이야기. 울고. 술 마시고. 끝내 외면해버리는게 그들만의 생존 방법. 그 남자 그 여자 -THE END 하늘에별을담기 아웅. 원래 원하던 결말이 이게 아니었는데 말이죠ㅜ 이 소설을 쓴 목적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인데요 초반에는 잘가다가 애정결핍으로 빠리게 될줄은. 처음에 나왔던 윤주와 승혜의 대화 딱 제 심정입니다. 요즘 너무너무 스트레스를 받고있거든요. 특히 시험이 끝나고나서. 흠. 만족하지는 않지만(딴길로 새버려서) 감상메일&리플 모두모두 환영^^입니다! |
첫댓글 흠 =_=...정말 시험때문에 열받죠.
네. 저 미치겠더군요^^ 일거주셔서 감사해요
시험은 싫어요 시험 안티....=_= 재밌어용...
네. 저도요~ 재밌으시다니.감사합니다^^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스크랩해가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