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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브라질, 콜롬비아 등에 다시 확산된 ‘핑크 타이드(좌파 연쇄 집권)’ 물결은 중남미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 재정을 털어 선심 인기 정책을 펴는 좌파 정권의 특성상 예견된 일이다. 2007년부터 좌파 정권이 장기 집권해온 니카라과에선 최근 3년 새 전 국민의 17%가 나라를 떠났다. 물가가 3000% 폭등한 베네수엘라는 5년간 인구가 20% 이상 감소했고 다른 나라를 떠도는 난민이 720여 만명에 달한다. 볼리비아는 중앙은행의 달러가 바닥나 사실상 부도 상태다. 중남미 국가의 경제 파탄은 브레이크 없는 무상 복지와 포퓰리즘이 국가 경제를 어떻게 몰락으로 이끄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다.
마구 빚을 내서 돈을 펑펑 뿌린 전 정부의 포퓰리즘 탓에 우리도 나랏빚이 1000조원을 돌파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지난해 재정 적자는 GDP의 5.4%인 117조원에 달했다. 한번 궤도를 탄 포퓰리즘은 되돌리기도 어렵다. 올해도 1분기에만 54조원 적자를 냈다. 65세 이상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2025년부터는 가만히 있어도 복지 의무 지출이 눈사태처럼 불어난다.
나랏빚에 브레이크를 거는 장치가 시급한 상황에서 거대 야당은 최소한의 법적 제동 장치마저 못 하게 막고 있다. 연간 재정 적자 폭을 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재정준칙’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민주당의 사실상 반대로 2년째 묶여 있다. ‘부채 브레이크’로 불리는 재정준칙은 전 세계 105국이 도입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재정준칙을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과 튀르키예뿐이다. 이 제도의 효과는 선진국들이 입증하고 있다.
한국 국회는 국고를 낭비할 제도를 통과시킨 직후 선진국 재정준칙 사례를 보고 오겠다며 유럽 외유를 다녀왔다. 이들이 어제부터 재정준칙 논의를 시작했지만, 민주당은 연간 7조원을 운동권 등에 퍼주는 ‘사회적 경제 기본법’ 등과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남미 경제를 거덜 낸 좌파 포퓰리즘이 한국에서도 일시적 현상을 넘어서 아예 둥지를 틀려고 하고 있다.